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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광진 Jan 13. 2019

21. 작고 사소한 것으로 시작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우리는 큰일을 치를 때는 긴장하고, 준비도 많이 합니다. 면접을 본다든지,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이 있다든지, 그러나 큰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작은 일들에 대해서는 소홀한 경우가 많습니다. 작은 습관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집에서는 아무것도 안 하든지,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에게 무례한다든지, 자기 방이나 책상에 정리정돈을 안 한다든지, 등등 남들이 보지 않는 것, 나만의 공간에서의 작은 행위들에 대해서는 대충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은일에도 정성스럽게

《중용》에서는 무엇인가를 이루려, 내 주변의 작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하라고 말합니다. 작은 습관들이 그 사람을 바꾼다는 자기 계발서의 단골 문장이 이미 2,000여 년 전 고전에 담겨 있습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중용》<23장>


"집에서 새는 바가지는 들에서도 샌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한껏 꾸미고, 준비해서 그럴듯해 보일 수 있지만, 언제 가는 들통나게 되어있습니다. 오직 정성스럽게, 지속적으로 해야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진정성이라고 하는 내면의 아름다움, 그것으로부터 뻗어 나오는 기운이라는 것은 한순간의 요행으로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그런 정성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이 겉만 잘 꾸민다고 해도, 오래 못 갑니다. 10분만 대화해봐도 그 사람의 깊이가 바로 짚이기 때문입니다.


감정의 미세한 움직임을 보면 그 사람을 알수 있다

삼국시대 위나라의 유소가 쓴 《인물지》를 보면 사람이 기뻐하고 슬퍼하고 화내고 미워하는 감정이 생기는 이유 중 하나가 남과 비교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언제, 어느 상황에서 희로애락을 느끼지는 지를 살피면 그 사람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이고, 그 사람이 겸손한 사람인지 아닌지, 군자인지 소인인지 판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그 사람이 비교하는 대상이 무엇인지 살피면, 그 사람의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의 "감정의 미세한 움직임"을 살피라 했습니다. 이처럼 사람을 살필 때는 작고 사소한 것으로부터 찾습니다.


작고 사소한, 행동의 '현상'들을 살피면, 그 사람의 내면의 '본질'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의 내면의 '본질'이 그 사람의 행동의 '현상'으로  표현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우리의 작은 습관 하나하나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 습관이 쌓이고 쌓여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의(義)는 쌓여가는 것

맹자는 호연지기(浩然之氣)에 대해서 자신의 제자 공손추에게 이렇게 설명합니다.


"의(義)가 쌓여서 생겨나는 것이지 우연히 한번 나의 어떤 행위가 의(義)에 부합되었다고 해서 호연지기를 지니게 되는 것은 아니다. 행동하면서 마음에 흡족하지 않은 데가 있다면 이 호연지기는 위축되고 만다." 《맹자》<공손추上>


맹자는 호연지기가 어떤 고유한 것이 아니라, 의(義)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 합니다. 반대로 불의(不義)할 때는 호연지기가 위축된다고 합니다. 맹자는 덧붙여서 이렇게 말합니다.


"반드시 의(義)를 실천하는 일을 하되 결과에 집착하지 말아야 하고, 의(義)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마음에서 잊어서도 안되지만 억지로 조장해서도 안된다." 《맹자》<공손추上>


결과를 보지 말고, 억지로 조장하지 말고 꾸준히 쌓아가는 것, 묵묵히 걸어가는 것으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우리가 무엇인가 변화하고 싶다면, 발전하고 싶다면, 거창하지 않은 작은 습관부터, 작은 행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맹자의 가르침입니다.


《중용》《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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