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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oudocloud Mar 27. 2019

끊임없는 변화는 스타트업의 숙명!, 얼리브 워크스페이스

서울거닐다 | 기술로 공간에 적합한 UX를 디자인하는 Alliv의 실험

목차


0. 들어가며

1. 얼리브 라운지의 시작

2. 얼리브 워크스페이스

3. 운영 종료, 한계와 가능성



0. 들어가며

2019년 2월 15일 와인커넥션코리아 홍대점을 마지막으로 얼리브 워크스페이스가 2018년 9월부터 제휴를 맺어 하나씩 오픈했던 4개의 공간 모두 협약기간 종료와 함께 6개월여 간의 운영을 마무리지었다. 스타트업의 실험은 끊임없이 수정해 나가야 하기에 변화를 맞이하는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2018년 하반기 가장 자주 많이 방문했던 공간 중 하나여서 아쉬움이 컸다. 그리하여 워크스페이스에 대해서 한번 정리해보고자 한다.


1. 얼리브 라운지의 시작


1-1. 성수동에서 시작된 아이디어, 그리고 공간

성수동은 서울숲 공원과 저층 주거지 골목의 정겨운 풍경과 자동차 정비공장과 수제구두 장인들이 있는 상대적인 풍경이 (나의 눈에는) 신비롭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지역이다. 2007년을 전후하여 패션계 디자이너나 아티스트 활동이 있긴 했지만 대중들에게 크게 주목받지는 않았다. 저층 주거단지로 조용하고, '뚝섬'이라는 지명처럼 섬과 같은 동네였다. 그러던 중, 2014년 중순부터 다수의 소셜벤처 기업이 서울숲길 골목을 중심으로 모여 들기 시작했다. 그 때문에 그 골목은 '소셜벤처밸리'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대표적인 워킹 플레이스인 카우앤독(Cow&Dog, 2015.1월 입주), 크레비스파트너스 타운(Creviesse Partners Town, 2015.11월 입주), 헤이그라운드(Heyground, 2018.6월 입주)가 차례로 생기면서 성수동은 소셜벤처들의 성지가 된다.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한 인원만 500여 명이고, 성수동에서 소셜벤처에 직간접적으로 종사하는 인원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타트업 창업 초기에는 모든 분야의 전문가를 인하우스 인력으로 채용하기 어렵다. 1인 창작자, 크리에이터, 프리랜서, 노마드들의 역할도 늘어났다. 크리에이터가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공간을 필요로 했다.


*국내 코워킹스페이스 브랜드 패스트파이브 17번째 지점인 서울숲점이 KD운송그룹 신축 사옥 건물에 2019년 5월 오픈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11개층 2,000여평, 2,000여명이 입주가능한 규모로, 1개층에 소셜벤처 인큐베이팅센터를 운영해 소셜벤처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 관련기사 : 패스트파이브, 소셜벤처를 위한 인큐베이팅 센터를 보유한 17번째 '서울숲점'  


1989년생 빌딩의 겉모습과 다른 멋진 공간, 얼리브라운지를 만날 수 있다, 최성우 ⓒ


1-2. 1인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어떤 공간, 얼리브 라운지(Alliv Lounge)

서울숲 맞은편 1989년 준공한 빌딩 5층에 위치한 얼리브 라운지를 멤버십 기반으로 운영된다. 거실처럼 아늑한 소파가 있는 공간과 자리마다 콘센트가 설치되어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테이블 등 1인 크리에이터가 자유롭고 편안하게 일하고 쉴 수 있는 집을 콘셉트로 설계되었다. 미팅이 필요할 경우 언제든 사용 가능한 파스텔 톤의 방도 예약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라운지 바(Bar)와 편안한 소파가 있어 대화를 나누기 좋은 공간도 빠질 수 없다. 멤버들은 커피, 차를 언제든지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 있고, 캐주얼한 미팅도 가능하여 항상 북적인다.


