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실마리 Nov 18. 2021

메이저 리그 투수처럼

투수는 야구에서 공 던지는 시람이다

타자는 그 공을 받아치는 사람이다

공수가 바뀌면 수비 보던 사람들이 타자로 나선다

그러나 투수는 들어가 쉰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렇다

그런데 메이저 리그에서는 좀 다르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바뀌면

투수도 제 순서가 되어 타자로 나선다


영 못 때릴 것 같지만 그래도 용케

안타나, 운 좋으면 홈런도 친다

처음엔 좀 이상하고 어색했다

근데 자꾸 보니 공평하고 좋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나가서 일하면

집에서는 쉬는 걸로 되어 있다

집안일과 애 보는 건 전부

집에 있는 사람, 집사람 몫


타자가 타석에 들어설 때 투수는 손 놓고 쉬듯

집사람이 집안일할 때 바깥사람은 집에서 쉰다

밖에서 일했는데 왜 집에서까지 일해야 하냐고

집에서 쉬는 건 당연한 거 아니냐고 되묻는데


집에서는 모두 다 집사람이었다가

그중 어떤 사람은 때 되면 나가 돈 벌고

그중 다른 사람은 때 되면 남아 집안일하다

다시 모이면 같이 집사람이 되어 일하는 거 어떨까


집안일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해도 해도 끝이 없고

잘해야 보통이고

조금만 부족해도 티가 난다


결혼하기 전에는 저 하늘의 별도 달도 다 따준다고 한다

결혼하고 나서 함께 밥 푸고 청소기 돌리고 아이 보는 게

그래도

밤하늘의 별이나 달 따 주는 것보단 쉽지 않을까


한국 야구도 좋지만

집에서는

메이저 리그 투수처럼 사는 게

더 멋진 거 같다


작가의 이전글 라디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