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현실
중등학교 도덕 과목의 최대 고민은 왜 학생들이 배운 대로 행동하지 않는가라고 한다. 학생들은 시험을 통해서는 정답을 쓰면서도 실제 행동에서는 딴판이다. 학생들에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평생 머리에 이고 사는 화두이다.
이 시점에서, 올림픽 등 체육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들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는 게 좋을 듯하다.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들은 저마다 자신의 기량을 최고로 발휘하려 하지만 그것이 늘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 최소에서 최대 사이를 들쑥날쑥 넘나드는 게 현실이다.
도덕이나 윤리의 문제도 마찬가지 상황이 아닐까 한다. 비록 노력한다 해도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대로 일상에서 최대한의 도덕과 윤리를 늘 실천에 옮기기를 바라기란 쉽지 않을 듯하다. 마치 선수들이 경기에서 늘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도덕 교육은 이런 점을 깊이 헤아려야 하지 않을까.
왜 우리는 아는 대로 행동하지 않는가?
이 질문을 다음과 같이 바꾸어 보자.
왜 운동선수들은 올림픽에서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가?
운동선수들이 올림픽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지 못한다고 그들을 나무랄 수 없다. 다만 안타까워할 뿐이다. 마찬가지로, 일상생활에서 학생들이 왜 배운 대로 도덕적인 행동을 잘하지 못하는가에 대해서도 혼내려는 것보다는 안쓰러운 마음으로 격려해 주는 게 어떨까 싶다.
운동선수들은 올림픽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하면 아무런 실적 없이 초라하게 귀국한다. 그들이 용기 내어 연습을 재개해서 다시 올림픽에 나가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박수를 쳐 주어야 하지 않을까? 만일 그렇다면 일상에서 철이 없어 도덕적인 실수를 저지른 학생들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비행청소년이라 낙인찍는 대신 그들이 다시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보듬어 주는 게 우리들이 해야 할 올바른 모습과 자세가 아닐까?
학생을 탓하기 전에 우리를, 나 자신을 생각해 보자. 나는 나 자신에게, 우리는 우리들에게 왜 배운 대로 제대로 행동하지 못하는가 나무라지 말고, 그래, 어려워도, 실패해도 다시 잘해 보자 하고 격려하고 다짐해야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