얼리브 라운지의 매력은 멤버에게 제공되는 여러 프로그램들이다. 그 중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서비스는 단연 루프탑 요가다. 전용 실내 스튜디오 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것은 물론, 서울 시내에서 서울숲과 별이 반짝이는 하늘을 바라보며 루프탑에서 즐기는 요가는 흔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크리에이터들의 관심사를 반영해 유튜브 활용법, 브랜딩 전략 등의 실무에 필요한 클래스도 진행된다. 혼자 일하며 불규칙적인 생활을 하기 쉬운 탓에 자칫 챙기기 어려운 건강관리를 위한 ‘내 몸 사용설명서'도 인기가 많다. 몸의 구조를 이론적으로 배우고 내 몸의 상태를 평가해보고 각자에 맞고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제안해 주는 맞춤형 프로그램이다. 멤버들끼리 서로를 알고 갈 수 있도록 종종 라운지 런치를 운영팀에서 준비해 ‘얼리브 멤버십’이라는 끈끈한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다


루프탑 요가 클래스 진행 모습, 얼리브 ⓒ


얼리브 라운지 운영팀은 기획력과 실행력이 강하다. 2018년 5월, 초기 라운지가 운영되던 모습은 현재와 달랐다. 공간이 구획된 방을 각각 시간제로 대관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다보니 인근 회사에서 워크샵 공간으로 사용하는 수요가 많아 대관율을 높았다. 하지만 얼리브에서 기대한 이용자는 아니었다. 방향성을 재수립해 실행에 옮기고 피드백을 수렴해 유연히 대처했다. 2018년 8월부터는 1인 크리에이터(창작자, 프리랜서 디자이너, 작가 등)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콘셉트에 맞는 모습으로 자리를 잡아 현재(2019년 1월)에 이르고 있다. 곳곳에서 사용자를 위한 배려의 흔적이 느껴진다. 서울숲을 바라보며 일할 수 있는 바테이블, 집중도 있게 작업할 수 있는 방, 적정거리가 있는 작업 공간 배치, 미팅을 위한 전용 회의실 등 필요와 성향에 따라 이동하며 사용하면 된다.


과연 이 공간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는 회사는 어떤 곳일까? 라운지와 같은 이름을 쓰는 '얼리브(Alliv)'는 1인 크리에이터를 위한 주거 서비스 '얼리브 홈(Alliv Home)'과 앞서 언급한 업무를 위한 서비스 '얼리브 라운지(Alliv Lounge)'를 기획, 개발, 운영하는 기업이다. 2019년 3월 얼리브 홈이 개발을 완료해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다. 첫 번째 얼리브홈인 서울숲점은 서울시 토지임대부형 사회주택으로 개발된 사례로, 15명(남자5, 여자10)을 위한 셰어하우스이다.


얼리브(Alliv)는 젊은 창업가와 크리에이터들에게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는 서비스입니다. 얼리브는 기술혁신을 통해 임대료를 절감하여 주거문제로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더 나은 삶의 경험을 선사하려고 합니다. 얼리브는 합리적인 가격의 주거지와 자기 계발, 네트워킹을 원하는 타깃의 니즈를 파악하여 쉐어하우스인 얼리브 홈과 커뮤니티 공간인 얼리브 라운지를 동시에 구축하였습니다.

 - 출처 :  Alliv 브랜드 전략 http://inspired.crevisse.com/portfolio/alliv-branding/ 


얼리브라운지에 다녀온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기 바란다.


2. 얼리브 워크스페이스


2-1. 워크스페이스의 등장

얼리브라운지와 같은 방식으로 공간을 제공하려면, 건물을 찾는 데에 들이는 정성에서부터 어떠한 공간으로 만들지에 대한 기획, 건물 계약에 대한 비용과 월임대료, 인테리어 등 상당한 초기 비용이 발생한다. 얼리브 워크스페이스는 불필요한 자원 낭비와 초기비용을 줄였다. 또한 영업하지 않는 시간대에 펍과 레스토랑은 공간이용료를 받아 추가 매출이 발생하는 이득은 물론, 얼리브를 통해서 매장 홍보도 덤으로 하게 된다. 본 서비스는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약 25개의 카페, 펍 등의 공간과 협약을 맺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스페이셔스(Spacious)로부터 벤치마크했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커피 및 차 무제한 제공, 고속 인터넷, 다수의 콘센트, 다양한 커뮤니티 등으로 두 서비스가 거의 동일하다. 스타일리시한 레스토랑, 펍, 카페, 라운지 등의 공간에서 본래의 용도로 영업하지 않고 있는 유휴시간을 활용해서 워크스페이스는 이태원 2곳, 건대입구 1곳, 홍대입구 1곳으로 직접 운영하는 성수동의 위치한 얼리브라운지를 제외한 총 4개의 공간과 제휴해 서비스를 제공했다.


