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복숭아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이불의 주름 사이로 흐르는 달콤한 과육의 향. 그 풍만함에 취해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가는 기분 좋은 아침, 하루의 시작. 은은한 향기를 닮은 날이었다. 부엌에서 하이얀 이불을 덮고 그 속에서 더욱 익어가는 복숭아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이불속에서 뒤척이다 꾸물꾸물 일어나는 아이의 머릿속은 온통 복숭아, 연한 분홍빛을 띠는 가냘픈 생명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202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