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도시기획자들 여름 공동연수 MT @2019.07.05-07
'작은도시기획자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와 지역의 '숨'과 '틈'을 채워가는 한 명의 도시기획자(Urbanist)로서의 정체성과 미션을 가지고 살아가는 플레이어들의 모임입니다.
2015년 성북신나 박동광님의 제안으로 망원동, 정릉동, 상도동, 모기동, 구로동, 성수동 등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시작으로, 친목, 스터디, 사례 답사 등으로 꾸준히 활동해 오다가 시스템을 갖추어 2018년 42명 회원, 2019년 95명 회원을 모집해 각자의 팀(회사)를 꾸리고 있는 운영진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작은도시기획자들'을 더 알고 싶으시다면,
- 홈페이지 : http://theurbanist.kr/
- 페이스북그룹 : https://www.facebook.com/groups/theurbanist/
2018년 전국으로 회원 규모를 확대하게 되면서, 부산 어반브릿지(연합팀) 그룹에서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장소 제공 등의 지원을 받아 부산 도시기획자들과의 만남, 지역 탐방을 했던 강렬한 기억이 있다. 그렇다면 그 바톤을 잇는 올해(2019년)에는 어느 지역을 가면 좋을지 첫 운영진 모임 때부터 즐거운 고민에 빠졌었다.
*2018년 부산 도시기획자들과의 만남은 이바구캠프에 대한 리뷰로 그 느낌만 확인할 수 있다.
경기도(2017년 시흥), 경상도(2018년 부산)에 갔으니 '지역 균형 방문'의 원칙을 세워 전라도, 강원도, 충청도 지역으로 후보지가 좁혀졌다. 도내에도 회원들이 함께 가고 싶은 여러 후보지들의 경합 끝에 '괜찮아마을', '히치하이킹페스티벌' 등을 멋지게 진행한 공장공장과 2019년 봄 도시재생 사업 등 여러 이슈로 언론에 보도되기도 한 목포를 이번 여름 연수(캠프)지로 결정했다. 짧은 기획 기간임에도 공장공장과 목포시도시재생지원센터의 지원과 협력으로 멋진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게 되어 두 팀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작은도시기획자들 2019년 여름 공동 연수 일정표 ⓒ작은도시기획자들
첫째 날
#일정 :
집결 07.05. 06:00PM @춘화당 체크인
각자의 지역에서 뜨겁게 하루를 보내고 주말을 불태우기 위해 목포로 작은도시기획자들이 한 분 두 분 체크인을 위해 춘화당 카페&바에 도착했다. 서울에 있으면서도 자주 만나기 어려운 멤버들이 목포에서 보니 더 반가웠다. (지역에 계신 분들은 더욱!)
#공간 : 춘화당_
춘화당은 공간 등기연도 1935년(건축연도 1929년)이자 6대 도시로 불리며 번성했던 시대를 회상하며 지은 '목포1935'으로 명명되며 한옥스테이 게스트하우스이자 문화공간으로 활발히 운영되었다. 근래에 들어 원도심에 유동인구가 급격히 줄어들며 잠시 운영을 중단하게 되었다. 그렇게 비어 있던 공간을 괜찮아마을 1,2기 숙소로 활용해 오다가 괜찮아마을 출신 민성씨와 지웅씨가 올 여름부터 본격 운영하기 시작했다. 한약방을 운영해 오던 곳이라 목포 사람들에게 이 공간은 '춘화당한약방'으로 불리는게 더 익숙하다 한다. 그래서였을까 다시 이름을 '춘화당'으로 바꿨다.
이번 연수의 메인 숙소이자 거점이기도 했던 춘화당은 본채와 별채로 이루어져 있는데, 본채는 3개 실에 각 퀸베드 1개, 싱글베드 1개씩 마련되어 있고, 각 실에 이부자리를 펴면 각 실마다 1~2인 정도 추가 숙박도 가능하다.(각 실 4~6인 숙박가능) 별채는 총 16명이 숙박이 가능하며, 각각 2인실, 4인실 2곳, 6인실에 2층 침대가 마련되어 있다.
