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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단구름 Jun 14. 2024

등록한지 20일 만에 헬스장이 폐업했다_4.

5월 26일~5월 27일 식단&운동&체중 변화

확실하게 빠지고 오래 유지하는 슬로우 다이어트

5월 다섯째 주(5월 26일~5월 31일) 체중 변화:

68kg ---> 67.4kg (0.6kg 감량)     

 

다이어트 시작부터 체중 변화(5월 2일~5월 31일):

69.5kg----> 67.4kg (2.1kg 감량)

531일까지 감량 목표: -1.6kg(목표 달성!)          






526일 일요일      


아침:

스크램블드에그 오픈 샌드위치,

참외,

콘트라베이스 저칼로리 라테     


점심:

순대국밥     


저녁(18시 이후):

닭 한 마리 칼국수   



스크램블드에그 오픈 샌드위치, 참외, 콘트라베이스 저칼로리 라테


순대국밥


닭 한 마리 칼국수


 



  

운동 1. 스트레칭

운동 2. 도보 20     





     

아침 공복 체중.. 68kg  





527일 월요일      


아침:

꿀호떡과 크림 단팥빵 1/2,

아메리카노     


점심:

장어 무생채 냉칼국수,

그리고 크림 단팥빵 1/2     


저녁(18시 이후):

안 먹음      


*크림 단팥빵 칼로리: 240g / 798kcal

                             1개(80g) / 266kcal


*꿀호떡 칼로리: 513g / 1476kcal

                      1개(57g) / 164kcal      



꿀호떡과 크림 단팥빵 1/2, 아메리카노


장어 무생채 냉칼국수






운동 1. 모닝 스트레칭


운동 2. 도보 30


운동 3. 헬스

           러닝머신 40, 190kcal

           아령(덤벨) L3kg / R3kg  103세트 + 3세트

           자전거 15, 172kcal

           파워 벨트 마사지

           거꾸리

            *362kcal      








아침 공복 체중.. 68.7kg      



살 되게 안 빠지네?   


   

◉ 양심 있는 헬스장

      

일정한 시간에 헬스장에 가다 보니, 마찬가지로 일정한 시간에 만나게 되는 회원님들이 계시다. 탈의실에서 종종 마주치다 보니 자주 보는 몇몇 회원님들과는 눈인사를 나눌 정도의 안면을 트게 되었다.


매일 만나는 사람인데, 밥을 한 번 먹은 사이는 아니고, 커피 한 번이라도 마신 사이도 아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자주 보게 되는 사람과 눈을 마주쳤을 때, 홱, 하고 고개를 돌려버릴 수 있으면 깔끔하련만, 아주 살짝, 티가 나는 듯 마는 듯, 씽긋, 미소라도 지어 보인다.  


간혹 어떤 사람에게서 '나한테 말 걸 필요 없어, 아는 체도 할 필요 없어, 나는 불필요한 관계를 맺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돌멩이 같은 사람이니까' 하는 강렬한 포스가 느껴지는 경우를 제외하곤.


하지만 돌멩이 사람의 단단한 마음을 존중해 주려고 모른 척해도, 눈인사까지는 아니더라도, 결국은 돌멩이와도 정을 나누게 된다. 나는 어지간한 사람은 쉽게 말을 붙이는 만만한 얼굴이니까.


운동을 하기 위해 모인 자리라 긴 대화를 나누지는 않는다. 운동복을 갈아입을 때, 운동하고 나서 샤워를 마치고 옷을 입을 때, 바지런히 왔다 갔다 하며 “오랜만에 나왔네.” “며칠 안 보이더니.” 와 같이 짧고 무심하게 근황을 주고받는 정도의 가벼운 대화들이 몇 차례 왔다 갔다 하는 게 전부다.


요 며칠은 대화의 주제가 D 헬스장의 폐업 소식과 D 헬스장에서 연계한 A 헬스장에 대한 정보가 주를 이룬다.


씻고 나오니 벌써 몇몇 회원님들이 새로 옮겨 가야 하는 A 헬스장에 대해 언급하고 계신다. 아까 자전거 타면서 보니 남성 회원님들도 뒤편의 기구 앞에 세 분 정도 모여서 새로 옮기는 A 헬스장 얘기하고 계시던데.


다들 신기하리만큼 알고 싶어 하신다. 여기 계신 회원님들은 어떻게 할 것인지. A 헬스장으로 옮길 것인지. 그만 둘 것인지.


