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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제영 Sep 10. 2018

감정은 무엇인가?

마음언어

딸 아이가 중학교 1학년 경 어느 날, 울면서 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빠, 난 감정이 없으면 좋겠어, 너무 화가 나고 힘들어, 감정이 없다면 이렇게 울지도 않을거구..."


영어 학원에 다니던 딸 아이가 영어 스트레스 때문에 아빠에게 하소연한 것이다. 

딸 아이 말대로 인간에게 감정이 없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SF 영화인 스타트렉에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외계인이 중요 인물로 나온다.

그의 이름은 ‘스팍’이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성적 판단을 잘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아마 감정이 없어서 흔들리지 않고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는 뛰어난 인물로 묘사한 듯하다.

그런데 이런 시나리오를 만든 이는 감정이 어떤 의미와 역할을 하는지 알고 있을까?


감정은 나의 마음을 알리는 편지와 같다.

편지 봉투의 겉면이 검은색이면 두려움의 편지이고, 

붉은색은 화의 편지, 회색은 슬픔의 편지이다.


감정의 내용을 자세히 알려면 편지 봉투를 뜯어서 내용을 읽어보아야 한다.

그런데 편지 봉투가 검은색인 두려움일 경우 편지 봉투를 뜯기조차 쉽지 않다.


산과 들에 핀 꽃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은 감정이 있기 때문이다.

연인에게 사랑을 느끼는 것 역시 감정이 있기 때문이다.

자기 성찰을 통해 의식이 발달할 수 있는 것은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정의롭지 못한 일을 볼 때 화가 나는 것은 내면에 바른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생명체에 대한 소중한 마음, 공동체에 대한 따뜻한 마음 역시 개인의 감정으로부터 시작한다.


이처럼 감정은 매우 소중한 마음의 하나이다.

부모, 배우자, 자식, 연인, 친구와는 떨어져 살 수 있지만, 감정과는 절대 떨어질 수 없다.

감정은 우리가 죽을 때까지 늘 함께해야 하는 둘도 없는 친구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감정은 가까이하기에는 너무 모호하고 어려운 마음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감정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떻게 자신의 감정을 돌볼 수 있을지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감정을 알고 잘 돌볼 수 있을까?

놀랍게도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동화 ‘어린 왕자’에 그 실마리가 담겨 있다.

다음은 내용의 일부이다. 


여우가 말하길 ”친구를 원한다면 나를 길들여봐!" 

어린 왕자는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라고 물었다.

여우는 대답했다. 


“ 기다릴 줄 알아야해. 

   우선 내게 좀 떨어져서 풀밭에 앉아있어.

   나는 너를 은밀하게 곁눈질 할꺼야. 

   너는 아무 말도 해서는 안 돼.

   언어는 오해의 근원이거든. 

   그렇지만 너는 매일 조금씩 내게 가까이 다가와 앉아도 돼  "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먼저 자신의 감정을 지켜보는 일이다.

감정을 분석이나 통제의 대상이 아닌 친구로 대해야 한다.

그리고 그 감정이라는 친구의 소리를 진지하게 들어야 한다.


감정은 단순하지 않다.

감정은 욕구, 이성, 가치관, 외부 대상 등과 연결되어 작용한다.

이처럼 복잡하고도 움직이는 감정을 이해하려면 진지함과 기다림 그리고 정직한 마음이 필요하다.


당신이 안정된 감성을 가지고 싶다면 감정과 욕구를 이해하고 돌보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참고 : https://brunch.co.kr/@cloudwaveccxy/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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