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도시기획자들 여름 공동연수 MT @2019.07.05-07
'작은도시기획자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와 지역의 '숨'과 '틈'을 채워가는 한 명의 도시기획자(Urbanist)로서의 정체성과 미션을 가지고 살아가는 플레이어들의 모임입니다.
2015년 성북신나 박동광님(로샨)의 제안으로 망원동, 정릉동, 상도동, 모기동, 구로동, 성수동 등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시작으로, 친목, 스터디, 사례 답사 등으로 꾸준히 활동해 오다가 시스템을 갖추어 2018년 42명 회원, 2019년 95명 회원을 모집해 각자의 팀(회사)를 꾸리고 있는 운영진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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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도시기획자들'이 2019년 여름,
목포에 다녀왔다.
작은도시기획자들 2019년 여름 공동 연수 일정표 ⓒ작은도시기획자들
둘째 날, 원도심투어편
#일정
목포원도심투어 07.06. 09:30AM - 01:00PM
@노적봉, 일본 조계지 등 목포 원도심 일대
뜨거운 시작이 예고된 오전 일정! 여독과 바로 이어진 첫째 날 일정으로 피곤하셨을 만도 한데, 많은 분들이 일찌감치 일어나 조식을 즐기며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다. 바로 시작된 원도심투어!
특별히 광주 방송에서 괜찮아마을 취재하는 한 꼭지로 담길 콘텐츠 촬영차 동행하시기로 했다. 촬영분은 2019.07.15(월)-17(수)에 방영된 본 방송으로 확인가능하며, 광주 및 전남 지역에서 계신 분에 한해서만 본방사수가 가능했다.(본 글 발행 일정이 늦어져서 이미 늦어버린 방송 공지..ㅠㅠ)
공장공장(괜찮아마을)의 목포원도심투어는 3가지 개성만점 특징이 있다.
스트레칭으로 시작한다!
이것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런 평범한 스트레칭은 아니다!!
음악과 함께, 율동! 잠도 확 깨고, 굳어 있던 몸도 풀린다. ⓒ최성우
조를 편성한다!!
20명이 한 번에 이동하는 것인만큼 안전 문제가 특히 중요했다. 원도심 거리는 차도와 보도의 구분이 없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날씨도 더우니 안내하시는 공장공장이 목포에 대해 설명하고 안내하는 데에도 에너지가 많이 솟게 된다. 그래서 스트레칭에서 조나누기 게임으로 4~5명씩 조를 나눴다. 각 조에는 경찰(보통은 조장이라 부르겠지만.ㅎ)을 한 사람씩 두어 조원들을 살피도록 한다. 또한, 식사 시간에도 함께 하고, 휴식 타임에 시원한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함께 나누는 등 투어 도중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리라.
BGM이 흐른다.
투어 스팟의 무드와 배경에 적절한 BGM이 흘러 나온다. 역사 이야기를 할 때면 그 배경이 되는 음악이 흐르기도 하고, 예를 들어, '목포의눈물'과 그 옛 이야기를 설명하고 있을 때, 어김없이 목포의 눈물이 흘러나온다. 적재적소 센스있는 BGM은 오늘의 DJ 연진님이 맡아 주셨다.
이른(?) 아침 굳어있던 몸도 풀었으니 본격적으로 길을 나서기 시작해보자. 총 3시간 30분정도 진행되었다. 숙소인 춘화당의 숨겨진 뒷문으로 나와 노적봉 방향으로 올라 주요 스팟들을 한 눈에 살핀 후, 현재는 근대역사문화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구. 일본영사관'을 지나 일본인 조계지로 대표되는 목포원도심을 찬찬히 돌아보는 코스였다. 도보로 한 바퀴 돈다면,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을 거리였지만, 눈여겨 보면 이야기거리들이 하나하나 발견할 수 있다. 그동안 몇 차례 방문했었지만, 볼 수 없었던 숨은 이야기가 넘쳐 흐른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역시 여행은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매우 중요함을 다시금 느끼는 순간이다.
투어의 순간들#1
강렬한 햇살 아래에서 목포원도심 투어가 시작되었다. ⓒ최성우
숨은 보물(이야기)이 가득한 골목 ⓒ최성우
괜찮아마을 주민들이 즐겨 먹는 중깐 전문 중국집 '태동식당' ⓒ최성우
젊은 박재철씨와 법정스님 동상, 사실 오른쪽 법정스님 동상은 본래 일초 스님 동상이었다. 일초는 고은 시인의 출가 시절 법명으로, 미투 운동으로 그의 범죄 사실이 밝혀져 최근 동상이 교체되어 두 법정스님 동상이 나란히 앉아 있게 되었다고 한다. ⓒ최성우
#스팟 : 노적봉_
국민가요로 불리었던 '목포의 눈물' 가사 중 "삼백년 원한 품은 노적봉 밑에"가 있다. 일제에 대한 저항의 의미를 담기 위해 1935년 발표 당시에는 "삼백연(三栢淵) 원안풍(願安風)은 노적봉"으로 본래의 의미를 숨겼다고 한다. 일본 경찰이 미심쩍게 여겨 취조했지만, 끝까지 본래 숨겨진 의도를 일본 경찰이 밝혀내지는 못했다고.