좁은 골목을 지나 입구로 들어오면 넓직한 공간으로 소나무로 지은 멋진 한옥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통과 근대식이 절묘히 융합된 건축 방식으로, 잔디가 깔린 마당과 툇마루에 걸터앉아 햇살에 광합성하며 느긋하게 앉아 있어 보고 싶었다.
춘화당 입구, 민트색의 간판이 원도심(목포 시내)에서 개성을 드러내고 있었다. 강렬한 태양빛으로 다소 어게 표현되었지만, 매우 맑은 날이었다. ⓒ최성우
오른쪽은 춘화당 카페&바, 춘화당에서 숙박하신 분들에게 조식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최성우
춘화당한약방의 흔적은 간판과 카페 내부 약수납장으로 남아 있다. ⓒ최성우
처마를 따라 자연스레 하늘을 바라보게 된다. ⓒ최성우
잘 가꿔진 나무와 자연스러운 현판의 무늬 ⓒ최성우
본채 내부 ⓒ최성우
별채 내부 ⓒ최성우
▼ 춘화당이 더 궁금하시다면!
춘화당_
- 주소 : 전남 목포시 영산로59번길 35-7 (죽동 49-2)
- 문의 : 010-9173-1935
- 숙소 정보 : 네이버 플레이스 / 인스타그램
-예약 : 네이버 예약
#일정 :
포럼 07.05. 07:00PM - 09:00PM
@목원동 행정복지센터 대회의실
목포에 계신 주민, 활동가와 전국 각지에서 온 작은도시기획자들과의 만남을 위해 목포시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첫 번째 목포도시재생포럼에 자리를 마련해주셨다. 전은호 센터장의 오프닝으로 2019년 1회 목포 도시재생포럼을 시작했다. 작은도시기획자들(이하, 작도모) 2019년 이장(대표) 블랭크(건축사사무소) 문승규 대표가 작도모를 소개했다.
무려 이런 행사였다! 오오! ⓒ목포시도시재생지원센터
(좌) 목포도시재생포럼의 오프닝을 진행하고 있는 전은호 센터장, (우) 작은도시기획자들 2019년 이장 블랭크 문승규 대표 ⓒ최성우
포럼은 1부 주제발표, 2부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주제발표는 작은도시기획자들 회원 3팀, 목포 1팀!
1. 비어있는 공간을 대관하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백지장 김차근 대표,
2. IT 기술을 활용해 오프라인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서비스를 개발 중인 오즈연구소 김진 대표,
3. 도시재생 사업 재정을 마련하기 위한 공적자금과 투자에 대해 알려주신 주거복지재단 김영환 팀장,
4. 목포에서 괜찮아마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공장공장 홍동우 대표
순으로 이어졌다.
이번 한 번의 포럼으로는 발제 주제와 '목포 빈집 재생'이라는 주제까지 모두 담아내기에는 많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이 자리는 앞으로의 협업의 시작점이리라.
아래 정리된 주제발표의 내용은,
작은도시기획자들 회원 서민종(파커)의 속기록을 바탕으로 정리했음(어미만 바꿈)을 밝힌다.