워크스페이스로 운영되는 동안 한 쪽에 옮겨져 있는 메뉴판과 소스통, 최성우ⓒ


워크스페이스는 무인 시스템으로 효율적이고 자율성 높은 공간으로 운영이 가능했다. 서울 각 지역에 있는 얼리브 워크스페이스는 QR코드 스캔을 통해 멤버임을 인증한다. 보이지 않는 게이트인 셈. 체크인 이후 공간을 향유하며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 일반적인 영업공간이 워크스페이스로 어떻게 변신이 궁금하지 않은가? 공간은 가장 작은 변화로 다른 정체성을 가지게 된다. 각 테이블마다 안내문을 올려 둔다. 안내문에는 커피, 화장실, 와이파이(Wifi) 비밀번호 등 이용방법이 자세히 적혀 있다. 셀프로 무제한 마실 수 있는 커피와 물 포트와 쟁반, 마지막으로 체크인을 위한 QR코드가 떠 있는 태블렛PC가 입구에 설치되면 끝이다.


테이블마다 이용시간, 유의사항, 와이파이 비밀번호, 화장실 사용방법 등 공간 이용에 대한 정보가 자세히 제공되는 안내판이 놓여있다, 최성우ⓒ


2-2. 4개의 공간은 어디에 있나

얼리브 워크스페이스는 어떤 공간이 있을까?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시작한 55개국에 맥주를 수출하는 대표적인 맥주 회사 중 하나인 브루독의 첫 번째 한국 매장인 이태원점, 이태원의 전통상권의 골목 구석에 위치한 어그로빌리지의 라운지바, 크래프트맥주의 강자 중 한 팀인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의 건대입구점, 싱가포르에만 7개 직영매장을 가지고 있는 세계 와인을 취급하는 와인커넥션코리아 홍대입구점이 그 주인공들이다.


(각 공간 위치를 표시한 지도 : 추후 업데이트 예정)


(1) 브루독 이태원


입구에 들어서면 한 눈에 들어오는 브루독 이태원점, 최성우ⓒ


가장 먼저 시작된 곳으로 2018년 9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같은 해 7월 매장 오픈과 거의 동시에 진행하게 된 계기 역시 브루독의 기본철학과 관련이 있다. 영국에서는 맥주 마시며 일하는 문화가 이미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와 합작회사 형태로 한국 진출을 해 이태원점이 첫 매장인 이 곳에서도 그 문화가 그대로 반영되었다. 한국 펍에서 보기 드물게 2구 콘센트가 다수 설치되어 있는 점이 놀라웠다. 일반적인 카페보다 훨씬 많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래서 워크스페이스로의 활용도가 좋았다. 다만 조도가 낮은 편이다. 사무실로 사용하는 공간보다 훨씬 조도가 낮게 설명된 점은 한 편으로는 어쩔 수 없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개인용 스탠드를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에서 제공하기도 했다.


브루독 이태원점의 워크스페이스 체험기 : https://brunch.co.kr/@cloudocloud/311


(2) 어그로빌리지 라운지바


파티룸, 게스트하우스, 레스토랑, 카페가 3개의 건물에 골고루 세팅되어 있는 어그로빌리지! 이태원 골목길 사이에 깊이 자리한 이 곳은 제법 높은 언덕 위에 위치해 이태원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도심에서 빽빽한 건물 사이에서 답답했던 숨통이 확 트이는 점이 좋았다. 내부 공간 역시 목조 지붕구조가 그대로 드러나 천정이 높고 고풍스러운 샹들리에가 설치되어 있는 등 시원한 구조이다. 개인적으로는 사색하며 아이디어를 구상하기에 좋은 장소였다.


밝고 넉넉한 공간 라운지 바, 일하기에도 편한 좌석, 최성우ⓒ


이태원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멋진 뷰를 자랑하는 라운지바, 최성우ⓒ


어그로빌리지 라운지바의 워크스페이스 체험기  https://brunch.co.kr/@cloudocloud/313


(3)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건대입구점


오크통과 목조박공지붕구조와의 조화, 얼리브ⓒ


브루펍인 어메이징브루잉 컴퍼니 건대입구점도 2018년 10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워크스페이스로 활용됐다. 브루독 이태원점과 비교하게 되는데, 사실 브루독 코리아 법인에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가 합작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비교가 크게 의미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나무로 된 거대한 오크통 바로 옆에서 일하는 색다른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면 추천하는 곳이었다. 펍의 특성상 업무하기에는 조도가 낮은 편이 사실이다. 그래서 요청시 개인스탠드를 제공한다. 이용시간이 종료하는 6시 이후부터 하루를 마무리하며 풍미가득한 와인 한 잔이나 시원한 맥주 한 잔까지 그 자리에서 바로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 바로 얼리브 워크스페이스다.



