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맞지 않는 궁합

부부의 환상 연애

by 비단구름
젊은 연인이 있었다. 두 사람은 꼭 남매처럼 잘 어울렸다. 두 사람을 본 지인들은 두 사람을 보고 남매 같다고 달콤한 말들을 해주었다. 사랑하는 두 사람은 결혼하기로 약속했다. 남자의 어머니가 두 사람의 궁합을 보았다.

점쟁이가 말했다.

“두 사람은 상극입니다.”

청천벽력 같은 점쟁이 말을 듣고 어머니의 표정이 굳어졌다. 집념이 강한 남자는 어머니를 모시고 다른 점집을 방문했다. 한참을 사주 판을 들여다보던 점쟁이가 말했다.

“어머니, 두 사람은 다시없을 인연이에요. 두 사람이 안 맞아도 너무 안 맞아. 마치 하늘과 땅처럼.”

“네? 그게 어째서 좋은 거예요?”

어머니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바싹 긴장한 남자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어차피 좋게 풀이해 주는 점쟁이를 만날 때까지 궁합을 볼 작정이었다.

“너무 안 맞아서 서로 건드리질 않아. 하늘과 땅처럼 달라 애초에 부딪치질 않아. 너무 좋은 궁합이야.”

어안이 벙벙했지만 어머니는 결혼을 승낙했다. 남자는 입이 귀에 걸렸다. 부딪치지 않는다니, 이보다 좋을 순 없는 거였다. 점이란 것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다. 어떤 운명이라도 풀이하기 나름이고 생각하기 나름이다.




이해가 안 될 때 그는 실소를 터뜨리고

나는 따진다.


화나는 상황에서 그는 실소를 터뜨리고

나는 화낸다.


맞는 게 하나도 없다.


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그는 아이스 라테를 주문한다.


내가 아이스 라테를 주문하면

그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안 맞는다, 안 맞아.


안 맞아도 너무 안 맞아서 좋다.


바꿔 먹을 수 있으니까.


나는 그가 좋아하는 클래식 영화가 너무 재밌어서 깜짝 놀랐고

그는 내가 좋아하는 느끼한 까르보나라의 고소함을 알아버렸다.


먹을 땐 맛있지만 상극인 조합 중 하나가 토마토와 설탕이다.

설탕은 토마토의 B1 흡수를 방해한다.


우리는 점쟁이의 저주 같은 예언처럼 서로를 반사하고

서로의 개성을 흡수하지 않는 토마토와 설탕 같은 연인이다.


하지만 설탕에 절인 토마토를 먹는 순간만큼은 행복한 것처럼

함께 있으면 어째서인지 달달하고 행복하다.


함께 있어 행복하다면

우리도 모르게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2본문.jpg 카페 인경 화이트하우스, 철원, photo by 비단구름

카페 인경 화이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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