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같은 주문과 풀리지 않는 의구심.
도파민의 시대.
자극적인 내용과 도박같은 일상이
우리 주변을 완전히 채우고 있다.
'자만추'라는 표현이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 외에
또 다른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최근 탁재훈 유튜브 채널에서 알게 되었다. 말그대로 자유분방함의 시대다.
자극에 대한 역치가 높아져,
주식이나 부동산, 코인으로 수억 벌어서 플렉스 한다는 이야기들이 넘쳐 흐른다. 확실한 것은 그들은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플렉스를 하는 것이다. 타인이 본인의 강의를 통해 부자되는 것에 전혀 관심없다. 오히려 본인이 더 돈을 벌기위해 눈이 시뻘게져서 혈안이 되어있을 가능성이 크다.
흥분의 시대.
분노의 시대.
도파민의 시대.
어제는 어느 영포티 남성과 시비가 붙었다. 인터넷에 떠도는 영포티 남성의 외모를 완전 현실판으로 옮겨다 놓은 것 같은 외모였다.
아이들과 어린이 도서관에 도착하여 주차를 하고, 아이들을 차에서 내리는데, 옆 차에 한 남성이 내려서 외쳤다.
'문을 그렇게 세게 여시면 어떻게 합니까?'
'아 그랬나요? 다행히 긁히거나 상처난데는 없는거 같네요
. 죄송합니다'
상대방의 차량을 자세히 보니 손톱 만큼의 기스도 보이지 않았다. 나도 전혀 부딪혔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시비조인 그의 말투에 나도 이미 빈정이 상해서 더 이상의 논쟁을 피할 요량으로 빨리 자리를 뜨려고 했다. 눈도 마주 치지 않고 도망치듯 건물 안으로 이동했다. 더욱이 우리 아이들 앞에서 벌어진 상황이라 매우 불쾌한 감정이 생겼다.
하지만, 그 영포티 남성은 건물 안까지 쫒아들어와 무슨 태도냐면 건물 밖으로 따라 나오라고 외쳤다. 아이들을 프로그램 선생님들에게 맡기고 나서, 나도 이성의 끈을 의도적으로(?) 풀었다.
'이 좌식이, 미쳤나!' 속으로 외쳤다.
"싫습니다. 내가 왜 따라 나갑니까?"
"그러면, 경찰 부르겠습니다!'
경찰 4명이 오고 나서, 그때부터는 나도 제대로 소리를 질렀다. 고성이 오갔다. 난 사과를 했고, 애들 앞에서 소리를 지르고, 기스하나 없는 상황에서 경찰까지 부르는 영포티 남성을 계속해서 몰아붙였다. 결국, 그 말싸움은 어느정도 반복되었고 경찰들은 우리 둘을 갈라놓고 진정시켰다. 점점 감정이 누그러져서 내가 먼저 자리를 피했다.
그 후, 온갖 복잡한 감정과 생각들이 뒤엉켜서 마음과 머리가 복잡했다. 그 때 나는 부적같은 주문을 외쳤다.
'살다보면 벌어질 수 있는 일이 벌어진 것 뿐이다.'
일상 속 예상치 못한 상황과 충격 속에서 나를 지탱해주는 주문. 감정적 동요 속에서 빠르게 마음을 추스리는 주문.
'왜 나에게만 이런일이 벌어지지? 또는 별 그지같은 인간을 다 보겠네, 짜증나'
가 아니라, 주문을 계속 외우면서 마음과 머리를 진정시켰다. 충분히 감정이 진정이 된 이후에, 경찰관들이 근무하는 지구대를 찾아가 박카스 한박스를 건넸다.
'아이들 앞에서 소리치며 난리치며 경찰을 부르길래 저도 본의 아니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렇게 사건을 마무리 했다. 몇 년 전의 나였으면, 몇일동안 속이 시끄러웠을 일인데, 부적같은 주문 덕분에 빠르게 마음과 뇌를 진정시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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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내 차가 10년 넘은 후진 차라서 그 자식이 그런건가...?'
라는 의구심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괜히 그런 기분이 드는 건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