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조각모음집 2024년 2월 여행
글&사진 최성우
당분간 춘천행이 잦을 것 같다. 그 이유는 차차 설명하기로 하고, 춘천에 있는 다양한 장소들을 만나보고 싶어 기회가 될 때마다 찾아 다니고자 한다. 독특한 모습을 했거나 맛있는 음식과 커피가 있는 곳을 혹시 아시는 분은 추천해 주시면 더욱 기쁘겠다.
춘천가는 기차에 오르기 전, 오늘 점심은 무얼 먹으면 좋을까? 일전에 닭갈비를 몇 번 먹었다. 3군데 식당을 갔었는데, 맛이 있고없고를 떠나서 춘천갈 때마다 닭갈비를 먹을 순 없지. 그렇게 발견한 식당이 바로 '돈'이다. 집에 있으면 한상 차려서 먹는 일이 줄어들다보니 집밥스러운 메뉴를 찾게 된다.
'돈'은 소양강이 북한강으로 합쳐지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높게 쌓인 뚝방길 너머에 레고랜드로 향하는 춘천대교와 삐죽 올라와 있는 구조물이 아른아른 보인다. '레고랜드, 언제 한 번 가봐야지.'라는 생각을 하며 날씨가 조금만 더 따뜻해지길 기다린다.
식당 메뉴는 보름 정식과 고사리 정식이 있는데, 고사리 정식은 미리 40분 전까지 예약을 해야 해서 우리같은 사람들에겐 단일 메뉴나 마찬가지다. 추가 반찬으로 고등어구이, 제육볶음이 있으나 정식에도 포함되어 있다. 정식에는 반찬이 많이 나오는 편이라 좋다.
▼집밥한상차림 돈
메뉴 : 보름정식 11,000원 (2인부터 주문 가능)
위치 : 강원도 춘천시 신흥길 9-1 (우두동 1053-5)
운영시간 :
월~금 11:30am ~ 07:00pm(브레이크 2:30~5pm)
토 11:30am ~ 03:00pm
일요일 휴무
전화 : 033-256-0508
자~ 밥을 먹었으니 커피 한 잔 해야겠지? 인스타그램을 통해 몇 해 전부터 기억하고 있던 카페가 생각났다. 네이버 지도에 핀을 꽂아 두었다구! 머릿속에 아직은 춘천의 지도가 그려지지 않아 어색한 거리, 이번에 가보기로 한 곳은 카페 모요다. 강원도청 앞에 위치해 있었다. 도청이 옮길 예정이라는 소문을 들은지 꽤 오래 전인거 같은데, 쉽게 이전하기는 어려운 것인가보다. 대구광역시에 자리해 있던 경상북도청도 이전하는 데에 한참이 걸렸던 것으로 보면 말이다.
1970~80년대 지어졌을 것 같은 단층 건물, 전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궁금해 지도앱을 켜서 확인해 보니 식당이더라. 2010년 사진이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예전 모습이었다. 싱겁지만, 거기까지 가벼운 궁금증을 해결했다.
도로면을 따라 건물 매스를 만들다보니 사다리꼴 형태로 되었나보다. 앞면 삼각형을 셋백(set back)해 바로 카페 내부로 들어오지 않고 여유 공간을 확보했다. 날씨가 따뜻할 때나 잠시 바깥에 앉을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생긴 것. 어떤 공간과 공간 사이에 전환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기에 좋은 방법인 것 같았다.
내부 공간은 화이트 큐브 안에 파스텔톤 제작 가구들로 포인트를 주었다. 옛 건물의 타일이 부서진 외관과 대조를 이루며 딱 필요한 가구들로만 두고, 여유 공간을 두어 넉넉한 기분이 들었다. 가구의 톤도 밝아 더 넉넉한 마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내부 공간에 들어오자 앞서 이야기한 도로와 출입문 사이의 여유공간을 둔 이유를 확실히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바깥을 바라보다가 뜬금없이 세워져 있는 누각이 눈에 띄었다. 강원도청 앞에 있다는 건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확인해 보니, 본래 춘천 관아 건물 문소각 앞에 세워져 있던 문루로, 현판에 써 있다시피 조양루이다. 문소각은 1916년 화재로 소실되었으나, 조양루는 1908년 우두산으로 이전되어 그 화를 면했다고 한다. 6.25한국전쟁때에 일부 부서진 것을 수리해 현재 위치이자 조선 시대에 세워졌던 본래 위치로 돌아온 것이 바로 이곳이라고 한다.
