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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정 Lee Aug 22. 2015

일상의 반전 -오페라의 순간

저녁 바람이 부드럽게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데, 

고기 구워 먹는 장면에서 전혀 생뚱 맞게  Casta Diva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

갑자기 그 목소리에 정신이 확 들었다고 해야 하나.

이렇게 상상할 수도 없는 생활의 장면에서 

오페라가 들려오는 기분이 묘하게  감동스러울 때가 있다.

어벤져스 영화에서도 헐크인 배너 박사가 비행기 안에서 

심각한 난장판 속에서 해드폰을 끼고 Casta Diva를 듣는 장면처럼

갑자기 음악 하나로 시공간이 확 바뀌는 듯한 정반합의 묘미.


특히 오페라는 악기의 선율에 인간의 목소리를 보태어서 그런지 

가사를 잘 몰라도 영혼에 직접 호소하는 듯한 매력이 있다.

왠지 우리와 거리가 먼 장르같고 일생에 공연 한 번 안보는 사람도 많지만,

오페라의 명곡들은 영화, 드라마, 라디오, 광고 등을 통해 이미 귀에 익숙해져 있는 것이다.



https://youtu.be/s-TwMfgaDC8


Casta Diva(정결한 여신)Bellini작곡의 오페라 Norma에 나오는 곡으로

주인공인 노르마가 스스로 죽음을 택하면서 부르는 오페라의 클라이막스다.

한 남자의 여인이자 민족의 제사장이자 지도자였던 노르마의 번민과 바램이 담긴 아리아. 

너무나 어려워서 빌리니 사후에 빛을 잃은 이 이 오페라를

가장 빛나게 한 가수가 바로 마리아 칼라스였다.

마리아 칼라스는 80회나  공연한 오페라 노르마에 대해 

바로 자기 자신이라 할 정도로 애정이 깊었다고 한다.

당연히 곡의 이해나 완성도에 있어서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오페라가 들어가 더 감동을 주었던 인상적인 영화들이 있다.

백마디 말보다 한곡의 오페라와 한컷의 테이크로 감정의 극대화를 주었던.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인간의 바닥이라고 할 수 있는 감옥의 한가운데서

피가로의 결혼 < 편지의 이중창 >이 울려 퍼졌던 것처럼..


모차르트 (W. A. Morzart, 1756-1791)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Le Nozze di Figaro)"

4막의 희가극 중 "저녁 바람이 부드럽게(Che Soave Zeffiretto)"

편지의 이중창으로도 불리는 곡이다.


 https://youtu.be/un7tf_iCGPA


육신의 자유를 잃은 그들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게 울려퍼진 이 우아한 노래는

잠시나마 영혼의 자유를 느끼게 해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감동을 관객들도 함께 느꼈다.





불시에 생활속에 파고 든 오페라의 노래들은 그런 느낌을 준다.

그저 똑같은 일상에서 잠시 영혼이 벗어나는 <일상의 자유>

여기에 음악으로 자신의 갇힌 삶에서 자유를 얻는 한 남자가 있다.


음악에서는 천재였으나 일상에서는 얽매여 있었던...

눈을 감고 푸른 창공으로 높이 뛰어오르는 그의 표정, 바램, 진정한 소망

그에게 평화로운 시간은 오직 음악 안에서였을까.

그래서 더 와닿는 노래 

Vivaldi - Nulla in Mundo Pax Sincera (세상엔 참 평화없어라)이다.


https://youtu.be/KdCAfK_CN8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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