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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루 clou Apr 13. 2021

2화. 합리적 의심.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일단 '고등학생의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로 내 재미는 충족이 됐다. 

그런데 이후로도 인턴 의혹, 봉사활동 의혹, 표창장 의혹 등등 새로운 호기심들이 무차별적으로 무조건적으로 터져나왔다. 그렇게 나누어 보면 여러 갈래이긴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이 '입시 비리'라는 주제를 관통한다. 

얼핏 들으면 교육부장관 인사검증에 어울릴 법도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법무부장관 인사검증이었다. 

한쪽은 "장차 법무부장관이 될 사람이 불법을 저질러?", 다른 한쪽은 "그게 입시비리면 명문대 학생들 부모 대부분은 다 범죄자게?" 서로의 의견들이 팽팽히 맞섰다. 


'이남자'. (20대 남자)

단연 2021년 4.7 재보궐선거 결과의 화두. 그들이 승패를 갈랐다고도 했다. 

젠더 역차별, 구호뿐인 공정, 고용불안 등 수많은 원인들이 또 쏟아져나왔다. 

20대 중후반들이야 고용불안, 부동산 문제 등이 불만이겠지만, 갓 투표권을 갖게된 만19세에서 처음 투표를 해보는 스물 한두살, 소위 20대 초반 청년들은 어땠을까. 페미니즘에 민감했을까. 그 시작은 어디였을까. 


다시 2019년으로 돌아가보면 그들은 고2, 고3, 재수생까지 모두 수험생들이었으며, 조 후보 자녀 논란을 여과없이 그대로 지켜봤을 것이다. 일부는 자신의 처지에 오버랩해보지 않았을까. 그래서 과연 몸이 두개라도 부족할 지경의 누구도 넘보지 못할 그러한 '펜트하우스급 스펙쌓기'를 수긍했을까. 

차라리 라떼였다면, '뭐 그래 뭐 걔네들(?) 세상은 그런가부지' 했을 수도 있다.

지금은 어떤 세상인가. 각종 매체의 발달로 이 세상에 비밀이란게 있던가. 더구나 엄마아빠와 함께 자신이 높게 들어올린 촛불로 나라가 바뀌는 천지개벽 수준의 경험을 한 청년들은 원래도 진취적이었지만 더 자주적인 사고방식을 함양했을 것이다.      


영화 두 편의 포스터 카피가 문득 떠오른다.

"(이남자), 그를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영화 <아저씨>

"(이남자), 그의 분노가 폭발한다."  영화<존윅>

  

영화 <존윅> 포스터

억울하겠지.

설마 이 타이밍에 재보궐선거를 치룰줄 누가 알았겠나.

생태탕과 페라가모 두 무기로만 공격할 것이 아니었다. 

공감했어야 했고, 보듬었어야 한다.


단순하게 입시비리 논란으로 이것저것 검증하다 어떤 결론으로든 끝날줄 알았는데, 다시 판이 커진다.

그놈의 말없이 죽어있는 표창장이 말을 안듣는다. 공방이 오간다.

총장 자격 미달이라는 최총장이 먼저 예리하게 공격한다. 조 전 장관 측은 2021년 현재까지 방어중이다.

당시 최총장이 누군가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작가 겸 유튜버 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하 '유 작가'로 줄임, 건방진 호칭 아님. 본인이 작가라는 직함이 제일 좋고 그렇게 불리기를 원한다고 함.) 그래, 지금 "신념 자체 달라질 수 있다."는 말로 뭇 사람들을 설레이게 만드는 바로 그 사람! 한때 TV프로 <썰전>과 <알쓸신잡>에서의 현학적인 모습이 전혀 거북스럽지 않았던, 시대의 스승으로 칭송받던, 나조차도 그렇게 믿었었던 유 작가였다. 

그때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나. '이런 분이 차기 대통령을 해야하는데..' '제발 정치해주세요.'

현실 정치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 달관한듯 세상을 균형있게 어루만지던 분. 

그런 그가 실제로 현실 세계에 관여를 했다. 최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를 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무슨 통화였을까. 단순 걱정 안부전화였을까.

최총장은 다른 여권 인사에게도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설 추석도 아닌데 동시에 안부 전화라.. 

최총장이 표창장의 날카로운 모서리로 일단 첨예하게 조 후보 측을 찔렀고, 조 후보 측은 해명과 방어를 동시에 해야만 했다. 우리는 여기서 여권이 초강력 추천한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또한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이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 유무와 상관없이 조 후보를 끝내 장관 임명하였다는 사실까지도. 

돌아가보자. 조 후보 측이 치명적인 공격을 받아 코너에 몰렸다. 그런데 뜬금없이 코치가 피흘리고 있는 우리 선수 말고 상대방에게 안부를 묻는다. "거기 잘 지내요?", "별일 없어요?".풉.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 상식적인 얘기를 하자. 

그것보다는 "아픈데 좀 살살해줘요.", "그만하면 많이 묵었잖아요."가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근데 그 고딩 표창장 하나가 뭐라고. 대체 뭐라고. 한따까리 좀 한다는 어른들이.. 에휴..


문득 노래도 떠오르네.

'아이콘(iKON)'의 명곡, <사랑을 했다>


전화를 했다 안부가 맞나

지우지 못할 기록이 됐다

오 오 오 SCENARIO~

  

팩트는 유작가가 최총장에게 전화를 걸었고, 통화를 했다. 

괜찮은 결말? 

그거면 됐다. 다 알 것 같다. 

그대가 만든 오 오 오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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