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라는 집을 짓기 위해서는 설계도가 필요하다.
이야기는 감정으로만 쓰는 게 아니라, 구조를 논리로 세워야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드라마의 기본 구조는 세 단계다.
「발단 → 전개 → 결말」
설계를 하려면, 처음엔 세 가지부터 생각하면 된다.
자. 그럼 드라마의 시작, 즉 발단부에서 작가가 해야 할 일은 간단하게 딱 세 가지다.
1️⃣ 소재를 정한다.
2️⃣ 캐릭터를 정한다.
3️⃣ 주인공을 오도 가도 못한 상황에 빠뜨린다.
사실 처음엔 이 세 가지면 충분하다.
그다음부터는 주인공이 어떻게 빠져나올 것인가를 설계하는 일만 남을 테니까。
드라마의 ‘발단’은 특정 시간이나 사건에서 갑자기 시작되는 게 아니다.
주인공의 인생선 어딘가에서 하나의 사선처럼 스토리가 그어지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즉, 발단이란 ‘이 인물의 인생에서 드라마가 되는 지점’을 찾아내는 일이다.
그 지점을 얼마나 촘촘하게 쪼개고 구성하느냐에 따라 드라마의 밀도와 완성도가 달라진다.
그럼, 이 세 가지 중에서는 어느 단계가 가장 중요할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전개’다.
왜냐면 드라마의 재미는 전개에서 갈리기 때문이다.
노래에서도 도입부가 아무리 귀를 사로잡아도, 후렴이 엉망이면 결국 몰입이 깨진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첫인상이 아무리 좋아도, 그 이후 관계의 리듬이 깨지면 실망에 이르게 된다.
그러니까 드라마는 전개부가 리듬을 만드는 구간이라고 보면 된다.
이 리듬이 끊기면 감정선이 죽고, 시청자는 이탈한다.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보통 작가들이 한 작품을 쓸 때...
30일 중 20일은 발단부만 쓰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 발단부는 쓰기 쉽고 재미있기 때문.
세계관을 만들고, 캐릭터를 소개하고, 아이디어를 펼쳐놓는 건 즐겁다.
온갖 아이디어를 쏟아부을 수 있으니까, 일단 작가 스스로가 너무 재밌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다음이다. 전개부에 들어서면 대부분의 작가가 막혀버린다.
도입부에서 이미 모든 힘을 써버렸기 때문이다. (나도 그러하다)
결국 후반부로 갈수록 논리가 무너지고, 긴장감이 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드라마가 초반엔 재밌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 경우가 많은 것.
기획안 만들 때까지만 해도 결말까지 잘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대본을 쓰기 시작하면 결말까지 탄탄한 드라마 만들기는 정말 정말 어렵다고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전개를 단단히 채울 수 있을까?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극적 구조다.
이야기 구조에 대한 최초의 설계자는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였다.
그는 『시학』에서 이렇게 말했다. “모든 서사는 시작, 중간, 끝을 가져야 한다."
이게 바로 위에 말한 3막 구조의 시초다.
단순하지만 모든 드라마, 영화, 웹툰, 심지어 유튜브 스토리까지 이 원리에 기반해 있다.
발단 : 일상의 균형이 깨지는 지점
전개 : 인물이 그 문제를 해결하려 애쓰는 과정
결말 : 변화 혹은 파멸로 도달하는 지점
하지만 인간은 늘 그 틀을 넘어서는 존재!
더 흥미롭고, 더 복잡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들고 싶다.
그래서 이후 작가들은 3막 구조를 확장해 5막 구조로 발전시켰다.
「발단 – 전개 – 위기 – 절정 – 결과 (5막 구조)」
이 다섯 단계는 단순히 분량을 나눈 게 아니다.
인물의 감정 곡선, 즉 ‘감정의 상승과 추락’을 설계한 것이다.
발단 : 세계의 균형이 깨진다. (사건의 씨앗)
전개 : 인물이 목표를 향해 움직인다. (욕망의 추진력)
위기 : 예상치 못한 충돌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다.
절정 : 가장 큰 선택의 순간, 모든 것이 걸린 결단.
결과 : 변화의 증명. 인물은 더 이상 예전의 자신이 아니다.(아니어야 한다)
이걸 왜 알아야 할까?
이 구조는 단순히 이론이 아니라, 작가에게는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지도이기 때문이다.
대본을 쓰다 보면, 인물이 어디로 가는지, 이야기가 왜 이렇게 흘러가는지 헷갈릴 때가 많다.
그럴 때 이 ‘5막 구조’를 떠올리면 된다.
“지금 나는 어디쯤 와 있는가?” “이 인물은 아직 절정까지 갈 힘이 남아 있는가?”
이 질문을 스스로 던져야만 한다.
자, 이렇게 하면 주인공이 더 많은 일을 겪게 되고, 이야기의 밀도도 훨씬 높아진다.
할리우드 영화가 유난히 재밌는 이유는, 바로 이 ‘전개를 계속 쪼개는 구조’ 덕분이다.
그래서... 나는 7단계를 배웠다.
요즘 드라마 아카데미에서 가르치는 구조는... 한 단계 더 발전한 ‘7단계 구성’이라고 한다.
그래서 나 또한!........ 이 7단계 구성을 중심으로 공부를 했다.
7단계는 더 어떻게 쪼개져있을까?
다음 연재글에선, 7단계 구성에 대해서도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