#주제발표
1. 백지장 김차근 대표 : 공간이 없어 멈추는 일이 없도록
백지장 김차근 대표
'학교 밖의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학회를 만들자.'라는 생각으로 학회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을 3개월 동안 찾아다녔다. 월세 30(만원)에 보증금 200(만원)정도가 여유가 있었는데, 가용 비용에 맞는 공간을 발견했으나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학회를 하려고 모였는데, 결과적으로 공사만 하다가 시간이 지나버렸다. 여기서 착안했다. 서울에 공실이 많지만 활용되지 않고 있다. 우리가 공간을 만들어서 청년들이 쓰게 했더니 청년들이 만들어 내는(진행하는) 콘텐츠가 정말 좋았다. 그래서 학회를 하려던 것에서 공간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지금은 취준생이라 할 수 없으니, 나중에 40대 넘어서 안정되면 하고 싶은 일을 해야지.'라고 생각했던 청년들이 우리 공간이 생기니 스스로 영화제를 기획하는 사례가 생겨났다. 그렇게 많은 분들에게 공간을 빌려주다보니 전문적으로 일하는 활동가나 문화기획자들이 기획해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취미를 가진 여러 커뮤니티들을 여럿 발견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비어있던 공실들만 집중해서 5~6개 공간을 개발했고, 이용자는 그동안 15,000명 정도된다. 서울의 노후공실들을 기획자나 전문가들이 목적을 부여해서 쓸 수 있는 매력적인 컨텐츠를 넣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백지장은 이용료를 저렴하게 책정하는 것이 장점인데, 그렇다고 우리에게 손해가 되는건 아니다. 한 공간을 꾸미는데 드는 비용은 평균 800만원선.
마이너하고 다양한 취향들을 가진 소위, 덕후들이 우리 공간을 찾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용도와 튀는 아이디어로 공간을 꾸미며 사용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문화기획자나 활동가가 아니라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여기서 삶의 의미를 찾고 나름대로의 생산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는 탈물질주의 라이프스타일에 꼭 필요한 공간복지라 할 수 있겠다.
#주제발표
2. 오즈연구소 김진 대표 : IT기술을 활용한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
오즈연구소 김진 대표
2018년 9월에 창업하고, 사업 소개를 외부에 하는 것은 처음이다.
컴퓨터 전공한 개발자로 10년 정도 회사에서 일하다 우연한 계기로 창업했다. 상암에 아파트 많은 곳에 사는데, 주거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지역이라 소통이 전혀 안 되는 편이다. 서로 인사하는 것도 보기 어렵다. 그래서 주민자치위원을 자청해 활동하고 있다. IT컨설팅 일을 많이 해 온 편이라, 외부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편인데,상암동에서는 동네에서 10년을 살아도 인사하는 사람은 없었다. 여기서 문제의식을 느꼈다.
요즘에는 사람들이 페이스북도 잘 안 한다. 온라인을 탈피하고 '취향관'이나 '남의집프로젝트'와 같은 오프라인 모임이 다시금 활성화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변하는 국내 트렌드를 보면서, 미국의 '넥스트도어'라는 사이트를 벤치마킹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서비스는 인증만 하면 동네에 대한 정보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꿀단지'라는 프로그램을 개발, 오프라인 기반 온라인 커뮤니티를 모집해 보기 시작했다. 아파트 단지에 먼저 앱을 홍보했다. 550세대 중 8명이 모였고, 그 중에서도 오프라인으로 다 만나지는 못했다. 하지만 채팅방으로 소통하고 있다.
'꿀단지' 서비스를 어떻게 활용해볼까 하다가 공유도서관 프로젝트도 시도했다. 집에 있는 책 목록을 작성해서 아파트 게시판에 붙였지만, 반응이 없었다. 어른들은 안 오고 아이가 만화책을 빌려 갔다. (그 아이 부모님께 전화를 받기도 했다. 그럴 수 있을 것이 이웃이라고는 하나 모르는 어른에게서 책을 빌려 갔으니, 부모 입장에서는 놀랄 수 밖에..) 상가에 떡을 돌려 보기도 했으나, 호응 없었다. 가입 이벤트도 이것저것 해봤는데 호응 없었다. 이런 것들로 사람들이 가입하지 않아서 호소문도 올렸는데 마찬가지로 호응 없었다. 아내에게 부탁해서 식혜를 직접 만들어서 팔아봤다. 시세의 반값으로 내놓았더니 금방 팔리더라...
