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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정 Lee Jul 13. 2015

나의 20년 다방2- 대학로 <학림 다방>

빈궁과 낭만의 가운데


서울에 있는 20- 40년이 훌쩍 넘는

오래된 카페들,

내가 사랑하는 추억의 공간이

오래 오래 남아있기를...

소중 것들은 너무  사라져 버리니까.

벌써 반세기가 훌쩍 넘게 혜화동을 지키고 있는 학림다방.
학림이 젊었을때 혜화동엔 서울대 문리대가 있었고,

대학를 가로 지르는 길이란 뜻으로  대학로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당시 대학로에 작은 개천을 '세느강'으로  작은 다리를 '미라보 다리'라고 불렀는데,
그 개천의 흔적은 지금도 남아 있.

서울대 25강의실이라 불리웠던 학림 다방에서 시를 쓰고, 니체를 논하고,

배가 고프도록 토론하고, 차 한잔을 아껴 마시고 클래식 음반을 나눠들으며...
천상병 이청준 김지하 김승옥 김민기 전혜린 등등  

그렇게 많은 문학가들의 단골 다방이었던...
빈궁해도 낭만이 가득 했었던 시대였던 것 같.
 

학림다방은 대학로 터줏대감으로,

높은 수준의 블랜딩 커피로 여전히 빛나는 자부심을 간직하고 있.
직접 로스팅한 학림 블랜드로 만들어지는

4종류의 커피맛은 일품인데
제일 연한 커피는 아메리칸,

스탠더드 커피는 레귤러,

진한 맛은 스트롱이나 로열 블랜드.
학림의 대표 메뉴인 로열 블랜드는 3잔 분량의 원두를 한 잔의 물로 내렸는데
에스프레소 같이 진한 맛의 커피.

특히 1500 여장의 클래식 LP 음반들과  

섬세하면서도 웅장한 소리의 탄노이 스피커는 제가 격하게 사랑하는 것다. 


림이라는 액자가 걸린 저 자리는  

소설가 전헤린이 죽기 전날

혼자서 커피를 마시던 자리여서

전헤린의 자리 라고 불리웠는데

이젠 별에서 온 그대 김수현이 김창완과 장기를 두던 자리로 더 유명해졌.

별그대 도민준의 자리라며 기념 촬영을 하는 중국팬들이 많이 와서

아예 기념촬영을 하라고 예약석으로 비워 놓고 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위에도 누군가의 설레는 발걸음이 쌓여 있.
좋은 사람과 낮은 천장 아래서 차를 마시던

소중한 기억들이 가득한 공간...
이층 난간엔 쥔장인 이충렬씨가 30년전에 붙인 클래식 달력 사진들이 정겹.

손님들도 이곳에 또는 어딘가에 아껴두고픈 소중한 추억을 담아 두고 있겠지.



언제 햇살 좋은날...
또 비가 오는 어떤 날에라도 ...

학림다방으로 차 한잔 하러 가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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