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여정편. 되살아난 스키폴공항의 악몽

유럽거닐다 | 유럽여행 01일차 - 인천공항 to 암스테르담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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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Boarding Gate

출발이다, by cloud.o.cloud, 2017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비행기에 오른 건, 한국시각 00:35분. 푹 자고 도착하는 시각을 아침으로 맞추기 위함이었다. 약11시간 동안 보내야할 좌석은 우측 창가쪽에서 세 개 중 중간이었다. 창가는 중년의 한국인, 복도쪽은 인도인으로 추정되었다.(너무 피곤했기 때문에 두 사람과의 대화는 없었다.) 복도쪽 승객분은 채식주의자인지 승무원이 음식을 따로 챙겨왔다. 이래저래 주문을 하셨나보다. 그 외엔 정말 숨죽여 주무셨다. 창가측 한국인 아저씨는 계속해서 나의 좌석으로 침범해왔다. 발을 툭툭 차고, 다리는 쩍벌.. 내리 3시간을 자는 도중에 그런 상황 때문에 몇 번을 깼었다. 그래도 11시간이 생각보다는 금방 갔다. 새벽비행기의 장점인거 같다. 정신이 안 들면서 두 번의 밥을 먹고, 심지어 화장실도 가지 않고 긴 비행시간을 지냈다.


좌석 앞 스크린을 바라보며, by cloud.o.cloud, 2017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
아누21기로 처음 밟았던 유럽땅 다시 왔다.


Arrived now at Schiphol Airport, Amsterdam, The Netherlands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 도착했다. 이곳을 떠올릴 때면 사라진 나의 캐리어로 기억된다. 2008년 아키누드 건축답사로 유럽땅을 처음 밟게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해외여행은 익숙하지 않았다. 동행했던 멤버들의 짐이 다 도착하고 몇 분의 시간이 더 흐르는 후 마침내 열심히 움직이던 벨트는 멈췄다. 끝내 내 캐리어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영어도 서툴러서(일행 모두) 발을 동동 굴리며 데스크에 열심히 설명했다. 마침 지나가던 델프트공대 유학생의 도움으로 위치파악을 할 수 있었다. 확인해보니 공항 직원(아시아나) 실수로 짐 태그를 홍콩만 입력해서 부착해 놓았던 것이었다. 가지고 있는 태그도 다른 사람은 모두 2개였는데, 나만 하나였다.(인천에서 홍콩을 경유해서 암스테르담으로 오는 노선을 탔기 때문에 환승하는 비행기 포함 2개의 태그가 캐리어에 붙어 있어야했다.) 항공사의 명백한 실수였기 때문에 충분히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런 정신도 없었고, 보상에 대한 인식도 하지 못해 무사히 가방을 찾을 수 있어 안도했었던 기억이 있다. 여기서 체크인할 때 캐리어나 짐을 부칠 때 꼭 태그를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Lugguage Belt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by cloud.o.cloud, 2017

그 악몽이 재현되는 걸까.. 도착하자마자 살짝 긴장이 되었다. 안 들어오면 어쩌지 괜히 걱정이 되었다. Lugguage Belt가 움직이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캐리어 등 짐을 가지고 지나가는데.. 30분째 나의 캐리어는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항공사 데스크에 얘기해야하나 하고 줄을 서 있는데, 다행히 멈췄던 벨트가 다시 움직이며 짐을 찾을 수 있었다. 승객 짐 중에서 몇몇은 정밀검사을 했던 건 아닐까 추측해본다.


다행히 멈췄던 벨트가 다시 움직이며 짐을 찾을 수 있었다.
무사히 도착한 캐리어 가방, by cloud.o.cloud, 2017


모든 수속을 마치고 공항 로비에서 가족과 여자친구에게 잘 도착했다고 (배터리가 없어서) 메시지를 남겼다. 연락하다 중간에 끊긴 만나기로 한 친구 규희에게 메시지를 보내 어디로 갈 지 확인하면서 대중교통 정기권을 부랴부랴 찾았다. 3일권이 26유로! Travel ticket 이란다.(정기권에 대한 공부도 안 하고 왔던 것!!ㅋ) 나쁘지 않은거 같아 바로 구매하고, 지하철을 탔다.

Travel Ticket 3일권 26유로
좌. 스키폴 공항 로비, 우. 지하철 입구, photo by cloud.o.cloud, 2017
좌. 스키폴공항 역 플랫폼, 우. Zuid 역 플랫폼, photo by cloud.o.cloud, 2017


Zuid 역 스타벅스에서 만나기로 하고 기차를 타는데, 핸드폰으로 이리저리 검색하느라 정신이 팔려 그만 역을 지나칠 뻔 했다.(공항에서 몇 정거장 되지 않았다.) 메트로 내에서 깜빡깜빡 역을 알리는 문구를 보다가 내려야할 역임을 인지하고 급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다행히 바로 출발하고 정차해 있어서 무사히 내릴 수 있었다.

Amsterdam Zuid 역 개찰구, by cloud.o.cloud, 2017
이른 아침 출근하는 직장인들로 붐비는 Amsterdam Zuid 역 입구, photo by cloud.o.cloud, 2017

역을 빠져나오자마자 스타벅스가 보였다. 암스테르담에서의 첫 커피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였다. 여기서는 그냥 블랙커피라고 불렀다. 6:30am부터 오픈하는 업무 지구 앞 역에 위치한 매장이지만, 직원들은 참 밝았다.(서비스업의 슬픔이려나..) 직원의 미소로 여행의 긴장감이 다소 풀리는 듯 했다.

역 바로 앞에 위치한 스타벅스, photo by cloud.o.cloud, 2017
주문하려는 손님들로 오전7시경임에도 가득했다. photo by cloud.o.cloud, 2017


규희와 함께 새벽 안개가 자욱한 암스테르담의 거리를 걸었다. 건물들이 안개에 둘러싸여 영화 속에 들어온 거처럼 묘한 기분이 들었다. 거리는 자동차 전용도로, 자전거 전용도로, 보행자 도로의 위계로 단단히 구분지어 이루어져있었고, 트램(TRAM)이 다니는 철로와 자동차 도로가 나란히 놓여져 있기도 했다. 10분정도 걸어 규희가 공부하고 있는 네덜란드 암스테드람 자유대학(VU Amsterdam)에 도착했다.

자욱한 새벽 안개 속의 VU 본관 건물, photo by cloud.o.cloud, 2017

규희와의 이야기는 [사람편] 박사부부 만나다. 에서 좀 더 이야기하겠다.


유럽 여행이 막 시작되었다. ¶




#유럽거닐다 WALKING LIST

Amsterdam → Munster → Hamburg → Copenhagen → Stockholm
09.26-28 09.28-10.1 10.1- 5 10.5 - 10.7 10.7 - 10.11



#저자소개 | cloud.o.cloud urban.context.explorer@gmail.com

동네를 거닐며 공간과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지역을 탐구하는 Urban Context Explo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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