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의 모험

7. 98번째 계단

by 실마리

곰돌이는 한 발 한 발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95번째. 96번째. 이제 좀 있으면 100번째 계단이야. 아무 위험도 없다면 이쪽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을 거야. 97번째.’


그 다음 계단.


‘헛!’


곰돌이가 마지막으로 디딘 9십 8번째 계단은 없었습니다. 오른 발이 쏙 빠지자 비틀 하며 곰돌이의 몸은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순간 엄마곰과 아빠곰의 얼굴이 눈앞에 스치며 정신이 아득해졌습니다.


턱!


공중에 덜렁거리는 곰돌이는 다행히 앞발로 9십 7번째의 계단을 붙잡았습니다. 다른 쪽 앞발로 마저 돌계단을 잡았습니다. 덜렁덜렁 흔들리는 몸을 가누면서 곰돌이는 미끄러지는 앞발들을 견디며 아까 집에서 고구마들을 마구 집어먹었던 자신이 못내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때 오른쪽 문을 열고 위로 올라 간 지네는 9십 7번째 계단에 오르자 평평한 바닥에 닿았습니다.


‘이곳은 안전한 것 같아. 일단 다시 돌아가 곰돌이를 만나 상의해야겠어.’


그리고 쪼르르 다시 온 길을 내려갔습니다.


왼쪽 문 아래 곰돌이는 이제 더 이상 몸을 버틸 힘이 없어졌습니다.


“지네야! 지네야! 지네야! 으윽….”


곰돌이의 두 앞발의 발톱엔 피가 고여 들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어린 기운을 벗지 못한 연한 갈색의 발톱은 보랏빛으로 물들어만 갔습니다.


“난 이대로 목숨을 잃고 싶지 않아! 엄마 살려 주세요! 엄마! 아빠! 나 좀 잡아줘! 아빠! 아빠! 엄마!”


의식이 가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곰돌이의 고운 털도 흐르는 땀으로 점점 젖어만 갔습니다.



이전 06화곰돌이의 모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