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정 Lee Jul 02. 2015

도서유감

서점엘 자주 간다.
갈 때마다 깊은 한숨이 나온다.
고전과 시집은 여간해선 잘 팔리지 않고,
베스트 셀러엔 어떻게 하면 잘 먹고 잘 살까를
중점 강조한 서적들이 줄줄이 올라 있으며,
가장 잘 팔리는 건 수험 서적임을 볼 때...
 
가슴이 답답해지는 건
단순히 책을 읽고, 안 읽고를 떠나
책 판매량을 통해 본 선호도의 문제를 넘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힘듬과

정신적 각박함을 반증하고 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세상이 왔지만
빠름은 기다림을 용납해주지 않았,
그 편리함은... 불편하지만 애틋했던
감정의 자락들을 매끄럽게 잘라냈다.
 
빠르 간단한 것이

사고의 깊이를 넘어서고..
시간과 공간의 거리는 쉽게 좁혀졌지만
사람들 감정의 거리는 더 멀어졌다.
시각적인 공유는  많아졌지만
진심 어린 공감은 더 사라졌다.
물질은 풍요로운데 가슴이 메마른 사람들.
 
가난하며 궁기가 흐르는 생활 속에서도
정신적인 윤택함을 잃지 않았던,
가슴속에 아름다운 상징을 지니고 살았던
그 시절에 그 사람들이 참말로 그립다.
 
 
 
 
 
 
길   -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 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꿈틀거리는 것들을 감싸 안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