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loudocloud Mar 31. 2024

30일 | 작정 시무식

월간 조각모음집 2024년 1월 여행 | 생일이니까 제주 #2

글&사진. 최성우 

회사 다닐 적에는 생일이 오면 가능한 연차를 썼다. 어떤 거창한 이벤트를 하지 않는다. 다만, 이 날을 기점으로 다시 환기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겨울의 제주를 가고팠다. 마침 2월 1일, 한라산 백록담을 오른다는 승한 님의 계획을 알게 되었고, 설산이 궁금했던 차에(약 2주 전이었던가) 등반 예약을 바로 하고 비행기와 숙소는 직전에 예약을 완료하고 떠난 1월 30일부터 2월 1일까지, 삼일간의 이야기다. 


작정과 완주

(주)작정은 송효웅, 김초롱 공동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도시재생, 참여형 디자인 컨설팅 회사다. 도시재생, 마을공동체, 커뮤니티디자인의 실무를 쌓으며, 한 지역에 정착해서 당사자의 입장에서 오랜 기간동안 꾸준히 지역 재생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졌다. 2022년 봄, 완주 살이 프로그램을 통해 부부가 함께 귀촌 경험을 쌓았고, 2022년 하반기 본격 귀촌 후, 2023년부터 4개 객실, 복층형 숙소인 다음스테이 운영을 중심으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워케이션 in 고산, 고봉밥 프로젝트 등이 있다. 


고봉밥 프로젝트는 여행자들이 먹고 자는 것을 넘어 이 지역을 많이 알고 느낄 수 있도록 돕고자 숙소와 함께 여러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완주로 귀촌한 청년들이 함께 여행자와 지역민이 함께 북바인딩(종이를 실로 꿰매 책을 만드는 작업), 막걸리 시음, 시골길 산책, 만경강 자전거 라이딩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완주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고 나아가 숨은 매력을 발견해 보는 것.   


다음스테이 객실 내부 ⓒ Sungwoo Choi

▼ 다음스테이 예약


▼ 다음스테이 in 완주

위치 : 전북 완주군 고산면 송학길 10 2층(성재리 157-3)
전화 : 0507-1391-5696
IG : https://www.instagram.com/next_stay_wanju


▼ 주식회사 작정 웹페이지  



왜 시무식인가? 

시무식(始務式)이란, 새로운 한 해 업무 시작을 알리는 연례 행사를 말하는 것으로, 비전 및 한해 계획을 선포하는 행사를 진행하거나, 기업에 따라서는 시상식, 축하공연을 진행하기도 한다. 

왜 시무식이라고 이야기 하냐면, 효웅님의 완주 살이 사전 답사에 동행하기도 했고, 작정의 프로젝트를 팔로잉하며 이야기나누고 있다. 2023년 1월, 고산면 숙소를 세팅하고 있던 중 완주로 다시 한번 향했다. 마침 1월이어서 시무식이라며 서로 웃었던 기억이 있다. 


아래는 2023년 완주에서 만난 공간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데! 2024년도 우.연.히. 일정이 맞아 1월에 만나게 된 것이다. 연례행사처럼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잘 됐지. 업무에 대한 이야기는 이곳에 구체적으로 남기지는 않는다. 계획이 실현된 이후에 공유하는 것도 늦지 않으니까. 


제주에서 작당하기 위해 만난 장소들

흑돼지 전문점, 초풍

제주에 내려오기 전날, (이번에도 우연히다.) 구독중인 유튜브 채널을 훑어 보다가 마주한 '성시경의 먹을텐데'. 제주시 쿨 이재훈씨가 추천하는 흑돼지 전문점과 성시경씨의 단골집 해녀의집 식당이 등장했다. 그래서 저녁 메뉴를 흑돼지로 결정했다. 두 사람이 추천한 장소는 모두 제주시, 제주 북쪽에 있었기 때문에 현재 위치, 남쪽 서귀포 안덕 사계에 있던 우리는 다른 경로로 추천을 받은 서귀포 중문에 위치한 '초풍'으로 향했다. 