▼카페 모요
위치 : 강원도 춘천시 모수물길 7-1 (요선동 1-2)
운영시간 :
월~금 8:00am ~ 06:00pm
토 10:00am ~ 06:00pm
일요일 휴무
IG : https://www.instagram.com/cafe_moyo/
폐교를 활용해 지역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싶단 아이디어만 가지고 춘천 지역의 폐교를 돌아본 적이 있다. 그때 리서치를 하면서 찾아낸 오월학교. 함께 스터디하던 효웅님과 한도리와 함께 왔었던 기억이 있다. 돌아본 결과, 문을 닫은 많은 분교들은 기존 건물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채 수련원 또는 캠핑장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운동장에 구획을 해 텐트를 설치해 놓은 모습도 있었다. 답사를 다녔던 당시, 2~3월이었기때문에 캠핑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는 없었다. 그 이후 본격 캠핑이 유행하고 전문적인 사이트들이 시설을 잘 갖추고 난 후, 그곳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오월학교에 갈 적에는 그런 생각에까지 미치지 못했는데, 궁금해졌다. 확인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숙소와 목공소와 카페와 캠핑까지 경험할 수 있는 오월학교를 오랜만에 찾았다.
매번 찾아갈 때마다 국도에서 마을로 가는 길로 빠지는 걸 놓치곤 했다. 이번에도 슬쩍 지나쳐버렸고, 다른 길로 갈 수 있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그 도로는 여전히 게이트로 막혀 있었다. 자세히 사진을 다시보니 "동절기 상습 결빙 구간"으로 통행을 제한한다는 문구가 있었다.
어랏? 도대체 어디로 가는거지? 내비가 잘못된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믿고,(처음 방문할 때 나의 마음이었다.) 오월리 마을 맨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길 끝까지 가면 오월학교에 도착한다.
오월학교의 본관은 스테이존과 카페존으로 나뉘어져 있다. 스테이존은 예약한 고객에 한해서만 접근이 가능하다. 정문은 같되 방문객에 따라 좌우로 동선이 나뉘는 것이다. 스테이 고객을 위한 라운지는 유리벽으로 처리해 시선이 차단되지 않아 좋았다. 숙소 예약을 한 건 아니기 때문에 왼쪽으로 돌아 음료를 주문하고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학교였을 적의 모습이 상상이 되는가? 시원하게 확 트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스틸프레임 구조가 벽면과 지붕을 받치고 있는 목구조 사이로 보인다. 투박하지만 오래된 나무들이 풍기는 멋이 있다. 개인적으로 나무를 많이 쓴 공간을 좋아해서 지붕을 계속 바라보게 된다.
▼오월학교
위치 : 강원도 춘천시 서면 납실길 160 (오월리 286-2)
운영시간 :
월~일 11:00am~08:00pm
IG : https://www.instagram.com/cafe_owolschool/
H : https://owolschool.co.kr/mayschool/
전화 : 033-253-2111
춘천에서 서울로 돌아가는 길, 어느새 저녁시간이 되어 버려 저녁까지 먹고 가기로 했다. 생각난 메뉴는 겨울이지만, 막국수. 춘천은 아니지만, 가평에 있는 금강막국수. 2016년 성수동 서울숲길 식구들과의 여름 피서에서 돌아오는 길에 갔던 추억이 있는 곳이다.
담백한 메밀의 향과 호로록 넘어가는 면발, 녹두전을 할까, 메밀전을 할까 고민 끝에 이번에는 메밀전을 선택! 그사이 테이블마다 미니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시골스러움이 한층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맛있었다. 막국수를 끝으로 이번 춘천행은 일단락되었다.
▼금강막국수
위치 :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음동길 23 (위곡리 936)
운영시간 :
월화목금토일 11:00am ~ 08:30pm
수요일 휴무
전화 : 031-584-8387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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