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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작가 May 18. 2017

마음

닳아지는 것

  세상의 모든 것은 '물질'과 '비물질'로 나눌 수 있다. 물질은 대개 일정한 형체가 있기 때문에 유한한 것으로 인식된다. 반면에 비물질, 예를 들어 정신이나 영혼, 예술, 사랑 같은 것들은 변하지 않으며 무한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비물질적인 것들 중에도 유한한 것이 있다. 바로 '마음'이다. 오래 쓴 지우개가 닳아 없어지듯이 마음도 쓸수록 줄어든다. 그래서 충만하고 풍부했던 마음을 자꾸 사용하기만 하고 채워주지 않으면 금세 바닥을 드러낸다. 아무리 사랑하는 연인 사이라도 상대방에게 무조건적으로 투자하고 자신을 위한 시간이나 여유를 갖지 않으면 그런 관계는 오래가지 못한다. 점차 인내와 배려를 잃고, 억울함과 시기와 미움만 남게 된다.

  지인이 말했다. 슬픔의 원인은 시들어가는 꽃이 아니다. 꽃이 시들지 않기를 바라는 탐욕, 바로 그것이 슬픔의 원인이다. 혹시 나는 상대방의 마음이 영원히 시들지 않기를 욕망하지는 않았는가 돌이켜 보아야 한다.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옭아맨 줄을 느슨하게 해주자. 그래야 더 오래간다.   



[출처] 잡상 030. 마음|작성자 HELLO GEN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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