주차장에서 보이는 한라산, 비구름에 정상부는 보이지 않았다. ⓒ Sungwoo Choi


비가 내린데다가 바람까지 불어서일까 서울에 비하면 높은 온도임에도 무척 쌀쌀하게 느껴져 차에서 내려 식당으로 향하는 몇 안 되는 걸음에도 옷깃을 꼭 붙들게 되었다. 식당입구에 들어서자 식육점과 박물관의 어느 중간 지점처럼 육고기가 전시되어 있었다. 왠지 식육점보다는 전시장에 가까워 보여서 왠지 모를 어색한 감이 있었다. 오른쪽으로 돌아들어가자 메인홀이 보였다. 넓은 공간에 비해 테이블도 그리 많지 않고 실내는 쾌적했다. 


입구를 들어서면 보이는 숙성중인 흑돼지고기 ⓒ Sungwoo Choi


흑돼지 근고기(삼겹살+목살)와 김치말이국수, (왠지 주문해야할 것 같아서) 멜젓볶음밥을 주문했다. 사진으로 담지 못했지만, 밑반찬들도 잘 나왔다.


멜젓볶음밥, 근고기 한 쌍, 김치말이국수 ⓒ Sungwoo Choi


문득 초풍으로 달려오던 길에서 무수히 많은 흑돼지 전문점들이 보였던 게 떠올랐다. 예전에 왔을 적엔 국도(중문서로)변에 이렇게 많은 가게가 있진 않았던 것 같은데, 어느 도시이든 교외 도로를 달리면 볼 수 있을법만 철골구조 건물의 규모있고 깔끔한 식당들이 많아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하튼 두 분과 이야기나누며 즐거운 저녁식사를 마쳤다. 

 

▼초풍

위치 :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로 86(중문동 1379-1)
운영시간 : 
  월~일 11:00 am ~ 11:00 pm (입장 마감 05:00 pm)
전화 : 0507-1391-1959
IG : https://www.instagram.com/chopung_jeju/


마노커피하우스

술 한잔 기울이기보다는 커피 한 잔 마시기로 했다. 그러고보니 오늘 하루 커피를 한잔도 마시지 못한 상태였다. 열흘동안 서귀포에 있으면서 자주 들렀다는 카페로 안내해 주셨다. 일찍 닫는 곳이 많은 제주에서 귀한 곳이었다. 8시반까지 운영하시다니! 


마노커피하우스 입구 ⓒ Sungwoo Choi


내부로 들어가니 홀이 확 트여 있지만, 시선이 분산되지 않고 차분하게 안정된 느낌이었다. 바깥이 모두 어둡기 때문에 더욱 집중되는 경향이 있을 수도 있다. 낮시간은 어떨지 궁금했다. 띄엄띄엄 테이블 한 자리씩 차지하고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손님들이 많아 혹여 방해가 될까 조용히 이야기하게 되었다. 


앉은 테이블에서만 촬영해 내부 공간사진은 이것 뿐 ⓒ Sungwoo Choi


메뉴판에서 '오늘의 스페셜티'로 골랐다. 효웅님의 커피는 기록에 남기지 못했고, 초롱님은 제주가 그린라떼를 선택하셨다. 커피가 나올 때마다 스페셜티커피에 대해서부터 농장과 품종, 커피의 뉘앙스 등 매우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정보량을 한꺼번에 접하느라 나의 감각이 놀랐달까. 

 

브루잉커피와 제주가 그린라떼 ⓒ Sungwoo Choi

차분히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분에게도, 커피를 즐기고자 하는 분에게도 한번 가보시라 이야기하고 싶은 곳이다. 


하루의 반을 제주에서 함께 산책하고, 답사하고, 음식을 나누고 작정의 발걸음을 응원하며 시무식을 마치고, 진짜 2024년을 시작한다. 


▼마노커피하우스 

위치 : 제주도 서귀포시 천제연로188번길 6-6(중문동 2121)
운영시간 : 
  월~일 09:00 am ~ 08:30 pm 
전화 : 0507-1381-7373
IG : https://www.instagram.com/mano_coffee_house/


(제주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계속 된다)

written by cloud.o.cloud

이전 07화 30일 | 생일이니까 제주 갈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