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에 가면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접힌다.
내 책이 진열되어 있는 설레는 상상은
용모와 자태를 뽐내는 어지러운 아찔함을 마주한다.
교보문고에 가서
작가?
별 거 아니네,
내가 이 사람들보다 잘 쓸 수 있겠는 걸, 이라고
외치는 사람 있을까.
교보문고는 나에게 독자로 살아라,라고 허황된 망상을 에둘러 타이른다.
세련된 신사의 얼굴을 하고선.
도서관에 가면
소리 없는 책들의 지긋한 응원을 받는다.
너를 위한 자리도 있다고
이름 없는 작가들의 조용한 지지를 받는다.
옆 자리 내어 주겠다는
고독한 영혼의 묵직한 보살핌을 받는다.
자애로운 독자의 얼굴을 하고선
두려워하지 말고 기죽지 말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라는 속삭임에
용기를 얻은 나는 나의 이야기를 꺼내본다.
자리가 없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