(4) 와인커넥션코리아 홍대입구점


2018년 11월 매장 영업 시작과 동시에 워크스페이스도 함께 오픈한 ‘와인커넥션 코리아'는 와인 판매샵과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곳이다. 홍대입구역 라이즈호텔(RYSE Hotel) 바로 옆 건물에 입점한 그야말로 핫한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 곳은 다른 공간들과 달리 주말에도 워크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얼리브 멤버십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두고 있다. 주중 낮시간에도 영업을 하기 때문에 공간적으로 구분되는 것이 장점이다.


와인커넥션 코리아 매장 내 워크스페이스, 최성우ⓒ


홍대 인근에 위치한 ‘와인커넥션 코리아', 얼리브 워크스페이스를 알리는 안내문을 지나 입구로 들어가니 왼편에 먼저 선반에 가득한 와인이 눈에 띈다. 와인의 유혹을 뿌리치고 레스토랑 안쪽으로 들어가면, 공간 구조상 자연스레 구역이 나뉜 워크스페이스가 있다. 상주하고 있는 얼리브 매니저의 안내에 따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체크인을 하고, 워크스페이스 사용 방법에 대해서 친절히 설명해 들을 수 있다. 운영 중반부터는 얼리브매니저가 상주하지 않고, 레스토랑 역기 영업을 하고 있는 시간이라 와인커넥션 직원분이 직접 안내해주시고, 웰컴드링크로 와인을 한 잔 권하기도 했다. 방문 당시 마셨던 와인은 부드럽게 목넘김이 좋고 향도 좋은 화이트와인이었다.(단, 업무에 지장이 있을 수 있으니 음주에 약하신 분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와인커넥션은 싱가포르 내에만 무려 7개의 매장을 보유한 브랜드로, 한국 진출의 첫 장소로 홍대 앞을 선택했다고 한다. 전 세계의 여러 종류의 와인을 취급하는 곳이니 와인마니아들에게는 물론 와인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좋은 일터이자 놀이터가 될 것 같다. 와인을 주제로 한 시음회, 각각 와인과 잘 조화를 이루는 요리클래스 등 얼리브 멤버십 프로그램으로 와인 문화에 기여할 가능성도 보였다.


월콤드링크 와인 한 잔, 최성우ⓒ


3. 운영종료, 한계와 가능성


3-1. 왜 운영이 종료되었을까?


얼리브의 공간들을 취재하면서 각기 다른 분위기의 동네, 개성이 뚜렷한 공간에서 일해볼 수 있었다. 매일 가던 사무실, 단골 카페 대신 펍, 레스토랑에서 몰입하는 경험은 무척 색달랐다. 먼저 ‘누구나 상상해봤을 사업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낸다. 사무실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벗어나 일상을 환기할 수 있다. ‘조금 더 차분한 분위기에서 작업이 필요할 때는 성수동 얼리브라운지에서, 이태원 전경을 바라보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할 때는 어그로빌리지 라운지바에서'와 같이 얼리브멤버십이면 일할 장소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2019년 2월 워크스페이스의 모든 제휴지점들이 운영을 종료했다. 왜 일까? 분명 장점이 많은 사업이었다.


브루독 이태원점에서 일하고 있는 멤버들, 얼리브ⓒ


첫째, 운영시간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오후 6시 이후부터는 본래의 공간 목적에 따라 사용된다. 이에  저녁시간에는 워크스페이스로 이용하기 어렵다. 그 자리에서 맥주를 주문하거나, 와인을 주문하면 계속해서 이용가능하긴 하다. 하지만 공간이 다른 용도로 변하면서 분위기도 바뀌게 되어 사용자 입장에서는 집중력도 떨어지고 리듬이 끊어지게 된다. 1인 크리에이터 또는 리모트워킹을 하는 사람들의 특성상 정해진 출퇴근 시간인 9 to 6 사이클이 일정하지 않다.


