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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노스 최민호 Dec 0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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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편 아, 안면도

2. 아, 안면도     


.....감빛 노을이 풀리는 수면 위

잔잔한 파도가 인다. 

파도는 낮은 구름을 만들어

그리움을 앓는 사람들이 

가슴 열고 쉬어 가게 한다. 

사람

바다 

그리움

그리고 누군가의 부름을 기다리는

장콕토의 소라껍질

이순의 앞섶을 여미며

몰래 간직한 한마디를 고백하노니

“파도야 예고없이 달려들어 

나를 쓸어안고 멀리 가주렴”.....     


- 이루, ‘안면도 나들이’(イル, 安眠島への旅) -     


섬 아닌 섬. 

안면도.     

안면도는 원래 육지였다.      


조선시대 인조 때 안전한 바닷길을 이용하기 위해 육지에서 삐죽 튀어나온 태안반도의 꼬투리 부분을 절단함으로써 섬이 되어 버린 것이다. 

지금은 연륙교를 놓아 다시 육지가 되었지만, 이름은 여전히 섬이다.      

안면도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섬이다. 

산마다 군락을 이루는 안면송(安眠松)은 명품이었다.      

줄기가 붉은 황토빛을 띄어 적송인가도 싶지만, 쭉 뻗어 위 아래가 같은 굵기로 솟구치고, 구름같은 형상으로 드리워지는 푸른 솔가지는 늠름한 기백과 의젓한 기품이 서려 있다. 

대원군 때 경복궁의 재목으로 쓰여 왕실의 존엄성을 빛내준 소나무가 바로 안면송이었다.     


꽃지 해수욕장.     

모감주나무 자생군락지로 이름 높은 피서지다. 

모감주나무는 해안가에 피는 희귀 꽃나무인데 열매로 염주를 만든다. 

자생 군락지로는 이곳이 유일한 천연기념물이다. 

모감주나무의 노란 꽃은 장마가 시작되면 피기 시작한다.      


아니다. 

꽃이 피어야 장마가 시작된다.      

바다 쪽에서 바라보면 해당화가 백사장 가득 피어 있어 그 붉게 물든 해안가를 보면서 이름 지어졌다는 꽃지 해수욕장.

꽃지 해수욕장은 이제 그 이름에 어울리는 역사적 역할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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