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무도 팀장 말 안 듣습니다
※ 이 글은 '개와 늑대의 시간이 알려준 리더의 함정' 4부작 중 최종회입니다.
블라인드에서 본 글이다.
"사업부 회의에서 상무님이 우리 팀장을 팀원들 앞에서 깠습니다. 아주 제대루요...."
"'이 팀장, 이 정도도 못 해? 모르면 팀원들한테 물어봐' 이러시더라고요."
"그 후로 팀원들의 태도가 달라졌어요. 팀장님 말 듣는 사람이 없어요. 다들 상무님 눈치만 봐요."
댓글에도 비슷한 얘기가 쏟아졌다.
"우리 팀장도 임원한테 계속 까여요. 그러니까 우리도 팀장님을 만만하게 보게 되더라고요..."
"위에서 권위를 깎아내리는데 아래에서 어떻게 세워줘요?ㅋㅋㅋ"
"팀장이 유명무실해졌어요. 진짜 결정은 다 임원이 하고...팀장은 그냥 "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강형욱이 두식이 보호자한테 단호하게 말했던 장면이 떠올랐다.
"개 앞에서 아이들을 혼내지 마세요."
블라인드에서 사례를 찾았다.
"사업부 회의가 있었고, 팀장은 물론이고, 팀원들도 배석했습니다.
영업담당 상무님이 우리 팀장한테:
'박 팀장, 왜 이렇게 준비가 허술해? 거기 팀원들, 너희는 어떻게 생각해?'
팀원들은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서 멘붕이었고, 팀장님 얼굴 빨개지고....
그 후로 3개월 지났습니다. 그 뒤로도 비슷한 상황은 여러 번 있었구요.
이제 팀장님이 뭐라고 하면 속으로 '상무님은 저렇게 안 하셨는데...' 생각하게 됩니다.
회의에서 결정한 것도 안 지켜지구요.
'상무님한테 여쭤보고 할게요' 이러면서 팀장을 건너뛰게 됩니다.
팀장은 이제 '유령'이 되었습니다. 우리 팀 의사결정권자가 누군지 모르겠어요."
이번에는 리멤버에서 본 글을 소개한다.
"팀장님이 'A안으로 진행합니다'라고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팀원 한 명이 팀장의 직속상사인 상무한테 직접 찾아갔습니다.
'A안은 문제가 있습니다. B안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그런데 상무님은 그 내용을 팀장에게 얘기하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바로:
'그럼 정 과장 생각처럼 B안으로 추진해봐.'
팀장님은 나중에 통보받으신 것 같더라구요.
그 후로 팀원들이 팀장님 의견을 묻지 않습니다..
어차피 임원이 번복시킬 거니까.
팀장은 중간관리자도 아니고그냥 메신저예요."
또 다른 블라인드 글이다.
"사업부 회식 자리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임원: '우리 박 팀장, 일은 못 하는데 사람은 좋지. ㅎㅎㅎ'
팀원들이 웃었고, 팀장님도 애써 웃었습니다.
그 후로 팀장님의 말에 무게감이 제로가 되었습니다.
'일 못 하는 팀장'으로 낙인이 찍힌 셈이지요. 정말 일을 잘하는지 못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팀원들은 이제 팀장님이 뭐라고 하면 '저 사람 말 들어야 하나?'라는 생각부터 든다고 합니다.
마지막 케이스는 리멤버 글에서 찾아봤다.
"상무님이 저희 팀 단톡방에 있습니다.
제가 팀원들에게 업무 지시를 하면,
팀원들이 '이거 상무님 컨펌 받으신거에요?' 물어보거나,
아니면 팀원들이 상무님한테 직접 물어봅니다.
팀장인 저를 거치지도 않고.....
어제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팀장: '이번 주 금요일까지 마감입니다'
팀원: (상무한테 DM으로) '상무님. 마감이 이번 주 금요일 맞는지 문의드립니다.'
상무: '이번 주 금요일? 다음 주 월요일로 연장하라고 해요.'
팀원: (팀 단톡방에) '팀장님. 상무님이 다음 주 월요일로 마감 연장하라시네요.'