IT개발자에서 지역활동가로 온몸으로 부딪히면서 얻은 교훈은 아래와 같다.
동네에서 IT기반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해보려면 고민할 시간보다 실행을 먼저 한다.
지역 주민 1명 부터 시작
좁은 한 구역부터 도장 깨기
바퀴벌레처럼 살아남기
#주제발표
3. 주거복지재단 김영환 팀장 : 소셜벤처와 주거 복지 (재단 사업 안내)
주거복지재단 김영환 팀장
주거복지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도시재생임팩트펀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CCVC 코리아임팩트 펀드라고도 하는데, UN 지속가능개발(SDGs) 기준에 맞는 소셜벤처에 투자금 중 70%를 투자할 계획이다. 운용사는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로, 2010년부터 스타트업 경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시재생쪽도 파트도 포함하기도 했다.
도시재생 뉴딜 선정사업에 5년간 50조 투입하고 있다. LH도시재생지원기구도 주의깊게 보도록 하자. 도시재생 뉴딜사업 기금지원센터도 설립해서 지자체들이 도시재생 뉴딜 선정사업에 주택도시기금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국토부에서 청년인턴 260명을 선정해서 지자체로 배치할 계획이고, 정부에서는 도시재생 뉴딜사업 도입 이후 사회적경제 주체 및 아이디어를 발굴한 것만으로 성과를 측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숫자나 정량적인 것들이 필요로 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문제를 해결해낼 수 있는 도시재생청년혁신가를 발굴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청년창업가는 만19세~39세 이하의 초기창업자 또는 예비창업자로 정의하고, 사회적기업, 국토교통형 예비사회적기업도 사업 대상에 해당되는데, 최근 국토부의 강한 의지가 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다른 측면에서 2016년부터 사회적주택 사업을 시작했다. 청년들의 주거비를 경감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주거지원을 하기 위해 사회적경제주체에게(선정과정을 거쳐) 운영권을 주고, 주거서비스 및 프로그램 운영을 하게 하도록 한다. 매입임대주택을 쉐어하우스로 활용하는 방식이 많다. 운영단체를 선발할 때 청년계층을 만들어서 규제를 완화했다. 또한, 정규직, 비정규직 구분 완화하고 연접지역 조건도 삭제하는 등 더 많은 청년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조정했다.
목포에서 사회적주택을 진행할 가능성은 낮지만, 민간약정 매입임대 주택 사업이 진행된다면 운영을 지원해 보는 것도 좋겠다. 민간이 노후주택을 매입해서 재건축 할 경우, LH가 매입해서 취약계층이 안정적으로 거주하도록 시중 전세가의 30% 수준으로 저렴하게 임대하는 사업이다.
#주제발표
4. 공장공장 홍동우 대표 : 괜찮아마을 기획자의 시선 빼앗기
공장공장 홍동우 대표
원래는 여행 사업을 진행했다. 전국일주를 진행했고, 콘텐츠 제작도 많이 해왔다. 여행사업 당시 회사 이름은 '익스퍼루트'. 게임하듯 즐기는 전국일주를 했고, 누적인원 1,300명 정도 참여했다. 전국을 다니다보니 같이 하면 좋아할 것들이 추려졌다.
함께 노래하고, 요리하고, 불 피우고, 별을 보다 잠드는 날들
이라는 키워드로 콘텐츠를 진행하게 되었다.
현대 청년들의 문제를 파악하고 빈집을 활용해서 청년문제를 해결보고자 했다. 목포에 내려오게 된 이유이기도하다. 여기서 순서가 중요한데, 집 주고 돈 준 다음에 청년 부르는 건 순서에 맞지 않다. 먼저 데려와서 쉬고 할만한 걸 찾게 해야 했다. 그래서 휴식을 제공해주고, 할 수 있는 걸 알려주고, 일도 같이 하려고 괜찮아마을을 만들었다. 괜찮아마을은 물리적인 마을이 아니다. 집집마다 숨어있달까. 저렴하게 살기 위해서 남들이 안 쓰는 곳에 찾아 들어가서 살고 있다. 우리가 보여줄 건 사실 평범한 마을이다.
