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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제영 Jun 03. 2019

감사하기가 왜 이리 힘들까?

마음언어

페북에서 글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문장을 보았다.


‘ 감사하기가 왜 이리 힘들까? ’


이 문장에는 감사하는 능력의  중요성 그리고 그 능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점이 잘 나타나 있다.

그런데 필자가 ‘감사하기’를 능력과 연결시켜 표현한 점을 의아해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이 글의 목적이 왜 그런 지를 설명하는 것이니 차분히 끝까지 읽어주기 바란다.


성인이면 아마 누구나 ‘감사’의 의미를 알 것이다.

그런데 감사하는 능력은 단어의 의미를 아는 것만으로는 가질 수 없다.

왜냐하면 감사하는 능력은 마음이 실제 그렇게 느끼는 것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물론 마음으로 느끼지는 못하지만, 말이나 행동으로 감사함을 표현할 수 있다.

그 경우는 마음이 감사하는 능력을 가지는 발달 중간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으로는 느끼지 못하는 인지 발달 중간 단계에 있는 것이다.

세상의 모습을 보면 그 정도도 크게 칭찬할 만한 일이다.

세상에는 그 정도의 사람도 드물기 때문이다. 


수년 전에 점심을 먹으러 가다가 우연히 들은 이야기이다.

지나가는 어떤 여성이 자기 동료에게 하는 말이었다.


‘ 머리로는 아는데 행동으로 안돼요 ‘ 


그렇다, 머리로 감사한 경우라고 판단해도 

말과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솔직한 표현이다.


감사하는 능력은 마음 성장 과정의 결과로 생겨난다.

그 이유는 감사하는 능력이  마음의 가치 인지 능력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즉 사람마다 가치 인지 능력의 발달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감사하는 능력이 다르다는 뜻이다.

가치 인지 능력이 발달하지 않으면 감사하는 능력을 갖출 수 없다는 뜻이다.

정말 그럴까?


당신은 무엇에 감사함을 느끼는가?

부모, 형제, 배우자, 연인, 친구, 자식,  신, 자연, 식물, 동물, 직장 등등…

감사함의 대상은 매우 다양하다.

감사함의 대상이 많을수록 삶의 행복도는 올라간다.

( 심지어 가치 인지 능력이 발달한 사람에게는 실패, 좌절, 고통이 감사함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


부모는 자식이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자랐다는 것만으로도 자식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물론 그렇게 느끼지 못하는 부모들도 세상에는 존재한다.

그 이유는 부모가 철이 없든지 아니면 자식이 지나치게 철이 없든지 또는 둘 다 철이 없기 때문일 수 있다.

혹자는 부모가 자식에게 많은 것을 해 주는 입장인데 어떻게 자식에게 감사함을 느끼냐고 반문할 수 있다.

부모가 자식에게 감사함을 느끼는 이유는 사랑 때문이다.

즉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은  자식에게 더 주지 못한 것을 가슴 아파한다.

아마 이를 이해하려면 그런 부모가 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거꾸로도 쉽지 않다. 

즉 자식이 부모에게 감사함을 느끼기도 쉽지 않다.

자식이 부모에게 감사함을 느끼려면 마음이 성장해야 한다.

( 간혹 부모 역할을 전혀 못 하는 부모도 세상에는 있다. 알다시피 세상은 요지경이 아닌가? )

몸은 어쨌든 그럭저럭 성장하지만, 마음은 그렇게 성장하지 못한다.

마음이 성장하려면 가치 인지 능력이 발달해야 한다.

철없는 자식의 눈에는 자신이 부모로부터 받은 것은 보이지 않는다.

오직 부모로부터 받지 못한 것만 보이고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 역시 부모 탓이다.


세상에는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말에 이런 속담도 있다.


‘ 물에서 건져주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다 ’

‘ 머리 검은 짐승 남의 은혜 모른다 ‘


이런 걸 보면 옛날부터 감사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감사하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는 이에게 그런 걸 기대하는 게 잘못된 게 아닌가 싶다.

좋은 부모를 만나 어느 정도 가치 인지 능력 발달 과정을 거치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그렇다고 염치없고 뻔뻔하게 사는 게 옳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매우 어려운 문제다.


