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춘 풍경
종로구 안국동에 길모퉁이 클래식 카페 브람스는
1985년부터(SINCE 1985) 30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초에 브람스를 좋아하던 카페 주인은 클래식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 문을 열었고.
지금은 두번째 주인장이 그 자리를 이어 받았는데
사장님이라는 호칭을 싫어하셔서 마리아님이라는 세례명으로 부르는걸 좋아하신다.
브람스의 삐걱대는 마룻바닥과 탁자, 엷은 보라색 벨벳 의자..
적당히 낡은 것들이 옛 친구를 보듯 정겹다.
여러 가지 메뉴중 ‘28년 된 다방커피’가 재미 있는데 커피와 함께 가루우유(프림)와 설탕을 따로 주는 다방 커피다.
정호승 시인의 단골 카페이기도 하고 작가들과 비평가들의 아지트 이기도 한 브람스.
환하고 번쩍거려서 부담스럽지 않은,
적당히 어둑하고 시간이 멈춰버린듯
고스란히 80년대 카페 풍경으로 남은 브람스는
들어가 문을 닫는 순간 바깥과는 전혀 다른 시간으로 존재해서 왜 이 곳이 아지트가 되었는지
금방 느낄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격자 무늬의 나무 창틀 너머로 안국역 사거리의 풍경이 시원하게 들어 온다.
비가 쏟아지는 날엔 소곤소곤 아지트 삼아 차 한잔 하기에 더욱 더 좋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