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실마리 Oct 07. 2021

왜 우리는 아는 대로 행동하지 않는가?

교육과 현실

중등학교 도덕 과목의 최대 고민은  학생들이 배운 대로 행동하지 않는가라고 한다. 학생들은 시험을 통해서는 정답을 쓰면서도 실제 행동에서는 딴판이다. 학생들에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평생 머리에 이고 사는 두이다.  


이 시점에서, 올림픽 등 체육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들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는 게 좋을 듯하다.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들은 저마다 자신의 기량을 최고로 발휘하려 하지만 그것이 늘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 최소에서 최대 사이를 들쑥날쑥 넘나드는 게 현실이다.


도덕이나 윤리의 문제도 마찬가지 상황이 아닐까 한다. 비록 노력한다 해도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대로 일상에서 최대한의 도덕과 윤리를 늘 실천에 옮기기를 바라기란 쉽지 않을 듯하다. 마치 선수들이 경기에서 늘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도덕 교육은 이런 점을 깊이 헤아려야 하지 않을까.


왜 우리는 아는 대로 행동하지 않는가?


이 질문을 다음과 같이 바꾸어 보자.


왜 운동선수들은 올림픽에서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가?


운동선수들이 올림픽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지 못한다고 그들을 나무랄 수 없다. 다만 안타까워할 뿐이다. 마찬가지로, 일상생활에서 학생들이 왜 배운 대로 도덕적인 행동을 잘하지 못하는가에 대해서도 혼내려는 것보다는 안쓰러운 마음으로 격려해 주는 게 어떨까 싶다.


운동선수들은 올림픽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하면 아무런 실적 없이 초라하게 귀국한다. 그들이 용기 내어 연습을 재개해서 다시 올림픽에 나가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박수를 쳐 주어야 하지 않을까? 만일 그렇다면 일상에서 철이 없어 도덕적인 실수를 저지른 학생들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비행청소년이라 낙인찍는 대신 그들이 다시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보듬어 주는 게 우리들이 해야 할 올바른 모습과 자세가 아닐까?


학생을 탓하기 전에 우리를, 나 자신을 생각해 보자. 나는 나 자신에게, 우리는 우리들에게 왜 배운 대로 제대로 행동하지 못하는가 나무라지 말고, 그래, 어려워도, 실패해도 다시 잘해 보자 하고 격려하고 다짐해야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성급한 위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