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모든 사람들은 처음에 <무제>로 만난다.
그리고,관계와 시간을 거듭하면서
거기엔 이름이 생긴다.
<사랑> <우정> <친밀> <호감> <기쁨>
<불행> <미움> <증오> <질투> 등등..
모든 만남에는 제목이 있다.
무제였던 만남에
어떤 제목을 붙일 것인가..
스스로가 선택할 몫이다.
아무리 거대하고 복잡하고 꼬인
어려운 문제라 느껴져도
결국엔 단 두가지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
시간이 지날수록
그 선택의 몫이 주는 무거움이 느껴지는 건
삶에 있어 그 울림의 파장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일까.
나이가 든다는 것..
아마도 그것은
좀 더 신중해지는 걸 의미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 신중함이
만남에 제목을 붙이는데
우유부단함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어떤 것도 두리뭉실하게 <무제>로 남겨놓고
삶의 숙제를 유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살아가는 과정이 한권의 책으로 엮인다면
과연 나는 얼마나 많은 만남의 장을 넘기며
어떤 <제목>을 붙이게 될까.
바야흐로..
모든 만남엔 제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