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의 모험

2. 조심스런 발걸음

by 실마리

문고리는 정말 차가웠습니다. 삐거덕 하며 열리는 문틈으로 오로지 아득한 어둠만이 밀려옵니다. 불이 꺼지지 않도록 뜨거움을 참으며 곰돌이는 가슴 앞으로 털이 타지 않을 정도로 가까이 촛불을 가져갔습니다.


곰돌이는 아직 뽀얗고 연한 갈색물이 빠지지 않은 발톱을 잔뜩 움켜쥐고 슬금슬금 뭉뚝한 발을 내딛었습니다. 두 발이 문틈을 모두 빠져 나갈 즈음 갑자기 휘익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 바람에 곰돌이의 도톰한 코 아래에서 발갛게 타오르던 촛불이 갑자기 회색빛 연기를 내며 꺼져 버렸습니다. 그러자 곰돌이는, 밤이 되면 인간 세상을 떠돈다는 밤의 정령과 한 맺힌 영혼의 음산한 입김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몸을 돌이켰습니다. 그 바람에 몸의 중심을 잃은 곰돌이는 그만 뒤로 벌렁 넘어져 버렸습니다.


두 손은 허우적거리며 애원하였지만, 안타깝게도 열린 문은 세상의 불빛을 조금씩 가리다가 이내 굳게 닫혀 버렸습니다. 그때 칠흑 같은 어둠 속에 곰돌이의 머리에 스치는 것은 자기 귀를 잡아당기며 놀리던 아빠 곰의 여유 있는 웃음과 자장가를 불러주던 엄마 곰의 따스한 손길뿐이었습니다. 입도 뻥끗 못하며 흘리는 곰돌이의 눈물은 알 수 없는 한기에 얼어붙는 듯했고, 벌렁 누워 버린 곰돌이의 몸은 한동안 일어설 줄 몰랐습니다.


너도밤나무의 옅은 냄새를 풍기는 낡은 마룻바닥에서 자그마한 소리들이 연이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닥, 다그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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