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행동에는 반드시 감정이 있다.
첫 글에서 다짐한 대로, 그날의 필기장을 다시 펼쳐본다.
드라마란 희랍어로 ‘행동한다’, ‘나타낸다’라는 뜻의 드란(DRAN)에서 유래되었다.
여기서 행동이란 단순한 행위가 아닌, 뚜렷한 동기와 목적을 가진 행위로써, 무엇인가 하려는 의지가 담긴 행동을 뜻하며 그 행동 속에는 감정이 포함되어 있다.
즉, 무엇인가 나타내려는 행위, 스토리(story)를 가진 행위가 드라마의 원행이 되고 있는 것이다.
** 단순히 ‘행동’이란 ‘연극적인 움직임’을 뜻하는 게 아니라, 그 안에 감정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무엇인가 하려는 의지가 담긴 행동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예시를 들어보겠다.
① 한 여자가 문을 닫는다. (X)
② 한 여자가 눈물을 꾹 참으며, 마지막으로 남자를 바라본다. 그리고 문을 닫는다. (O)
>>>> ① 은 그냥 행위일 뿐, 드라마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② 은 같은 단순한 ‘닫는 행위’에도, ‘이별을 받아들이려는 의지’, ‘미련을 끊는 감정’이 있다. 그래서 ②번은 드라마에 쓸 수 있는 한 줄의 행동인 것이다.
① 남자가 길을 달린다. (X)
② 남자가 숨이 차오르도록 달린다. 그가 향하는 곳엔 수술실 불빛이 켜져 있다. (O)
>>>> ②은 남자가 누군가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달리고 있다. 그래서 ‘달린다’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그의 감정과 상황이 이야기가 된다.
** 결국, 드라마란 무엇인가를 ‘나타내려는 행위’, 즉 감정이 있는 행동의 이야기다.
그래서 우리가 써야 할 드라마에는 의미나 의지가 없는 움직임이 있을 수 없다.
그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이유가 있어서 움직이는 사람들을 써야 한다.
이걸 늘 명심하고 있으면, 쓸데없는 씬이나 대사를 자연스럽게 걸러낼 수 있는 작가의 감각이 길러진다.
초본을 써 내보면 알 것이다. 내 대본에 쓸데없는 씬과 대사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명심! 드라마에서 중요한 건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왜 하느냐’다.
행동에 이유가 생기는 순간, 그건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관련 글들은 다 연재하고 나서《구름노트 훔쳐보기》라는 이름으로 매거진으로 묶으려고 합니다.
드라마 기초반과 연수반 시절의 필기장을 다시 꺼내, 2025년 지금의 제가 다시 읽고, 다시 쓰는 ‘복습형 에세이’입니다. 제가 흡수하고 이해한 것들을 기록하는 글이라 다소 쓸데없이 디테일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저의 공부 기록이기에 있는 그대로 남겨두려 합니다. 노트북 비밀 창고에서 꺼낸 필기들을 매번 정리되는 대로, 천천히 올릴게요. 언젠가 이 모든 노트들이 한 권의 매거진으로 묶일 날을 기대하며. -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