괜찮아마을 스케쥴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쉬라고 했지만 사실은 스케줄이 꽉꽉 차 있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하면 헛살았다는 기분이 들어서 우울해 하는 현대의 청년들, 2주동안 쉬기만 하기보다는 작은 성공을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
무상임대에는 함정이 있다. 처음에는 빈 공간에 청년들에게 들어와서 그냥 쓰라고 많이들 이야기해주신다. 하지만 쓰기 시작하면 마음이 달라져서 결국 임대료를 올리곤 하신다. 그래서 원도심에 있는 빈 집들을 무상으로 쓰기보다 임대료를 드리기로 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기 위한 작은 노력이다. 때로는 빈집 매매가 나온 걸 투자받아서 매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1억이면 집을 사는데 리모델링이 3억 정도 든다. 팔 때는 못 받는 돈. 우리도 먹고살기 어려운데, 고칠 돈까지 확보하기는 어려웠다. 펀딩 받거나 재생기금을 받거나 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투자를 받아서 건물을 매입했다.
우리는 돈을 벌고 싶고(생활을 유지하고 싶었고), 괜찮아마을에 참가한 청년들이 잘 살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어르신들과의 관계에 집중하지 않았다. 먼저, 청년들이 잘 살고 잘 벌면 자연스럽게 유대가 형성된다. 앞뒤가 바뀌면 청년들은 떠날 수 밖에 없다. 원포더머니, 투포더쑈. 순서가 중요하다. 청년들은 그냥 막 하지 않는다. 절대 실력이 없는 사람들이 아니다. 돈 주면 잘 하는 사람들이다.
괜찮아마을을 하면서 청년들이 느꼈던 건 탈출. 서울에서 한 달 살면 쓰는 돈이 135만원임. 목포는 한 달 사는 데에 드는 비용이 25만원. 월 110만원 아낄 수 있다. 이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하루에 6시간이 확보되는 것이다. 목포에 살면서 우리는 시간 또한 벌고 있다.
#토론
찰나의 휴식 시간을 가지고, 앞서 발제한 4명과 목포 2명, 작도모 2명이 추가로 합류해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 등을 가지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본격적인 주제 토론을 하기에는 다소 부족했던 시간이었다.(무엇보다 필자를 비롯해 식사를 제대로 못 하신 분들이 많아서 집중력이 떨어진 게 컸던 거 같다.)
이번 만남은 목포의 상황을 파악하고, 작은도시기획자들과 목포에서 활동하는 분들과의 만남의 물꼬를 틔운 것으로 충분했던 것 같다. 상세한 프로젝트 제안과 협업 제의는 네트워킹파티를 시작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왼쪽부터, 전은호 센터장(목포시도시재생지원센터), 문승규 대표(블랭크), 김영환 팀장(주거복지재단), 김차근 대표(백지장), 홍동우 대표(공장공장), 박광배 대표(목포에서 사업진행), 김영범 매니저(공장공장), 김진 대표(오즈연구소), 임효묵 부대표(빌드), 오창민 팀장(앤스페이스/성북신나) / 사진은 도시재생 전문 유투버이자 천안청년들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계신 최광운 대표 촬영 ⓒ 최광운
#일정
네트워킹파티 07.05. 09:30PM - 11:30PM
@춘화당 카페&바
사실 지금부터가 진짜 시간이 아니겠는가! 포럼을 마무리하고 춘화당 카페&바에 다시금 모두 모였다. 마지막 순간에 장소가 바뀌게 되어 식사 시간이 (매우) 늦어져 버린 터라 참가하신 분들이 많이 시장하셨을거라 참 죄송스러웠다. 드디어 목포팀에서 정성껏 준비해주신 케이터링을 만날 수 있었다.
