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사람의 마음을 다 그려낼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정신의 오지란 깊고 후미진 것이어서
시쯤으로는 어림없을 것 같고
다만 사람이 스스로 찾아내고
닦아가는 방편중에는
시가 상당한 것일 수 있다.
시는 항상 미묘한 것이어서
작가 자신도 이를 풀이하거나
하는 것이 불가능 할 때도 있다.
김남조 시인의 말이다.
시라는 것에 대해 공감이 가게
잘 표현하고 있어 좋아하는 글이다.
후미진 정신의 오지에서 발굴한
혼란과 슬픔과 기쁨의 산문들을
단 하나의 단어로써
깍아내고 농축하는 과정에서
마음도 함께 담아내고 다듬어 간다.
길고 장황한 설명을
한개의 단어로 빚어내는
시는 언어의 정수라고 말할 수 있다.
시를 도통 모르겠다고 사람도 많은데
시는 행간을 읽어야 하는 문학이고
납득이나 이해가 아닌 공감이
무엇보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쓰는 사람도 그렇거니와
읽는 사람도 그렇고
머리로만 이해해서는 어림없다.
시는 마음으로 공감해야 한다.
그것은 어떤 종류의 문학보다
시는 가슴으로 쓰여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