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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정 Lee Sep 05. 2015

삼시세끼 정선편
-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

오늘 <삼시세끼- 정선편>의 마지막회가 끝났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애정을 가진 프로그램이어서 마음이 허전하기까지 했다.

강원도 정선이 고향도 아니고, 하루 세 끼 밥해먹는 특별할 것도 없는 게 뭐 그리 좋으냐고?

이 프로그램에 대한 나의 애정은 바로 그 <평범한 일상>에 있다.

누구나 아는 장자의 나비 비유에 사람들이 잘 모르는 중요한 뒷 부분의 이야기가 있다.

나비의 비유에서 실상 장자가 말하고자 하는 건 이 뒷부분이다.


알쏭달쏭한 스승의 이야기를 들은 제자가 말했다     

"스승님, 스승님의 이야기는 실로 그럴듯하지만

너무나 크고 황당하여 현실세계에서는 쓸모가 없습니다"     

그러자 장자는 대답했다.     

"너는 쓸모 있음과 없음을 구분하는구나.

그러면 네가 서 있는 땅을 한 번 내려다 보아라

너에게 쓸모 있는 땅은 지금 네 발이 딛고 서 있는 발바닥 크기만큼의 땅이다.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 땅은 너에게 쓸모가 없다.

그러나 만약 네가 딛고 선 그 부분을 뺀 나머지 땅을 없애버린다면

과연 네가 얼마나 오랫동안 그 작은 땅위에 서 있을 수 있겠느냐?"     

제자가 아무 말도 못하고 발끝만 내려다보고 있자 장자는 힘주어 말했다.     

"너에게 정말 필요한 땅은 네가 디디고 있는 그 땅이 아니라

너를 떠받쳐주고 있는, 바로 네가 쓸모없다고 여기는 나머지 부분이다"      



요즘 사회는 평범한 것들을 당연시 하고 무시하면서 특별한 것들만 더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나 실상 인간이 살면서 꼭 필요한 것들은 너무나 평범한 것들이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 환경, 땀 흘리는 노동, 하루 세 끼의 밥, 함께 밥 먹을 식구.


실상 이 특별하지 않는 것들이 특별해진 현대 사회에 불행이 있다고  생각된다.

도시건 농촌이건 공장과 시멘트로 덮여 살며 각종 공해에 시달리고 일

년에 겨우 한두 번 차와 매연에 시달리며 푸른 자연을 찾아 떠나야 하는 생활,

일하고 싶어도 할 일을 찾을 수 없는 사회, 하루 한 끼도 허겁지겁 쫓기듯 때우는 생활,

대화할 사람도 일상을 공감해줄 사람 없이 혼자서 먹는 밥..


자연과 노동과 가족...

<삼시세끼>에는 우리가 잃어버렸지만 본능적으로  그리워하는 것들,

그 모든 평범한 일상이 녹아 있었다.

청정한 자연이 있고 건강한 노동이 있고 삶을 매일 나누는 식구들이 있어서

어느 하나  치중되거나 모자람 없이 자연스럽게 맞춰 돌아가고  있는 일상들.

삼시 세 끼 밥 해먹고 청소하고 일하고 가족과 시시껄렁한 일상을 이야기 하고

이런 더없이 소소한 일들이 실은 가장 빛나는 순간임을 나이 들어 더 깨닫게 된다.  


어릴 적 놀러 간 시골 할머니 댁의 추억 같았던  미로  초록 옥수수밭,

붉은 고추 잠자리떼, 시원한 냇가, 쑥으로 피우는 모깃불 연기,

평상에 누워 바라보던 까만 밤하늘... 쏟아지는 별들.

도심 한복서 자란 나로써는 옛 추억에 대한 향수를 달래며

화면으로 나마 대리만족을 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제 이 모든 것을 다시 볼 수 없어서 조금 허전하다.


오늘 삼시세끼 방송에서 나왔던

너무나 좋아했던 추억의 노래 세 곡을 들으며 아쉬움을 달래 본다.

늘  말했지만 그 시절의 음악엔 그 시절의 추억이 녹아 있다.


그래서... 음악은 열쇠가 된다.  


https://youtu.be/6inwzOooXRU

Carpenters-  Close To You

따뜻한 목소리가 너무나 좋은 카펜터즈, 이 노래는 나의 노래방 단골곡이다.

곡도 가사도 어여쁜 사랑의 노래.


Why do birds suddenly appear every time you are near
당신과 가까이 있을 때면 왜 항상 새들이 나타날까요
Just like me, they want to be close to you
나처럼, 새들도 당신 곁에 머물고 싶은가 봐요
Why do stars fall down from the sky every time you walk by
당신이 걸을 때면 왜 항상 별들이 쏟아질까요
Just like me, they want to be close to you
나처럼, 별들도 당신 곁에 머물고 싶은가 봐요

On the day that you were born
당신이 태어나던 날
And the angels got together
천사들이 모여서
And decided to create a dream come true
꿈을 이루기로 했지요
So they sprinkled moon dust In your hair of gold
달빛의 가루를 당신 금빛 머리에 뿌리고
And starlight in your eyes of blue
별빛을 당신의 푸른 눈에 빠뜨린걸요
That is why all the girls in town follow you all around
그래서 동네 모든 소녀들이 당신 곁을 맴도는가 봐요
Just like me, they want to be close to you
나처럼, 그들도 당신 곁에 있고 싶어 하니까요
Just like me, they want to be close to you
나처럼 그들도 당신 곁에 머물고 싶은가 봐요
Close to you
당신 곁에 있고 싶어 하니까요



https://youtu.be/92cwKCU8Z5c

 Abba - The Winner Takes It All

원래 곡명은 <The Story of My Life >로서 1980년 6월 녹음이 시작되어 7월 21일에 싱글로 출시되었다.

이 노래는 아바의 여성 보컬 아그네사가 1979년에  자신과 남편 비요른과의 사이에 있었던,

10년간의 사랑과 결혼 후 이별의 내용을 그린 것이다. 자전적 이야기라 가사가 더 와 닿는다.

인생을 포커 게임에 비유하여 승자가 모든 걸 가진다는 냉혹한 원리를 비난하지만

담담하지만 깊은 슬픔이 느껴진다.


But what can I say rules must be obeyed

그렇지만 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요? 규칙대로 움직이는 걸

The judges will decide the likes me abide

심판관은 내게 승복하라 하고

Spectators of the show always staying low

관중들은 항상 냉정한 것을..

 

The game is on again

게임은 다시 시작되고

a lover or a friend a big thing or small,

연인이든 친구든,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the winner takes it all

승자가 다 가져가겠지요


https://youtu.be/varyDSDi31s

 1998년 신해철  - 일상으로의 초대 MV


내게로 와 줘 내 생활 속으로
너와 같이 함께라면 모든 게 새로울 거야
매일 똑같은 일상이지만
너와 같이 함께라면 모든 게 달라질 거야

무슨 말이 필요할까. 노래를 들으며  울컥하는걸 어쩔 수가 없었다.

비록 광팬은 아니었지만 이 사람의 많은 노래는 나의 젊음과  함께했다.

아까운 사람을 잃었고, 이 사람은 잘못된 의료 제도에 희생된 것이다.

그 사실이 밝혀지고 정의가 조금이라도  이루어지기를.

그건 남은 자인 우리에게도 꼭 필요한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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