둘째, 사물함 등 물건 보관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은 점이다. 식음료, 요리 등을 판매하는 매장과 제휴를 맺어 운영되기에 보관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다. 추가적인 협약을 맺어 매장 내에 사물함을 설치하거나 지역별로 거점 보관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장기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있을 때 취할 수 있는 방법이다.  


셋째, 프리랜서로 일하는 1인 크리에이터, 작가, 기획자의 수가 적다. 프리랜서 코리아에 따르면, 2018년 1인 창업 및 프리랜서는 전체근로자 중 약 9%에 이른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47%에 육박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한 힙합 공간에서 일하기를 원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곳은 놀러가기에는 좋지만, 일하는 곳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그래서 선택의 피로감을 줄이고 안정감을 느끼는 집 앞의 스타벅스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넷째, 얼리브의 브랜드와 서비스가 대중들에게 좋은 서비스로 인식되기 전에 무리한 확장이 아니었나.. 하는 점이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낯선 동네에 방문하거나 집 근처에서 일을 할 때 익숙하고 실패확률이 적은 스타벅스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얼리브라운지는 성수동만의 커뮤니티가 있어 고객이 라운지로 집중되는 반면, 다른 지역에 위치한 워크스페이스는 고객의 접근률이 떨어졌다. 외딴 섬처럼 하나의 워크스페이스라는 하드웨어만으로는 부족했던 것 같다. 커뮤니티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3-2.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대되는 서비스


“공간에 기술을 더하여 적합한 UX(사용자 경험)를 제공하고자 하는 얼리브”


얼리브에서 추구하는 방향은 공간과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에게 합리적이고 적합한 경험을 제공하는데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고 놀라운 경험은 얼리브라운지 출입문을 여는 방식이었다. 얼리브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에 등록되어 있으면(멤버 및 일일 체험권 소지자 포함) 자동으로 생성되는 QR코드를 인식해 문이 열리고 출입이 가능하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만남이었다. 시간제 차량 공유 서비스 쏘카(SOCAR)를 이용할 때, 앱을 통해 자동차 문을 처음 열었을 때의 충격(놀라움)이 떠올랐다. 매니저의 설명에 의하면 어려운 기술은 아니라고 했다. 한참 프로젝트 리서치 중이던 주택에 ICT, IoT가 적용된 사례를 찾고 있는 와중에 하드웨어와 IT 소프트웨어가 호환되는 사례를 만나게 되어 흥분했던 것 같다. 2018년 하반기 카카오페이가 QR코드를 활용해 오프라인결제를 진행하는 방식을 전면에 내세우며, QR코드를 다시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이미 중국에서는 카드보다 훨씬 대중적으로 두루 사용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2000년대 초, QR코드가 처음 등장했을 때, '세상을 바꿀 기술'이라고 전문가들이 이야기했지만,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했던 것은 실제로 적용할 모델이 없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워크스페이스 입구에 비치된 QR코드 체크인 도구 : 태블렛 PC와 안내 표지판, 최성우ⓒ


아이디어와 기획을 통해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만들어 가는 얼리브! 공간과 기술을 바탕으로 1인 크리에이터들이 자유롭고 편하게 일하고 먹고 지낼 수 있는 서비스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얼리브! 앞으로 어떠한 기술 혁신과 공간을 결합하여 사용자들의 경험을 증대시켜줄지 궁금하다. 뿐만 아니라, 크리에이터들의 다양한 관심사를 반영하고 인사이트를 위해 멤버십 프로그램을 강화하면서 커뮤니티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 사람들이 모여 있느냐가 좋은 커뮤니티인지 아닌지 판단하게 되기에 적절한 방향으로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방향으로 서비스가 나아갈지 모르겠지만, 내 집 앞에 쉽게 갈 수 있도록 얼리브 홈과 연계되어 얼리브 라운지(워크스페이스)가 동네마다 자리해 크리에이터들의 스타벅스로 자리잡길 기대해본다.



(커버 사진 : 브루독 이태원 워크스페이스 유저를 위한 머그컵, @181017, cloudocloud)


*이 글은 스페이스클라우드 도시작가 1기(2018.10~12)로 활동하며 작성되었습니다.

#스페이스클라우드 #도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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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최성우 | cloud.o.cloud
동네를 거닐며 공간과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지역을 탐구하는 Urban Context Explo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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