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쇼츠를 하나 보았다. 쇼츠에서 말하는 것은 성경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구절이 무엇인지를 아냐는 얘기였다. 그것은 바로, “두려워하지 말라”라고 한다. 나는 가장 많이 언급되는 구절이 사랑에 관한 것일 줄 알았기에, 가장 많이 언급된 구절이 두려움에 관한 내용인 것에 놀랐다. 그러다 문득, 아 사랑도 두려워하지 않아야 잘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최근에 연애 프로들을 몇 개 봤다. 하트 페어링이라던가, 나는 솔로라던가, 모태솔로지만 - 이라던가 그런 것들 말이다. 그런 연애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느낀 것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직진하는 모습을 가진 사람들이 참 멋있다는 생각이었다. 분명 거절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생길 것임에도, 나의 마음에 솔직하게 직진하는 모습이 꽤나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물론 두려움을 잊은 것에 더불어 과한 행동으로 상대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도 몇 있어 보이긴 했다만, 내가 말하는 것은 두려움이 있음에도 그것을 무릅쓰고 나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멋있음이다. 그들 중 대부분은 두려움을 다스렸기에 사랑을 쟁취할 수가 있었다.
저런 것들을 볼 때마다, 아 두려움만 없었다면 내가 더 많은 것들을 해보고 살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거기서 한 발짝만 더 나가는 용기가 있었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와 비슷한 감정이라고 해야 할까. 두려움이라는 게 사람을 참 멈칫하게 만든다. 무언가를 하기 전, 두려움이라는 것 때문에 우리는 일시정지를 당하는 거다.
내가 가장 두려움을 느낄 때가 언제일까를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무언가를 해야 할 때이지 않을까 싶다. 단순하게 누군가에게 평가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나의 모습을 보여주었을 때 그것이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이 생기고는 한다. 특히나 그런 것들은 내가 공들인 무언가를 제시할 때 더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어떤 공연을 준비했다고 생각했을 때, 내가 그 공연을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애정을 가지고 준비했다면, 더더욱 두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열심히 준비한 나의 노력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에 더해서, 잘하는 모습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내가 한 것에 대한 인정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나를 지배할 것이다. 노력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은 억울하기에 두려움을 가지고 더욱 노력을 하게 되는 순환인 거다. 하지만 공연을 하는 무대에서조차 그러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게 되면,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기에 악순환이 반복된다.
두려움이라는 녀석이 흔하게 방해를 하는 부분을 뭘까를 생각해 본다면, 바로 떠오르는 게 인간관계 아닐까 싶다. 앞에서 사랑을 언급했지만, 사랑이 아닌 일반적인 인간관계에서도 비슷하다. 나도 예전에는 심했었는데,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의 감정이 인정받지 못할 것 같아서 두려운 상태인 것이다. 감정을 드러냈다가 그것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못한 경험이 크게 있다면, 감정 표현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채 나를 숨기게 된다. 감정 표현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 정말 마음 아픈 일인 게, 가장 좋은 곳에서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감정 표현을 하지 않는 것이 누군가와 부딪히지 않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친밀해진 상황에서는 감정을 나누는 것이 필수적이게 되기 때문에 그 지점에서 멀어지게 되는 계기가 되어버릴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일상적으로나 직업적으로나 두려움은 못해본 것들을 만들어버린다. 흔하게 우리는 그거 하지 말 걸보다는 그거 해볼 걸이라는 후회를 더 하곤 한다. 그리고 빈도가 낮을 수 있을지언정 “그거 두려워하지 말고 해 볼걸”이라는 후회가 - 이건 개인적인 의견일 수 있지만 - 더더욱 강하게 마음을 파고드는 것 같다. 새로운 것들을 해본다거나,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것들에 뛰어들어 본다거나, 새로운 집단에 들어가 본다거나 하는 것들은 막상 해보면 별거 아닐 때가 많지만, 허구의 두려움에 잡아먹혀하지 못할 때도 되게 많다. 막상 실제로 해보면 허탈한 것이다. 이렇게 좋은 걸 왜 두려움 때문에 빨리하지 않았지 하는 후회를 남기게 되는 것이다.
가끔은 두려움이 티가 나지 않을 때도 있다. 대표적인 게 방어기제 아닐까 싶다. 무의식에 쌓인 피해의식 때문에 상대방을 공격한다거나, 누군가가 자신의 자리를 빼앗는 것이 두려워 험담을 한다거나 하는 식의 방어기제는 내 실제 감정이 ‘두려움’이라는 것을 모르게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되었을 때 문제점은 진짜 나의 감정은 ’두려움‘인데, 다른 감정이라 착각하여 전혀 맞지 않는 해결책을 사용해버리고는 한다는 점이다. 혹은 그냥 그것이 문제없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버리는 경우도 존재할 것이다.
웃긴 건 두려움이라는 게 사실 필요한 감정이기도 하다. 두려움을 버리는 것이 정말 중요하긴 하지만, 두려움이라는 것 자체 덕에 많은 준비를 할 수 있게 되고 더욱 신중한 판단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내가 만약 마감일이 있는 어떤 일에 대해서 두려움을 가지고 있지 않았더라면, 자연스레 마감일을 모두 넘겨버리는 사고를 쳐버렸을 것이다. 적당한 긴장감을 가지는 것은 매우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또한 인간관계적인 측면으로 보아도 너무 두려움이 없다면 내가 상대방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을 하는 것에 조심하지 않게 된다. 그러면 두려움을 내려놓은 것에 사실상 큰 의미가 없어져 버리는 것이다.
더더욱 재밌는 건 이러다 보면 적당한 두려움이 필요하다는 결론으로 가게 된다. 내가 생각할 때에는 두려움을 인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얼만큼’ 그리고 ‘어떤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분별 있게 두려움을 다룰 줄 알게 된다면, 내가 필요한 것에는 과감함을 찾을 것이고, 또 필요한 것에는 조심성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분별성을 갖는 것이 너무나 어려운 일이기에, 삶을 살면서 계속 갈고닦아야 할 부분이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