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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여행의 끝과 울란바토르로의 복귀

2024년 8월 18일

by 모건씨

어제의 광란? 의 파티를 끝내고,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 일찍 게르를 나섰다. 울란바토르까지 가려면 아직 갈길이 멀다.





마지막 게르도 안녕! 여행 마지막날은 꼭 날씨가 좋아지는 마법에 걸린다. 아쉽게.



떠나기 전 마지막 투어 장소인 '바가가즐링촐로'에 잠깐 들렀다. 촐로는 몽골어로 돌이라는 뜻이다. 고비와는 확연히 다른 경관이었다.



입구에서 약간 올라가면 금세 전망에 도달한다. 마침 날씨가 좋아서 시야가 잘 보였다. 메아리도 꼭 해보세요. 견우야, 오겡끼데스카 할 수 있는 건 다 따라 해보자.



돌무더기 길이다 보니 내려갈 때는 반드시 안전에 유의할 것. 운동화 종류의 신발을 꼭 착용해야 한다.



한 구석마다 놓여있는 소원탑들. 이때다 싶어 나도 촐로하나를 올려두고 소원을 빌었다. 이때의 소원은 아마... '남은 인턴십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였던 것 같다.



이렇게 동굴형태를 한 스팟도 있었다.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 한 명이 동굴 안에서 밖을 향해 찍으면 꽤 그럴듯한 장면이 연출된다. 그러다 동굴 옆에 있는 뱀 한 마리 발견. 누가 봐도 독사처럼 보이는 머리를 가지고 있는 친구였다. 참고로 몽골에서 뱀을 보면 운수가 좋다고 한다. 그렇다고 절대 건드리시면 안 됩니다.



다시 울란바토르에 가기 전, 이제껏 역경과 고난을 견뎌온 우리 스타렉스와 엄청난 고생을 하신 테토남, 민데 아하(운전기사), 슈레 언니(가이드)와 함께 사진 한 컷. 든든하게 우리를 지켜주신 덕분에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어 너무 감사드렸다.



비포장도로를 지나 포장도로가 나오고, 드디어 중간 휴게소에 들러 노민마트에서 늦은 점심을 먹게 되었다. 메뉴는 피자였는데, 한 가지 이야기할 부분은 몽골이 밀 음식을 정말 잘한다는 거다. 품질이 좋은 편이고, 한국 밀에 비해 식감이 더 쫀득? 한 느낌이다. 기회가 된다면 꼭 피자를 먹어볼 것!



마침내 울란바토르에 진입했다. 시내 중심에 들어가기 전, 우리가 방문한 곳은 '캐시미어 팩토리'. 매장 옆에는 바로 캐시미어 공장이 있기 때문에 제조되는 족족 매대로 들어가게 된다. 매장 규모가 꽤 커서 둘러보는데만 1시간 이상이 소요되었지만, 기본 니트, 목도리, 장갑까지 갖가지 방한제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몽골에서 가장 유명한 캐시미어 브랜드 GOBI. 사실 캐시미어가 염소의 털을 깎아서 만든 고급 소재이지만, 전지구적인 입장에서 보았을 때 캐시미어의 높아지는 수요는 좋은 현상이 아니다. 염소는 양과 달리 풀을 뿌리 끝까지 뜯어먹는 습성이 있어 몽골 지대의 사막화를 가속화시켜 지구온난화에 일조한다고 한다. 여행은 그러한 불편한 진실을 알려줌으로써 기존의 생각을 환기시켜 주는 역할도 하는 것 같다.



열심히 쇼핑했으면, 이제 배를 채울 시간. 고비 여행의 마지막 저녁은 말고기, 소고기 샤브샤브 되시겠다. 몽골에서 가장 유명하고, 맛있는 'the bull' 식당에 갔다. 체인점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시내 곳곳에서 먹을 수 있다. 이곳의 말고기는 하나도 질기지 않고, 잡내가 심한 편이 아니라 한국인 입맛에 딱 맞다. 뿐만 아니라 볶음밥이 정말 맛있는데, 꼭 시키셔서 먹어보자. 그간의 피로를 씻겨줄 칭키즈칸 생맥주 한잔이면 비로소 여행의 완성.


저녁식사 후, 정든 스타렉스에서 015B의 이젠 안녕 노래를 들으며 우리 집으로 향하였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았던 6일 동안의 여정이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정들었던 투어사 직원분들과 찐한 포옹을 남기고, 오랜만에 우리 집으로 복귀!



당시 인턴십을 하며 살았던 아파트는 인턴 동기 2명과 함께 셰어하우스로 사는 형태였는데, 동기들의 양해를 구하여 친구들을 하룻밤 재워주게 되었다. 마침 친구 한 명의 생일이 다음날이라 함께 케이크도 불고, 한국에서 먹기 힘든 납작 복숭아도 먹으며 롤링페이퍼를 쓰는 시간을 가졌다. 괜스레 읽으며 울컥했지만, 눈물이 안 나오는 척~ 꼭 오래된 사이가 아니더라도 동행하는 사람들과 여행 말미쯤 끄적여보시길! 몽골 여행이 그리워질 때마다 꺼내 읽으면 그때의 감정이 되살 수도 있으니.





다사다난했던 남부투어가 끝이 났다. 이게 끝인 줄 알았겠지만, 사실 하나가 더 있다는! 다음 편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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