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수다3. 생리컵을 써 봤다!

신이시여, 왜 저에게 이제 알려주셨나이까

by 고운

내 몸이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때 느끼는 답답함을 오랜만에 느껴봤다.

내 몸에서부터 질까지의 거리가 이렇게 멀 줄이야! 하체를 잠시 떼어서 눈높이를 맞추어 올려놓고 생리컵을 넣고 싶은 심정이었다.

곧죽어도 내 맘대로 접은 채로 시도x10하다 급기야 손이 저려서 변기에 앉은 채로 1분간 쉬었다. 같은 실패는 세 번만 하자는 명언이 다시금 생각났다.

사람들이 제일 많이 쓰는 폴딩방법에는 다 이유가 있는 거였다. 각도만 조금 바꾸니 훨씬 수월했다. C폴딩이 어려운 사람들은 펀치다운폴딩을 시도해보자.

얘가 들어가서 제대로 펴졌는지 확인할 때의 기분이 꽤 신선하다. 내 몸을 탐험하는 기분.

접는 방법이나 착용과정은 유튜브에 많이 나와 있다. 그 중 가장 적나라하고 실감나는 후기를 트위터(사람맛님)에서 찾아왔다.



이 후기가 제일 짱인데, 그래도 실제로 하는 거랑은 또 다르다. 결국 내 손으로 내 느낌으로 겪어봐야 한다. 한 번에 쑉 들어가서 퐁 펴지면서 안착하는 느낌이 딱 들 때가 있다. 그럴 때 내 몸을 좀 더 이해하게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레나컵과 나는 퍽 잘 맞는다. 다른 컵 경험 안 해봤으니 더 찰떡같이 나랑 잘 맞는 애가 있을 지도 모르지만, 우선은 이정도면 골든컵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예~~~ 첫 술에 배불렀다!!! 만쉐 소리질러!


그런데 정말 신세계인 게

1) 생리통으로 죽겠는 첫째날 저녁

2) 화장실 가서 생리컵을 교체할 때

두 가지 경우를 빼면, 내가 생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까먹는다. 그 정도다.

굴 낳는 느낌도 당연히 없고, 잘 착용만 했다면 샐 걱정도 없다.

생리대 찬 뒤에 티가 나는지 몇 번이나 뒤태를 점검하면서 나를 괴롭힐 필요가 없었다.

냄새 당연히 없다. 원래 생리대를 착용할 때 나는 냄새는 피가 산소와 만나면서 산화하고 화학용품과 접촉하면서 더해지는 것. 게다가 평소에 꼬박 6일 하는데 4일 만에 거의 끝났다. 3만 원이니 앞으로 3개월만 더 쓰면 생리대 기준으로 본전 뽑고도 남는다.


아직도 두려운 사람들 있겠다. 탐폰부터 시도해보면서 익숙해졌으면 좋겠다. 탐폰도 생리컵도 넣거나 뺄 때 쇼크가 오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니, 불안한 게 당연하다. 하지만 구글링 많이 해 보고, 조심스레 시도는 한 번 해보기를 권한다. 실체가 없는 두려움으로 접기에는, 너무 획기적인 물건이다 생리컵.


이 좋은 거 외않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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