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길에 버려졌던 길냥이 두 마리를 입양했다.
새끼 고양이는 박스에 넣어진 채 버려져서, 또 큰 고양이는 길거리에서 구조되었다고 한다.
다른 사연을 지닌 두 마리는 같은 보호소에서 만났고 낯선 곳에서 두려움에 떨며 서로 의지했다
난 새끼 고양이를 입양하려 했는데 두 마리를 당장 떼어 놓으면 불안감이 커질까 봐
함께 데려 오기로 했다.
처음 올 때랑 많이 달라지는 녀석들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한다
역시 어린것들과 동물들은 급새 이쁨 받는 티가 난다고...
태어날 때부터 귀하고 천한 존재로 정해진 것은 없다.
주변에서 어떻게 여겨지느냐에 따라 귀하게 예쁘게 자라나게 된다.
인간도 참 불쌍한 존재이지만,
이런 말 못 하고 작은 동물들의 아픔이 크게 느껴질 때가 많다.
천연기념물인 새가 사는 숲도 인간이 버려놓은 것일 테고,
기르다가 귀찮아지면 버려지는 작은 동물들..
병에 걸려서 쓰레기통에 버려진 고양이, 헤매다 다친 개들, 굶주린 새들..
사랑을 주었다가도 순식간에 거두어 버릴 수 있는
그 비정함이 늘 놀랍다.
길들여진 동물을 야생의 세계에 버려두면 죽거나, 죽지 않을 만큼 다치거나 한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그 상처는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는 흉터로 남게 되며,
상처받은 자존심은 더욱 강해지는 법이다.
그렇게 상처받고, 한 부분이 죽어버린 사람들을 우리는 주변에서 많이 보게 된다.
살아있는 존재를 버리는 것을 물건 버리듯 쉽게 여기는 사람이 많은데
자신이 길들인 것에는 반드시 그 책임이 따르는 법임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처음 태어났을 때 모두는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동물의 상태와 같다.
많은 이들을 만나고, 한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에게만 길들여지는 그런 과정을 누구나 겪게 된다.
이 과정에서 무책임하게 , 또는 이기적이게
본질보다 앞서 남발된 사랑의 표현들 때문에 괴로워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
또, 사랑이라는 말에 너무 인색한 이들도 많이 있는데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사랑한다고 말을 하는 것은 서로에게
볼 수 있는 푯대를 세우는 것과 같기 때문일 것이다.
행동과 느낌은 맞는데 말만 안 한다는 것이나,
말만 해놓고 행동이나 느낌이 아닌 것은 참 이기적이고 큰 모순이다.
사랑한다고 말할 때만 유효한 약속은 바람에 날리는 연기처럼 허무한 것이다.
사랑이란, "사랑한다"라는 말로 시작되어
이후에 길들인 것을 책임져 가는 의지와 결단과
지속적인 노력을 일컫는 말이란 것을 늘 되새기며 살았으면 한다.
부디 자신이 길들인 것들을, 그게 사람이건 동물이건 간에
따뜻하게 지켜보고, 끝까지 책임지는 그런 사람들로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