팀장: ...
이제 팀장이 뭐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화가 나서 소리 지르고 싶네요."
강형욱이 했던 말이 계속 떠올랐다.
"개 앞에서 아이들을 혼내면, 개가 아이들을 아래로 봐요."
조직도 똑같다.
임원이 팀원들 앞에서 팀장을 깎아내리면, 팀원들이 팀장을 卒(졸)로 본다.
이렇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블라인드에서 어느 팀원의 고백을 보았다.
"솔직히 누구 말을 들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팀장이 A라고 하면 담당 임원은 B라고 합니다.
회의 때 결정된 건데 담당 임원이 나중에 번복하라고 합니다.
팀원들은 어떤 기준으로 일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팀장님이 '이런 방향으로 이렇게 추진하자.'라고 하면
팀원들은 '나중에 담당 임원이 전부 바꾸겠지?' 하면서
아무 것도 안합니다. 담당 임원 눈치만 봐요.
팀장님한테는 미안하지만 이게 현실이에요."
이번에는 또 다른 팀장의 고백이다.
"제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습니다.
의사결정권도 없고, 제가 결정해서 담당 임원에게 보고하면 거의 본인 생각대로 번복해서 결정한 내용을 지시합니다. 이러니까 팀원들도 저를 따르지 않습니다.
게다가 임원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저를 깎아내리니까 팀원들도 저를 만만하게 봅니다.
그냥 담당 임원과 팀원의 중간에서 내용 전달만 하는 셈입니다.
이게 팀장인가요? 이럴꺼면 차라리 팀장 내려놓고 팀원하고 싶네요."
강형욱이 두식이 보호자한테 알려준 방법.
"개 앞에서 아이들 혼내지 마세요. 따로 데리고 가서 얘기하세요."
조직도 똑같다.
피드백할 거면 1:1에서 하라.
블라인드에서 본 좋은 사례이다.
"우리 상무님은 좀 다른 것 같아요.
회의 중 팀장이 실수했고, 팀원들이 그 광경을 다 봤거든요.
상무: '이 팀장님, 이 부분은 나중에 따로 얘기하시죠'
회의 끝나고 팀장과 원온원(1:1)에서 피드백 하셨어요.
팀원들 앞에서는 팀장 권위를 세워주셨습니다.
그러니까 팀원들도 팀장을 존중하구요."
팀원이 임원한테 직접 가서 팀장이 결정한 내용을 번복시키려 하면, 임원이 막아야 한다.
아래 내용은 지인에게 직접 들은 얘기다. (지인이 임원이다)
"팀원이 저한테(임원) 직접 찾아왔습니다.
팀원: '팀장 결정이 잘못된 것 같아요'
임원: '그 내용을 팀장님하고 먼저 상의했어요?'
팀원: '아니요. 상무님께 먼저 들어왔습니다.'
임원: '그럼 팀장님이랑 먼저 가서 상의부터 하세요. 그리고 팀장님이랑 얘기해도 안 되면
그 때 찾아오세요.'
그랬더니 팀원이 팀장한테 갔고 팀장이랑 조율해서 해결하더라구요
그 후로 팀원들이 팀장을 건너뛰고 저한테 안 옵니다.
팀장 권위도 살리고 팀 의사결정도 빨라진 것 같더라구요."
말투, 태도, 표현 하나하나가 팀원들한테 신호를 보낸다.
나쁜 예와 좋은 예:
(나쁜 예) "이 팀장, 이것도 몰라?"
(좋은 예) "이 팀장님, 이 부분 확인 부탁 드립니다"
(나쁜 예) "이 팀장, 준비 정도가 왜 이래?"
(좋은 예) "이 팀장님, 이 부분 보완하면 좋겠습니다"
(나쁜 예) "여기 팀원들, 너희 생각은 어떤 데?"
(좋은 예) "이 팀장님 의견 먼저 들어보시죠"
반말과 존대말의 차이는 아니다. 작은 차이 같지만, 팀원들은 다 본다.
팀장이 결정한 건, 임원도 존중해야 한다.
번복이 필요하면, 팀장과 먼저 상의하고 팀장이 다시 팀원에게 전달하게 하라.
