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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oudocloud Feb 04. 2023

마음이 투영된 또다른 실체

읽다 '마음의 실루엣' - 정은용 지음


ⓒ 2023. 최성우

‘마음의 실루엣 Silhouette of mind’ - 그림자책

저자 _ 정은용(우주)
출판사 _ 독립출판
초판발행일 _ 2023.01.11
구입일 _2022.12.15 (텀블벅 펀딩 예약)
읽은기간 _2023.01.31
감상


겨울이면 집안 깊숙하게 들어온 햇살을 통해 온기를 느끼게 된다. 여름날 강렬하고 뚜렷한 빛과는 다른 먼지마저 멈춰, 마치 세계의 사이에 있는 듯한 순간의 공기를 좋아한다. 햇살이 사물과 만나 윤곽을 이루고 있는 형상, 그림자다.


햇빛을 만난 무언가는 그림자를 이루면서 더 입체적이 된다. 그 깊이감에 나는 감동을 느낀다. 우연히 알게 된 은용님이 어느 가을부터 2,574일간 담아낸 '순간'의 이야기가 궁금해 책을 들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스르륵 넘기다 한동안 멈추다를 반복했다. 그렇게 그 장면 속에 들어갔다가 다시 페이지를 넘겼다.

블루스타펀과 아침 햇살이 만나는 순간을 좋아한다. ⓒ 2023. 최성우


문장들


"이 기록은 마음을 쓰다듬은 흔적들" -121p.


"신이 나서 들썩거리는 나에도, 시니컬에 휘감기는 날에도 나는 여전히 나일 것이다." -118p.


"'텍스트를 눈으로 읽는 것을 넘어 입으로, 귀로, 몸으로 읽어보자.' 말 그대로 온 감각을 사용해 텍스트와 텍스트를 둘러싼 것들을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채워보는 경험을 하고 싶었다." -99p.


"관계 앞에서 손해를 따지는 버릇이나 상처받기 전에 미리 벽을 세우는 습관으로는 피로감만 늘어날 뿐, 연결의 욕구는 건강하게 채워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95p.


"말과 말 - 사라지는 노랫말인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내 손에 들린 편지 뭉치 같달까." -77p.


"어떤 공간을 기억하고 아끼는 마음을 갖는 건 경험으로부터 온다. 감각해야만 경험할 수 있으니, 그렇다면 공간은 곧 감각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까." -47p.


"색깔 없는 사진에서도 꽃잎 색이 눈에 선한 것처럼" -43p.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역사, 어떤 기억들이 계속 이어지게 하는 일은 분명 가치 있다. 지역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영영 없어지지 않게 붙잡아주는 닻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32p.


"파랑새극장에 연극 보러 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다섯 살의 나, 건물 전체를 바지런히 돌아다니며 커뮤니티를 만들던 스물여덟 살의 나, 그리고 공간을 멋진 경험으로 가득 채워보려는 서른두 살의 나. 계단참에도, 극장 무대에도 나의 기억들이 촘촘히 스며있다." -31p.


"나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다른 이의 생각과 마음에 다다르는 날이 많아질수록 이야기를 완성하는 '마침내, 마침표'의 시간을 기다렸다." -20p.


*‘문장들’의 문장은 ‘마음의 실루엣’ 본문을 그대로 옮긴 것임을 밝힙니다.


들여다 보면 또다른 면을 발견할 수 있다. ⓒ 2023. 최성우 (표지사진 동일)


2023년 2월 2일 쓰다.

#독서 #기록 #그림자 #마음의실루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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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 최성우 cloudo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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