무드가 있는 공간 데코 by 공장공장 ⓒ 최성우
이번 케이터링은, 괜찮아마을 1기 출신 주민들이 모여 창업한 채식식당 '최소한끼'에서 준비해주셨다.
고퀄 음식들로 가득했다. 정말 감동!
마음이 급했나보다, 사진 퀄리티가 영..ㅠㅠ, 비건으로만 요리한 케이터링 by 최소한끼 ⓒ 최성우
"그냥 알아서 네트워킹하세요~" 라고 하면 어색하고 재미도 없을 거라며 공장공장에서 자연스레 이야기나눌 수 있도록 장치와 진행을 맡아 주셨다. 작은도시기획자들 회원들 조차 서로 처음 뵙는 분들이 있을 터라(2019년 전국으로 회원을 확장하여 사정상 전체 모임 때 오시지 못했던 분들도 계셨기에..) 너무나도 반가웠다.
물흐르듯 술술술 흘러가는 멘트로 사람들을 움직인 공장공장 소연진님의 진행으로 매우 즐거운 대화가 오고갔다. 4개 질문을 스스로 먼저 답하고(작성하고)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4~5명이 한 조가 되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특히! 좋았던 질문은 "내가 가장 듣기 좋아하는 말"이었다. 한 사람이 자기소개를 마치면, 마지막에 다른 사람들이 그 말을 외쳐주는 것! 살짝 민망해 하면서도 매우 기분 좋았던 경험이었다.
내가 작성한 질문지 ⓒ 최성우
2회 밖에 회전이 돌지 않았음에도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자기소개 이후 이야기를 더 나누느라 다들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것. 그것도 그럴 것이, 작은도시기획자들 회원은 물론, 목포 활동가들도 네트워킹파티와 같은 자리를 손꼽아 기다리며 참여했을 것이기에 서로 궁금한 것이 너무나도 많았을 것이다. 2번 테이블을 이동했는데, 2시간이 지나있었다. 공식적인 네트워킹파티는 마무리하고 자유롭게 각자 자리를 잡았다. 나와 몇몇 멤버들은 바닷가로 가고자 분위기가 깨지지 않도록 조용히 사람들을 모았다.
서로에 대해 이야기해보아요. 즐거운 네트워킹 시간! ⓒ 문승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나누는 이야기, 그리고 공감! ⓒ 임효묵
맛있는 케이터링을 준비해주신 최소한끼 소개 ⓒ 임효묵
#일정
뒷풀이(비공식) 07.05. 11:30PM - 07.06. 03:00AM
@목포대교가 보이는 스타보드포차&바닷가
바닷가로 가기로 한 사람들이 모아졌다. 같은 날 대전에서 진행된 사회적경제박람회에서 장관상을 수상한 빌드 우영승 대표님과 임효묵 부대표님, 세간 박경아 대표님, 청년허브 서민종 매니저, (언제 시청에 입사를?) 서울시청 송주희님, 성북신나 오창민 이사장님 등이 선발대로 먼저 택시를 나눠탔다. 시원하게 밤길을 달려 도착한 곳은 목포대교가 보이는 한 포차! 지난 봄 목포 방문 때에 왜 이 곳을 알지 못했을까! 바다 위로 반짝이는 목포대교와 바다건너 고하도의 불빛이 참 낭만적이었다.
뒷풀이 시간, 더욱 진솔해 진달까 ⓒ 최성우
모듬 해산물, 조개구이가 없어서 아쉬웠다.. ⓒ 최성우
게다가 테이블 주위로 고양이들이 애교를 부리며 기웃기웃거렸다. 메뉴판에 "옥수수 콘샐러드를 고양이에게 주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있을 정도였다. 배가 고픈지 고양이들이 바로 곁까지 왔지만, 포차 음식 중에서 고양이에게 줄 만한 음식이 없었다.
