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은 잘 못하지만, 제목은 좀 짓는 사람의 이야기.
난 방송작가협회에서 기초반-연수반-전문반-전문반까지 수료한 사람이다.
*창작반을 두 번이나 떨어졌단 소리이기도 함.*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엔 드라마의 ‘ㄷ’자도 몰랐다.
어릴 땐 릴레이 소설이나 팬픽을 조금 썼고,
커서는 웹소설을 써본 것 외엔 글을 제대로 써본 적이 없다.
문학엔 큰 관심이 없었다. 심지어 책도 많이 안 읽었다.
난 그냥, 드라마가 너무 좋았다.
고3 때는 공부나 다른 취미보다〈선덕여왕〉스토리와 인물 이야기할 때가 더 즐거웠고,
대학생 때는 나를 로코에 빠지게 만든〈시크릿가든〉의 명대사를 줄줄 외우며
그 대사에서 이상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곤 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가 드라마를 볼 생각에 신났고,
헉헉. 휴일엔 하루 종일 드라마를 몰아보는 게 세상에서 제일 행복했다.
그러다가 문득, 궁금하기도 했고, 드라마 설정에 좀 아쉬움도 생겼다.
“아, 저 설정이 여기로 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렇게 드라마는 ‘보고 싶은 대상’에서 ‘쓰고 싶은 대상’이 되었다.
30대 초반, 복지관을 다니며 웹소설을 취미로 썼는데 의외로 꽤 반응이 있었고,
‘어? 내가 쓴 글을 누군가 봐주네?’ 하는 마음에 어깨가 올라갔다.
그 순간, ‘어차피 쓸 거라면 내가 가장 사랑하는 걸 써보자’ 싶었다.
고등학교 때 내 별명은 ‘드라마 광’이었다.
그 이름값을 해야겠다는 이상한 오기가 생겼다.
그래서 네이버에 검색창을 열고 이렇게 쳤다.
“드라마 작가 되는 법.”
그렇게 순수한 마음 하나로,
박해영 작가님이나 노희경 작가님을 강의실에서 마주칠지도 모른다는 설렘을 안고 교육원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결과는, 기초반 1차 탈락.
어라, 돈을 내겠다는데도 떨어진다고?
처참했다. 뭐가 잘못됐지? 여기 뭔데?! 승부욕이 생겼다. 그래서 분석했다.
“어떻게 하면 붙을 수 있을까?” 내 글의 문제점이 뭘까.
(이건 나중에 후기 알려드릴게요)
그리고 2차 도전에서야 합격.
“와, 아무나 듣는 게 아니구나. 나 진짜 붙었다!”
그때의 그 짜릿함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 마음으로 수업을 시작했으니, 얼마나 열심히 들었는지 모른다.
수업이 끝나면 너무 집중한 나머지 두개골이 아파올 정도였다.
ADHD, 기면증이 있는 내가 2시간짜리 수업에서 ‘졸음’을 느껴본 적이 없다니. (3시간도 하셨음)
(부끄럽지만) 수능 날에도 졸았고, 대학교 수업도, 직장 회의도, 편의점 발주도 졸았던 내가!
졸리지가 않아… 재밌어… 짜릿해!
그렇다, 나에게 2시간 넘는 강의가 단 한 번도 졸리지 않았다는 건 기적이었다.
그 반짝이던 수업 강의 시간은 매 순간 나에게 속삭였다.
“이게 네 길이야.”
운이 좋았다.
기초부터 꼼꼼히 알려주는 선생님을 만났으니까.
실습 위주로 급하게 넘어가는 강사님들도 많지만,
우리 선생님은 이야기의 뼈대부터 차근히 짚어주셨다.
그러니, 기초반에서 배운 강의를 내가 얼마나 열심히 메모했겠는가??
진짜 거의 녹음기 수준으로 타이핑했고, 수업 끝나면 정리하며 복습했다.
놓친 게 있으면 다른 수강생들이 나에게 물어볼 정도였다.
그래서 내가 쌓아 온 기초–연수반 이론 노트를,
브런치 작가가 된다면 여기서 하나씩 풀어보려 한다.
(전문반은 합평 위주라서 공유할 수 있는 게 적었다. 다른 사람들 작품에 대한 거라)
물론 선생님의 고유한 강의법이나 노하우를 그대로 공개하진 않는다.
그건 그분의 창작물이고 권한이다.
내가 전할 수 있는 건 내가 이해하고 깨달은 부분들뿐.
어느 날, 자기 계발 유튜버에게 독자가 질문을 했다.
“그렇게 노하우 다 알려줘도 괜찮아요? 다른 사람들이 더 잘하게 되면 어떡해요?”
그러자 그는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어차피 기억할 사람만 기억해요. 안 할 사람은 봐도 안 해요.
좋은 건 무조건 나누세요. 결국 그게 당신에게 가장 큰 복이 될 거예요.”
그래서 나도 그렇게 하려 한다.
물론 나는 아직 공모전에 당선된 것도, 드라마 작가가 된 것도 아니다.
창작반 당선된 것도 아니요, 교육원 상을 탄 것도 아니면서
고작 지망생 주제에 무슨 꿀팁이냐, 이론 노트 공유냐—라고 할 수도 있다.
그래, 또 당신 말도 맞다, 지금 내 이 걱정이 지레짐작일 수도 있다.
죄송하지만 아직 글로 돈을 벌어본 적 없는, 프로가 되어본 적 없는 탓에
이 생각은 자존감이 떨어질 때 스스로 만들어낸 걱정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냥 이거 하나 생각하고 결심했다.
브런치 작가가 된다면, 괜찮으니 공유해 보란 뜻으로 여기자.
뭐가 됐든, 나 또한 <구름 노트>를 하나씩 복습 겸 다시금 만들며 드라마에 대한 기초를 다시 다지고 복습하는 게 목적이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내가 배운 것, 내가 느낀 것, 그게 누군가에게 작은 길잡이가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겠는가.
따이쉬, 나 좀 멋있네 ^^ (?)
그리고 오늘! 10.08. 수요일.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자랑하고 싶어 미치겠다.
글로 이룬 것들은 몽땅 다.
내가 이룬 것 하나하나 미치게 자랑하고 싶다.
내가 잘 살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이들에게.
내가 못 살길 은연중에 바라는 이들에게.
나를 사랑해서 잘 되길 늘 응원하는 이들에게.
모두 다.
글을 써야 하는 마땅한 이유, 그걸 내가 나에게 증명해 보이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너무 감사했다. 브런치 담당자님에게.
솔직히 난 Adhd라 충동적이고, 실행력이 부족한 편이라 약속이 무조건적이라 호언장담은 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열심히 하고 싶은 이 마음은 진짜 진짜 100 퍼 진심이다.
하나하나씩, 천천히 풀어보자고! 가보자고! 휘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