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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루 clou Mar 24. 2021

클루알바 1회차.

첫끗발이 개끗발이 아니기를.

지금부터 이어질 클루알바 소식은 비속어도 마다하지 않겠다.

굳이 욕은 하지 않겠지만, 왠지 거칠게 써야 글맛이 살 것 같다.   


2021년 최저시급 8,720원.

2020년 대비 1.5% 인상한거란다. 

8,590원에서 101.5%를 곱하면 8,718.85원이 나온다. 

대략 1시간당 130원 올랐다는 얘기다. 에라이. 

시간으로 따지면 애들 장난하는것처럼 보이지만, 

하루 8시간으로 계산하면 1,040원 오른셈이고,  

그렇게 한달 25일 계산하면 작년보다 26,000원 더 받는거다. 

그 간극은 고용인과 고용주가 각자 느끼는 바. 

 

최저시급이 여전히 9천원이 안된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정확한 금액은 이제야 알았다. 

뭐 사람 팍팍하게 보이겠지만, 우리가 원래 내 생활과 크게 상관없는 부분은 신경 끄고 살지 않나.

결국 나도 알바를 하게 되니, 이렇게 스스로 찾아보게 되지 않는가.

물론 나는 그 시급을 적용받지 아니한다. 

그렇다고 최저시급에 맞춰 받는 알바생이 또 얼마나 많겠냐마는, 

어쨌든 그 최저시급이란게 하나의 기준점은 될텐데 내가 하는 알바가 과연 가성비(?) 좋은 알바인지 아닌지

판단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주저리주저리 써보았다.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날씨 구림, 개구림.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소풍 설레임도 아닌데 뒤척이다니. 여행이나 가면 억울하지나 않지. 망할.

알람을 5시 59분에 맞췄는데, 새벽 2시, 4시에 깨더니 쉽사리 잠들지 못했다. 

6시 20분에 정확히 탁송 예약 성공을 하고, 대충 모자 쓰고 츄리닝 입고 나왔다. 

6시 31분에 방배동 가는 버스를 탔는데 오호! 조조할인이 된다. 

분명 6시 30분까지 적용되는걸로 아는데, 한참을 달려온 첫차라 그런건가.

동작대교를 달리는데 슬프다. 날씨도 슬프고, 버스에 나밖에 없어서 더욱 그렇다. 착잡한 기분도 든다.

20여분을 달려 허허벌판(?) 정류장에 내렸다. 픽업지까지는 약 500미터. 

을씨년스러운 날씨, 인적없는 거리.

거기서 반전이 일어난다.

기분이 좋아진다. 아침공기가 상쾌해서인가. 

조깅하는 사람을 보니, 나 역시 아침 운동을 나온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 까짓것.. 

마침 복장도 츄리닝이지 않은가. 

재밌는 착각속에 빠른 걸음으로 걷다보니, 저 멀리 티볼리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차량 외부 인증샷은 필수. 시동을 걸자, 라디오로 상큼한 노래가 흘러나온다. 

비도 슬쩍슬쩍 내리지만, 방해가 되진 않는다. 

운행시간 10분. 목적지는 운좋게도 나의 거주지였다!  

지하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미션을 끝내면 9천원의 리워드가 들어올것이다. 

탁송 예약을 한지 대략 1시간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픽업장소까지의 교통비와 소득세 공제를 하고 나면 7,500원 남짓한 수익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다. 최저시급에 미치지 못한다.

그럼 나쁜 알바일까. 가성비가 안좋은걸까. 

지나간 1시간을 복기해본다. 기분은 비록 업다운 했었지만, 몸이 고된 느낌은 아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운동한 기분이다. 

그래서 만족한다. 이 정도면 준수하다. 시작이 좋다. 

첫끗발이 개끗발이 아니기를..


2회차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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