아까 언급한 블라인드 사례를 각색하였다.
"팀장이 '금요일 마감'이라고 했는데,
그 팀의 팀원이 저한테 찾아와서 '다음 주 월요일로 연장 안 되냐'고 물어보더라구요.
예전 같으면 바로 'OK'했을텐데, 이제는 이렇게 말합니다.
'김 대리, 본인 팀장님과 먼저 상의했어요? 만약 아직 안 했으면 팀장님이랑 먼저 얘기해보세요.
팀장님이 OK하면 저도 OK입니다.'
그러면 팀원이 팀장한테 가서 조율을 하더라구요.
팀장 권위도 살고 임원인 저도 상대적으로 더 편해졌어요."
그런데 임원이 계속 권위를 깎아내린다면?
팀장도 용기를 내서 말해야 한다. 쉽지 않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안 하면 상황은 더 나빠진다.
리멤버에서 본 팀장의 경험이다.
"저도 용기 내서 임원한테 말했습니다.
'상무님,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팀원들 앞에서 제 의견을 자주 번복하시는데
그러면 제가 팀을 이끌기 어렵습니다. 피드백 주실 거면 원온원(1:1)에서 주시면 안 될까요?'
상무님이 듣고 몇 초간 말씀을 안하시더라구요. 엄청 떨렸습니다. 괜히 얘기했나 싶고 불현듯 요즘 유행하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ㅋㅋㅋ
그런데 상무님이 '아, 그랬구나. 미안해. 앞으로 조심할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후로 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상무님이 팀원들 앞에서는 제 의견을 존중해 주십니다.
다른 의견 있으면 나중에 원온원(1:1)에서 얘기하시구요. 팀 분위기가 많이 나아졌어요."
물론 모든 임원이 이 케이스처럼 받아들이는 건 아니다.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상황은 절대 안 바뀐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질문이 있을 수 있다.
"이게 수평적 문화 아니에요?"
"요즘 MZ는 직급 안 따지잖아요?"
아니다. 수평적 문화랑 서열 혼란은 다르다.
아래 같이 딱 정리해준다.
수평적 문화 (건강함):
자유로운 의견 개진
상호 존중 기반 소통
역할은 명확, 소통은 자유
최종 결정권자 명확
서열 혼란 (문제):
리더 결정 무시
직급 무시 발언
역할도 모호, 책임도 모호
누가 결정하는지 불명확
블라인드 댓글 중에 이 내용과 관련된 게 있었다.
"수평적 문화는 존중이 전제예요. 서로 존중하면서 자유롭게 의견 내는 거. 근데 그냥 무시하는 건 수평이 아니라 무례한 거예요."
맞는 말이다.
4주 동안, 두식이와 함께 우리들의 조직을 돌아봤다.
1편: 명확한 규칙 없는 조직 "손에 있는 건 내 거, 바닥에 떨어진 건 네 거?" → 업무경계 모호, 책임소재 불분명
2편: 골든타임을 놓친 조직 "3개월 전부터 신호가 있었는데..." → 작은 문제 방치, 큰 문제로 커짐
3편: 트라우마에 갇힌 리더 "삼순이와 삼식이를 잃은 엄마" → 과거 상처가 현재 판단 왜곡
4편: 서열이 무너진 조직 "임원이 팀장을 깠는데..." → 권위 상실, 의사결정 마비
"훈육의 부재입니다."
강형욱이 처음 했던 말이다. 두식이의 문제는 두식이가 나빠서가 아니었다.
보호자가 제대로 된 훈육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조직도 마찬가지 아닐까.
팀의 문제는 팀원이 나빠서가 아니다.
리더가 제대로 된 리더십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신의 조직에서 "개 앞에서 아이 혼내기"가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임원이 팀원들 앞에서 팀장의 권위를 깎아내리고 있지 않은가?
당신이 속한 팀의 서열, 건강한가?
4편에 걸쳐 우리는 4가지 함정을 봤다.
당신의 조직에는 몇 개의 함정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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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경험이 다른 리더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4주 동안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시리즈가 여러분의 조직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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