또한, '노적봉'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2만척의 군함을 몰고 오는 왜군에 비해 절대적 열세였던 조선 수군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노적봉 바위에 짚을 엮어 군량미가 싸여 있는 것으로 위장해 왜적을 물리친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이 노래를 부른 국민 가수 이난영씨를 기리기 위해 '목포의 눈물' 가사가 담긴 노래비가 그녀가 돌아가신 다음 해인 1966년에 세워졌다. 노래비가 세워진 건 전국적으로 최초였다.
가운데 바위가 노적봉 ⓒ 최성우, 2019년 4월 촬영
투어의 순간들#2
유달산 노적봉 앞 안내도에서 목포 지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홍동우 대표 ⓒ 최성우
목포 원도심(일본 조계지)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노적봉예술공원미술관 광장 ⓒ 최성우
나무 그늘 아래 서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 최성우
1900년, 일본 영사관 건물로 준공된 목포근대역사관의 역사 흔적들에 대해 듣고 있다 ⓒ 최성우
목포시민들이 모금해 일본영사관 아래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 최성우
목포항에 들어오는 모든 배를 감시할 수 있는 전망좋은 곳에 지어진 일본 영사관(현. 목포근대역사관 1관)
ⓒ 최성우
#공간 : 근대역사관 1호(구. 일본 영사관)_
붉은 벽돌 하나하나 쌓아 만든 조적식 근대 건물, 목포 원도심 거리를 거닐다 보면, 눈에 딱 띄는 예쁜 건물 중 하나이다. 잠깐 역사 공부를 해보자. 목포는 조선조 최초로 스스로 개항을 허가한 곳이다. 그 때가 1897년. 일본, 러시아,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세계 각국과 체결된 '목포각국조계강정'에 따라 조계지가 만들어졌고, 일본은 자국 국민 보호를 위해 영사관을 대한제국으로부터 설치를 허락받았고, 1900년 12월 완공된 것이 현재 남아있는 바로 이 건물이다. 1905년 을사조약 체결 이후, 본격적으로 목포를 관할하는 관청사로 활용되었다. 해방 이후 1947년에는 목포시청으로, 1974년부터는 목포시립도서관, 1990년부터 2009년까지 문화문화원으로 사용되다가 2014년부터 목포근대역사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입지상으로 목포항으로 어떤 배가 들어오는지 한 눈에 보이도록 위치를 잡았고, 섬사람들의 특성답게 헤일을 우려해 해안부터 직선으로 도로를 만들지 않고 해안에서 꺾어 들어오도록 설계한 도로가 오늘날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있다. 외벽에는 6.25전쟁시 총탄 흔적이 여러 곳에서 보이고, 보다 앞서 제2차세계대전 당시 건설한 방공호가 건물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당시 건설된 방공호가 목포 원도심 곳곳에 매우 많이 발견할 수 있는데, 방치되어 있거나 (셔터를 설치해) 창고로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안전상의 문제가 있는지 점검과 이를 활용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한번에 담은 사진이 없어서 여러 장으로, 6.25때 맞은 총탄의 흔적들이 보인다. ⓒ 최성우
(왼쪽) 믿거나말거나 퀴즈/ 욱일승천기 중앙에 건물을 지었던 노동자들이 숨겨놓은 한글을 찾아보세요!
(오른쪽) 그 시절 그대로 철문의 장식
ⓒ 최성우
▼ 목포근대역사관 1관(구. 일본영사관)이 더 궁금하시다면!
목포근대역사관 1관(구. 일본영사관)_ 사적 제289호
- 주소 : 전남 목포시 영산로29번길 6 (대의동2가 1-5)
- 문의 : 061-242-0340
- 공간 정보 : 목포문화관광안내
-관람시간 : 화-일 09:00AM-06:00PM (월요일 휴관)
투어의 순간들#3
괜찮아마을 주민 창업팀 중 하나, 채식식당 '최소한끼', 목포에 오시면 꼭 드셔보고 가실 곳! ⓒ 최성우
조별로 흩어져 시원한 아이스크림, 아메리카노를 들이키며 땀을 식혔다. 아이스크림 맛집인 카페 '하얀목화', 다른 카페에 비해 넓어 작도모 회원들이 몰렸다. ⓒ 최성우
거리에는 문화재급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다. ⓒ 최성우
사장님이 사모님 애칭으로 부르던 '사슴', 그대로 가게 이름을 지었다는 사슴슈퍼마켓,
지금은 괜찮아마을 주민들의 팝업 갤러리로 쓰이고 있다. ⓒ 최성우
만화방 앞에 있는 작도모 회원들이 제법 자연스럽다. ⓒ 최성우
"(요즘 세대에는) 어색한 것(공간)들이 여전히 살아서 운영되고 있는데요. 지금부터 골목을 걸어가시면서 그 3가지를 찾아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최성우
목포의 식당들에는 정해진 메뉴가 없고, 그날그날 생선 등으로 식당 사장님이 메뉴를 정해 주곤 한다.
