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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oudie May 06. 2019

누구나 가슴에 사직서 한 장쯤은 품고 다니잖아요

직장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데 살아가면서 받게 되는 스트레스의 원인은 뭐가 있을까. 집안 문제도 있겠고, 친구, 연인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으나 보통의 나 같은 직장인에게는 회사가 아닐까.


도 어느덧 8년 차 어엿한 직장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회사에서 전화가 오면 불안하고 일이 많은 날은 예민해지며 회사 안 가는 날이 제일 행복한 날이다. 나는 자신 있게 말한다. 누구에게나 회사는 스트레스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거라고. 잘 먹고 잘살자고 일을 하는데 그 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심지어는 우스겟 소리지만 누구나 가슴에 사직서 하나쯤은 품고 산다고들 한다. 한때는 간절했던 직장의 존재가 그랬던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제는 피하고만 싶은 현실이 어 버린다.


얼마 전 B는 퇴근 30분 전 갑작스레 호흡곤란 증세가 와 병원에 실려갔다고 한다. 또 다른 직장동료 A는 이전 부서에서의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 약을 복용했다고 한다. 나 또한 이전 부서에서 심심치 않게 호흡이 불편해져 가슴의 답답함을 없애고자 수시로 큰 한숨을 쉬곤 하였다. 뉴스를 보면 누군가는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로 인해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 그로 인해 목숨을 잃기도 하며 심지어는 스스로 해서는 안될 선택을 하기도 한다.


직장인으로서의 삶은 이렇듯 누구에게나 고되기만 한 걸까.


예전에 <비정상 회담>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직장 문화를 주제로 외국인들이 모여 각자 국가에서의 문화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국의 직장문화를 보면 흔히들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느껴지는 분위기가 있다. 실제로 회사의 면접을 볼 때도 면접자들은 그런 부분을 어필하려 노력하고 질문을 던지는 임원들 또한 그런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곤 한다. 하지만 벨기에 출신 줄리안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개인과 직장은 철저히 분리되며 주인의식은 말 그대로 회사의 주인인 사장의 몫이라고 한다. 조금 극단적이긴 하지만 유럽과 한국의 사고방식의 차이를 극명하게 알 수 있는 대목이 나는 틀린 말은 아니라며 슬쩍 동조하고 싶다. 이 회사의 주인이 내가 아닌데 왜 주인의식을 강요받아야 하고 좀 더 희생해야 하고 휴식시간을 침해받아야 하고 책임감이라는 명목 하에 나의 정신들이 갉아 먹히는 것을 모른 채 해야 하는 걸까. 물론 일을 하다 보면 혀가 내둘릴 만큼 무책임한 족속들이 있다. 그들을 감싸고자 하는 마음은 추호도 없으며 그들 또한 직장 스트레스의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한다. 직장의 이유가 나의 꿈과 이상을 실현하는 곳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겐 보통 생계의 수단이다. 대가를 지급받는 만큼 나의 합당한 노동력의 투입이 요구되지만 그 이상의 것을 나게서 요구할 때에는 나를 위해 방어태세를 취해야 한다.


방어태세의 유형으로는 휴가를 쓰는 것이 있을 수도 있겠고, 직장 동료들과의 유대감을 쌓아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공간으로 만드는 방법도 있고, 부서 이동과 같이 그 현실을 피하는 방법도 있다. 퇴근 이후의 시간을 풍족하게 만드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며 맛있는 점심은 간단하지만 직방의 효과를 나타내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를 우리가 모르는 것은 아니다. 다들 알게 모르게 노력하며 살아간다. 지금 심각한 직장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이를 이겨내 보고자 나름의 노력들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한국 사회에서는 조금의 용기가 필요하다. 자칫하면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직원으로 낙인찍힐 수 있기 때문에. 그래도 우리들은 좀 더 똑똑해질 필요가 있다. 회사에서의 책임도 다해야 하지만 나를 사랑하고 나를 보호해야 할 책임 또한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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