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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마리 Nov 21. 2021

학문적 글쓰기의 기초

조언을 위한 편지

공부를 하다 보면, 책장에 쌓여 있는 책과 논문 대신, 내가 정리한 노트만 내게 남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노트 정리를 하다 보면, 노트 대신에 내 머릿속에 들어 있는 지식들만이 오로지 내가 가진 전부임을 깨닫게 됩니다. 따라서 내가 간명하게 정리한 노트를 가지고 생각날 때마다 (최소한 일정한 주기로) 되새김질을 하며 그 지식들이 온전히 내 지식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게 됩니다. 내가 그러한 지식과 개념들을 입속의 혀처럼 자유자재로 놀릴 수 있을 때 비로소 그에 관한 논문을 쓸 수 있게 됩니다. 


선행연구를 정리할 때에는 조바심을 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다음에 중요한 것은, 연구의 폭을 좁히는 것입니다. 책이 책을, 논문이 논문을 추천하는 그 흐름을 따라 계속 걷다 보면 흥미롭게도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읽을 만큼의 글을 읽었다는 뜻입니다. 연구가 많이 된 주제일수록 그 여행길이 길고, 연구가 안 된 주제일수록 그 여행길은 상대적으로 짧습니다. 


많이 읽는 때가 있으면 그것을 정리하는 때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정리가 다 끝나면, 이제 모든 책과 노트를 덮고 나만의 생각에 빠져 보는 것입니다. 남들이 무엇을 어떻게 말했든 이제 내 생각대로 줄기를 잡아 보고 개요를 짜 봅니다. 개요 다음에는 마치 소설을 쓰는 것처럼, 청사진대로 글을 써 내려갑니다. 그러고 나서, 써 내려 간 글 속에서 어떤 부분이 내 얘기이며 어떤 부분이 다른 사람의 얘기인지 가려내어 각주를 달아 줍니다. 


이것이 학문적 글쓰기의 기본입니다. 참고하시길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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