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단구름 Jul 09. 2024

토요일에도 사람들은 땀을 흘리고 있다.

6월 15일 식단&운동&체중 변화

◉ 확실하게 빠지고 오래 유지하는 루틴 다이어트

6월 둘째 주(6월 9~6월 15체중 변화:

66.7kg ---> 67kg (0.3kg 증가)

다이어트 시작부터 체중 변화(5월 2~6월 15):

69.5kg----> 67kg (2.5kg 감량)

※ 6월 30일까지 감량 목표: -3.2kg(순항 중!)        





       

◩ 6월 15일 토요일      



 ◉ 주말 목표 1. 주말 저녁 과식하지 않기(제발 소식!!)

                   2. 먹었으면 움직이기(눕지 않기)

                       3. 68kg 찍지 않기     



아침

하울 정식

리코타 발사믹 샐러드

사과

우유+요거트


점심

밥과 반찬(소갈비찜 등)

*소갈비찜오징어초무침무생채오디 주스


간식

연유 콜드 브루


저녁(18시 이후): 

팟타이 



하울 정식, 리코타 발사믹 샐러드, 사과, 우유+요거트


소갈비찜, 오징어초무침, 무생채, 오디 주스


팟타이






운동 1. 도보 30


운동 2. 모닝 스트레칭


운동 3. 헬스

          러닝머신 40, 170kcal


운동 4. 도보 120분 







아침 공복 체중.. 67kg      



치킨과 오징어초무침과 모둠전을 먹은 결과가 이렇게 바로 확실하게 보이는구나. 

다이어트 식단과 체중을 기록하기 전에는 체감하지 못했던 음식 섭취와 활동과 체중의 상관관계. 


늘 언제나 많이 안 먹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가만 보면 은근히 자주 많이 먹고 있었어. 


다이어트 일지를 쓰니 몇백 그램의 체중이 늘고 주는 것까지 원인이 보인다. 

1킬로그램 느는 것쯤 둔감했었던, 태연하게 먹고 쉬었던 지난날들이 떠오른다. 

이래서 살이 쪘구나. 

살은 어느 날 갑자기 찐 게 아니라 조금씩 계속 오르고 있었구나. 이번 주말엔 소식해야지.       



◉ 토요일에도 사람들은 땀을 흘리고 있다     


저녁에 야시장을 갈 예정이니 야시장에 가서 먹기 전 일찌감치 운동을 해두자, 마음먹고선 오후엔 헬스장에 갔다. 야시장을 돌아다닐 예정이라 너무 무리하지 않기 위해 러닝머신만 가볍게 걸었다. 토요일 오후에 헬스장을 오니 식후 낮잠을 쫓을 수 있어서 좋다. 


토요일에도 헬스장엔 많은 회원님들이 운동 중이시다. 지옥을 경험하는 천국의 계단, 근육에 힘을 실어주는 웨이트, 체형을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다듬어 주는 러닝머신, 허벅지를 튼실하게 해주는 자전거, 근육의 형태를 결대로 살려주는 PT 받는 회원들까지 회원님들은 저마다 열심히 운동 중이시다. 주말인데도 이렇게들 열심이라니. 나도 파이팅 해야지, 능동적인 사람이 돼야지, 완벽한 타인에게서 묘한 자극과 설렘의 기운을 받는다.     



◎ 다들 놀고 있는 거 같아도 다들 뭔가 하고 있지.     


넓은 바다를 헤엄치는 활어들의 팔딱이는 생명처럼, 피톤치드를 뿜어내는 깊은 숲속 천 년 나무들의 숨처럼, 도서관과 헬스장에 가면 언제나 나를 살게 하는 긍정적인 기운을 받는다. 왔다 갔다 하면서 밖에서 볼 땐 누가 드나들긴 하는 건가 싶게 고요해 보이지만 막상 들어가 보면 일 년 내내 사람들의 조용하고도 뜨거운 열기가 가득하다. 


손님으로 문전성시인 맛집이나, 핫플레이스처럼 오감을 쾌락시키는 맵고 얼얼한 맛과 달달한 분위기하곤 거리가 먼 곳에서 지루하고 꿋꿋하게 자신과의 싸움을 하는 사람들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냉정하고 뜨겁게 섞여 잔잔하게 흐른다. 


요즘은 카페도 도서관과 분위기가 비슷해졌다. 저마다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뭔가를 열심히 작업하고 있다. 분위기 탓인지 카페에 가면 평소에 잘 안되던 공부도 더 잘 되는 것 같고, 일도 더 잘 되는 것 같고, 글 쓰는 사람들은 글도 더 잘 써지는 것 같은 기운을 받기도 한다.


돈을 벌어야 하니까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당장 돈을 벌지 않더라도, 당장 손에 쥐어지는 것이 없어도 미래를 위해, 보다 나은 나를 위해 심기일전하고 매진하기 위해 모여 있는 곳, 도서관, 헬스장, 그리고 카페 테이블.      



◎ 틀림없이 내일의 나는 더 나은 사람일 거야.


‘틀림없이 내일의 나는 더 나은 사람일 거라는’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비슷한 자기 긍정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쉬어도 되는 토요일, 놀아도 되는 토요일에 땀을 흘리며, 지루한 싸움을 하는 사람들의 자기 긍정은 ‘오늘보다 덜 아프고 더 성장한 사람이 되는' 현실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외로움을 고독으로 바꾸고 바로 지금 여기 있으니까.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덕목으로 꼽은 ‘운둔근’. 운이 닿을 때까지 고지식하게 끈기로 버텨내는 태도. 조급함에 중도 포기하거나 빨리 성공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지 않고 미련한 근성으로 운이 트일 때까지 기다리는 태도.


토요일의 헬스장과 토요일의 도서관과 토요일의 카페 테이블의 노트북에는 운둔근이 두둥실 떠다닌다. 바라지만 기대할 수 없고, 기대하지만 예상할 수 없고,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니 집착하지 않으려 고개를 한 번씩 털어내면서 눈앞의 할 일에 집중하는 토요일의 운둔근이 누구 어깨에 앉을지는 모르지만 분명하고 확실한 건 토요일의 헬스장, 토요일의 도서관, 토요일의 카페는 반드시 무언가가 되어 나를 찾아온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우리는 그것을 기회라고도 부르고, 기적이라고도 부르고, 행운이라고도 부르지만 사실은 운이 좋아질 때까지 묵묵히 기다린 우리의 미련하고 고지식한 땀과 인내와 자제력과 끈기다. 

이전 09화 62킬로그램에서 52킬로그램이 됐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