목포에는 고양이가 많다고 한다. 포차에도, 골목길 구석구석에 고양이를 많이 만날 수 있었다 ⓒ 최성우
춘화당에서의 뒷풀이를 마치고 더 많은 분들이 합류하셔서 테이블 3개를 붙여야 할 정도로 많아졌다. 비슷한 관심사와 하고 있는 사업들도 유사한 사람들이 모였고, 목포 너머 보이는 섬 야경과 바닷 바람까지 이곳에서 밤을 지새우며 이야기나눌 수 있을 것 같았다. 대화의 주제는 정말 다양하게 흘러 갔다.
아쉽지만, 포차의 마감으로 다른 장소를 찾아 봐야 했다.(이미 새벽2시) 바다 가까이에 있는 편의점 앞에서 맥주 한 캔씩 딱 하고 싶다는 분위기였다. 해안을 따라 가게를 찾았지만, 이미 마감을 했거나 또 가게가 몇 군데 없었다. 다음 날의 일정을 위해 대부분 사람들은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갔다. 몇몇 사람들이 걸어서 가보자고 이야기가 나왔는데, 숙소까지는 유달산 언저리를 살짝 넘어가야하는 코스였다. 야식까지 먹었으니 소화도 시키고 밤바람도 좀더 쐴겸 나도 걷기를 선택했다. 멤버는 파커, 오짱, 차근님, 효묵님과 나.
목포 밤바다 ⓒ 최성우
늦은 밤 거리가 조용해서일까 택시들이 그렇게 쌩쌩 달릴 수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사람이 보이면 걸어가다가 깜짝 놀랄 만큼 경적을 크게 울려 대며 지나갔다.(차 탈 생각도 없어질 정도로 사람을 놀래켰다..)
다소 가파르게 보이는 골목길(산길이 아니다! 골목길이다.)을 올랐다. 겨울철에 눈이 온다면 차로도 오르기 힘들 경사였다. 유달산 중턱까지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는데, 최대한 조심조심했지만.. 우리의 발걸음 소리에 동네 개들을 다 깨우는거 같아 죄송스러웠다. 그 높이까지 집이 있을 줄 몰랐다. 라는 핑계를 대보며..
골목을 오르며 돌아본 목포 앞 바다와 산과 불빛들은 참 아름답고 고요했다. 피로감만 덜 했다면, 좀 더 가만히 앉아 이 공기와 시간들을 깊이 느껴보고 싶었다.
목포 앞바다가 보이는 조용한 골목 ⓒ 최성우
이미 등산을 마친거 같은데, 여기서부터 등산로였다.. ⓒ 최성우
등산로 입구를 지나니 다시 내리막으로 이어졌다. 반대편에서 유달산을 오르는 등산길로 이어진 길이었다. 오른쪽으로는 숲이, 왼쪽으로는 높은 담 너머로 학교인 것으로 보이는 큰 건물이 보였다. 도로에 닿으니 이전에도 와봤던 익숙한 도로, 그리고 원도심의 격자형 골목길이 나타났다. (이 때 어김없이 택시가 경적을 '빵!'울리며 스쳐갔다.) 원도심의 고요함을 느끼려면 굳이 이렇게 깊은 밤일 필요는 없다. 10시만 넘어도 조용한 거리, 목포역 인근으로 가면 그래도 조금 더 늦게까지 열어 장사하고 있는 점포들이 있으나, 사람이 없었다.
다시 내리막 ⓒ 최성우
고요한 거리, 시원한 공기 ⓒ 최성우
심야 등산과 산책 사이를 마치고 오니 춘화당 마당에선 승규님과 영승님, 효묵님이 맥주 한 캔을 따서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다. 모기 몇 마리의 공격을 당하고 눈꺼풀이 내려오는걸 이기지 못하고 첫 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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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도시기획자들 #공장공장 #목포시도시재생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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