그저 운동하기 위해 우연히 모였을 뿐인데, 깊은 대화를 나누는 사이도 아닌데, 왔다 갔다 하면서 안면만 텄을 뿐인데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우리 안에 속한 나는) 이 소소한 공동체 속에서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지, 모두들 서로의 의중을 조심스럽게 확인하며 (우리 안에서) 안정감을 찾고 있다.

           

회원님들의 정보력과 행동력 덕분에 중요한 정보 몇 가지를 추가로 확인하게 되었다.


1. 새로 옮겨야 하는 A 헬스장엔 사람도 기구도 엄청 많다는 것.


2. A 헬스장은 기구 간의 간격이 D 헬스장에 비해 다닥다닥하다는 것.


3. 기구도 많고, 넓고, 기구 간 간격이 널찍널찍하고, 비용도 근방에서 가장 저렴한  D 헬스장에 회원이 적은 이유는 기구가 최신식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


4. 헬스장이 잘 되려면 최신 기구가 많아야 된다는 것.(그런데 최신 기구가 뭔지? 가만히 서 있으면 기구가 알아서 팔다리를 흔들어주고 몸을 막 움직여주나?)


5. D 헬스장의 월 임대료 조정이 잘 안되었다는 것.


“이 넓은 데 누가 들어와?”

어느 회원님이 물으시자 곧장 누군가 걱정 같은 대답으로 받았다.

“여기 주인도 그렇지 당장 6개월만 월세 밀려도 그게 얼마나 손해야?”


회원님들의 대화는 이제 건강 분야에서 막 경제 분야로 들어간다. 어지간한 집중력 아니면 널뛰는 맥락을 놓치기 딱 좋은 의식의 흐름대로 마구 이어지는 대화들.


좁은 탈의실에서 마침 내 옷장 주변에 모여계시는 회원님들 틈에서 비켜 달라는 말도 못 하고 조용히 듣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나인데 듣고 있는 것만으로 반절은 대화에 참여하고 있는 셈인지 별안간 어느 회원님이 동조를 구하는 눈빛으로 나를 보며 말씀하신다.


“이렇게 넓은데 쪼개서 내놓겠지. 주인이 한 명이 아닐 텐데.”

나는 그럴지도, 하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회원님들의 대화는 이어졌다.


“근데 여기 정말 양심 있어.”

“그러게요.”

불쑥 들어온 '양심 있다'는 말에 회원님들이 모두 맞장구를 친다. 나도 고개를 끄덕인다.


“저번에 F 헬스장 기구도 최신이라고 광고하더니 돈만 먹고 6개월 만에 날랐잖아.”

어느 회원님 경험담에 듣고 있던 회원들 눈이 동그래진다.


“소송을 하네 마네, 모이라 몇 번 하더니 흐지부지됐어. 남은 돈 하나도 못 돌려받고. 여기는 정말 양심적이야.”

“맞아요. 옆 지점으로 옮기면 남은 기간 두 배로 해준다 하고, 다른 헬스장도 알아봐 주고. 이런 데가 어딨어.”

“옮기는 헬스장도 좋은 데로 알아봐 주고. 자기는 얼마 남았어?”

“나? 나는 한 열 달 남았지.”

“아휴, 좋겠네. 나도 진즉에 더 끊어 놓을걸.”


“아무튼 여기 진짜 양심적이야.”

“그러게. 말이야. 양심적이야.”

“정말 다행이에요.”

“맞아. 맞아.”


회원님들의 대화는 윤리로 마무리되었다.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 양심의 긍정적 어감을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것 같다.


“너는 양심도 없냐?”라고 누군가를 힐난할 때나 “저 사람은 정말 양심도 없어.”라고 분풀이를 하는 경우는 종종 보았어도, “저 사람 정말 양심 있어.”라고 긍정적으로 말하는 것을 정말 오랜만에, 양심이란 어휘의 사용처를 잊고 지낸지 오랜만에 들었다.      


제아무리 별 난 것 같고,

혼자만 똑똑한 척해도,

말없이 듣고 있어도,

하자는 대로 따르는 것 같아도,

띠동갑 이상 나이차가 나도,

하는 일은 제각각이어도,

보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보편적 가치와 책임감에 대한 상식은 놀라우리만큼 비슷한 구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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