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 글과 삶
일기는 다른 글들과 매우 다르다.
단적으로 일기는 남에게 보이려고 쓰는 글이 아니다.
글은 수련이 필요하다 여기지만 일기는 누구나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글을 잘 쓰는 이, 글에 목숨 거는 이, 세상에서 유명한 글을 쓴 이는
마치 그런 글을 일기처럼 쓴다.
일기 아닌 글을 일기처럼 쓰려고 한다.
보통 사람들은 일기를 다른 글과 구별하고 자신을 일기 속에 가두지만
글쓰기 장인은 모든 글이 일기여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자신의 글쓰기를 통해 매번 그걸 보여주려는 것 같다.
일기는 일반적인 글에 대한 반역이다.
일기에서 그런 것이 다른 글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일반적인 글이 특별한 글이 되려면 일기가 되어야 한다.
일반적인 글이 일기가 된다는 것은
나에게 보이기 위한 글과 남에게 보이려는 글이 같아짐을 뜻한다.
나를 위해 쓴 글이 곧 남을 위해 쓴 글이 된다.
그렇게 글이 나와 남을 구별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글은 참으로 진실한 글이 아닐 수 없다.
나에게 떳떳하고 남에게도 떳떳하다.
나와 남을 구별치 않는 글을 쓴다는 것은
나와 남을 구별치 않는 삶을 산다는 것이다.
그런 글을 쓰기 위해서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
글을 일기처럼 쓴다는 것은
나와 남에게 솔직하게 쓴다는 것이며
진실하게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글은 일기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