모 종교에서는 매사에 감사하라고 가르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감사함을 느끼면 행복도가 올라간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이 어떻게 매사에 감사할 수 있겠는가?

그건 신의 이야기일 것이다.

사실 그런 식의 가르침은 오히려 감사하는 능력을 기르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불만의 마음을 억누르는 형태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사하는 능력은 가치 인지 능력을 바탕으로 한 자기 돌봄에서 생겨나는 철저한 자발성이다.

물론 종교에서 그렇게 말한 의도는 이해가 간다.

그렇지만 실제 감사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과정을 제대로 얘기해 주지 못한다면 

그 가르침은 반쪽짜리가 될 수밖에 없다.


지금부터는 감사하는 능력을 어떻게 기를 수 있는지를 살펴보자

먼저 우리가 어떻게 ‘감사’를 배웠는지를 먼저 살펴보자.


감사하는 능력 발달은 먼저 ‘감사’의 단어 의미를  매우 제한된 수준에서 체험하면서  시작한다.

가령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걸 누군가로부터 선물 받은 경우를 생각해 보자.

아이는 기분이 좋다.

이때 부모는 아이에게  ‘감사합니다라고 해야지’라고 말한다.

이를 들은 아이는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배운다.

이때의 감사는 아이의 욕구가 충족되면서 배우는 경우이다.


이보다 어려운 수준에서 ‘감사’의 의미를  배우기도 한다.

가령 가족이 함께 식사하면서 부모는 아이에게 음식의 중요성을 말해줄 때이다.


‘ 쌀 한 톨도 시골 농부님들의 땀 흘린 결과란다. 그러니 농부님들께 감사할 줄 알아야지 ‘


아이는 부모의 말만 듣고 감사함을 느껴야 한다고 배운다.

아이는 농부들이 얼마나 힘들게 농사를 짓는지 모른 채 그냥 감사함을 느껴야 한다고 들으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사실 어른도 체험하지 않은 사안에 대해 마음으로 느끼기에는 어려운데 아이는 오죽하겠는가?


감사라는 단어는 마음언어에 속한다.

한자어인 感謝(감사)는 고마움을 느낀다는 뜻이다.

그리고 고마움을 느끼는 주체는 바로 마음이다.

느낀다는 것은 내가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나의 마음이 그렇게 반응하는 것이다.

왜 그렇게 반응하는 것일까?

그것은 마음의 가치 인지 능력의 작용 때문이다.

상대의 배려나 도움이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마음의 가치 인지 능력의 작용이다.

즉 감사는 가치 인지 작용의 결과로 나타나는 마음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가치 인지 능력이 떨어지면 감사함을 느낄 수 없다는 결론이 맺어진다.


한편 앞에서 언급한 불만의 마음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살펴보자.

자신이 불만의 마음이 크다면 한번 그 마음의 소리를 경청해 봐야 한다.

감사해야 한다고 억지로 설득하지 말고 그냥 들어봐야 한다.

터무니없는 소리를 해도 들어봐야 한다.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는 마음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자신이 보기에 그렇게 느껴지거나 판단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더 세심하게 불만의 소리를 들어봐야 한다.

바로 이 부분이 가장 어렵다.

즉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듣는 태도가 불만의 마음을 해결하는 시작점이 되는데 그게 정말 정말 어렵다.

그 태도는 다시 가치 인지 발달과 연결되어 작용한다.

물론 여기서 그 태도에 관해 더 깊이 설명하지는 않는다.

향후 그 태도에 관해 따로 글을 쓸 예정이니 기다려주기 바란다.

그때까지 기다리기 힘든 분들은 필자가 쓴 기존의 글과 유튜브의 동영상을 주의 깊게 탐구해 보기를 권한다.


참고로 필자는 종교가 없다는 점을 밝혀둔다.

혹시 필자가 신앙심이 깊은 종교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이가 있을까 봐 밝혀둔다.


마음언어 기초 :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kJxgggJj3-a5_veqx32PAYPXEo-dHWpB

마음언어 생활 :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kJxgggJj3-ZkcoQpZahfd9Bn0hFdJD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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