메뉴 선택권은 손님에게 있는 것이 아니요, 식당 사장님께 있다..ㅎ
ⓒ 최성우
차도와 보도가 구분이 없는 데다가 차량 소통이 많은 탓에 줄지어 질서있게, 오래된 거리는 마치 영화 세트장같다. ⓒ 최성우
#공간 : 붉은 벽돌 창고_
일본의 도시에서는 건물이 도로에 면한 면적이 클수록 세금을 더 많이 부과한다고 한다. 그래서 입구는 좁고, 입구를 지나 깊숙하게 들어가면 넓은 공간이 나타난다. 갑자기 좁은 골목 안을 지나니 넓은 마당이 펼쳐졌다.
일제 때 건축된 것으로 추정되는 벽돌 창고는 여전히 개인 소유로 그 용도 그대로 창고로 활용되고 있다. 그래서일까? 매우 최근 2018년에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등록문화재를 알리는 안내판이 무색해 보이게 목포 시민의 일상에 묻어나 있었다. 양파 풍년이라는 기사가 생각나게 손질하기 전 양파가 창고 앞에 가득 놓여 있었고,(아마도 바로 앞 식당에서 쓰시려고 내어다 놓으신거 같다.) 화분들이 가꾸어져 있었다.
벽돌창고의 내부를 볼 수 없어 아쉽기도 했지만, 이 창고가 의미있다고 생각된 건 계속해서 그 기능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오래된 건물들이 보존되는 사례는 많으나,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유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공간들이 많다. 건물, 집은 사람이 사용하기 위해 지어진 것인만큼 사람 손길이 닿아야 망가짐의 속도도 상대적으로 느려진다. 사용하고 기름칠하고 잘 관리된 공구를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벽돌창고 역시 오래토록 잘 사용되길 바래본다.
(좌상) 손질하기 전 양파가 망째로 놓여 있다. (우상) 잘 정돈되어 현재도 창고로 잘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좌하) 골목 안으로 들어왔는데, 널찍한 마당이! (우하)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는 시멘트가 뜯겨나간 전봇대 ⓒ 최성우
▼ 붉은 벽돌 창고가 더 궁금하시다면!
목포 해안로 붉은벽돌창고 _ 등록문화재 제718-14호
- 주소 : 전남 목포시 수강로12번길 23-6(보광동3가 5-10)
- 공간 정보 : 국가문화유산포털
투어의 순간들#4
마지막 스팟이다. 다들 그늘을 찾아 옹기종기 모였다. 3시간 30분이라는 여정의 대단원의 막이 내려가는 순간, 무엇보다 긴 시간동안 20명을 사람들을 인솔하랴 설명하랴 고생하신 홍동우 대표와 소연진 매니저에게 박수를 보낸다. (짝짝짝) ⓒ 최성우
#공간 : 오거리문화센터 (구. 동본원사)_
"동본원사는 목포에 들어선 첫 일본식 불교사원으로 정식 명칭은 '진종 대곡파 동본원사'이다.
현재 남아있는 석조건물의 정확한 신축 일자는 알 수 없으나 일본인의 기록 <목포부사>에 의하면, (중략) 1930년대 초반에 석조건물이 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구. 동본원사는 장방형의 단층건물로 전형적인 일본식 건축양식을 띄고 있다. 지붕은 일본식 기와를 사용한 팔작지붕으로 지붕 각도는 75도로 가파르게 되어 있는데, 눈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해방 이후 정광사의 관리를 받다가 1957년부터 목포중앙교회로 사용하게 되어 사찰이 교회가 되는 이색적인약력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목포중앙교회가 어떻게 해서 사용하게 됐는지에 관해서는 아는 사람이 없었다.
또, 한때 민주화 운동을 갈구하는 시민들의 안식처가 되기도 했으며 5.18 및 6월 항쟁 기념비가 있따. 2008년까지 목포중앙교회로 사용되었다.
한 때, 일본의 잔재로 여겨져 철거될 위기를 맞았으나 목포문화연대와 시민단체들에 의해 철거 위기를 모면하고 목포시에서 매입하여 2009년 7월 30일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이후, 실내개조와 주차장을 조성해 2010년 1월 오거리문화센터로 개관했다."
- '오거리문화센터 대관안내' 내용 중 일부
▼ 오거리문화센터(구.동본원사)가 더 궁금하시다면!
오거리문화센터(구.동본원사) _등록문화재 340호
- 주소 : 전남 목포시 수강로12번길 23-6 (보광동3가 5-10)
- 연락처 : 061-245-8832
- 공간 정보 : 목포문화재단 홈페이지
원도심투어를 마치고, 맛있는 점심을 먹으러 가벼운 발걸음을 내딛었다.¶
(다음 편 계속)
#목포 #도시재생 #공동체 #괜찮아마을 #원도심 #투어
#공장공장 #작은도시기획자들
(' 괜찮아목포, 공장공장이 있어 다행이네요' - 다른 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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