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의 4계절]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다

2012년~2015년

20대 초중반 마음이 답답할 때, 불안함이 가득할때 여러 이유로 순천만을 찾아갔었다.

생각해보면 마음 편히 숨쉴 공간이 필요해서 그런건지 모르겠다.

그곳에서는 정말 마음 편하게 숨쉴 수 있었고 그곳의 4계절을 아직도 기억하고 살아가고 있다.




순천만의 봄

2012년 군복무 중 휴가때 순천을 찾아갔다.

전역을 하려면 몇달 7~8개월 정도 남은 시점이었다.

아직 전역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역 이후 내 삶이 온전히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적응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을 했던 것 같다.

걱정과 마음 속 깊게 답답함이 토해내고 싶었다.

순천만 입구를 들어서면서 선선한 바람과 따스한 공기에 확실히 기분 전환이 되긴 했는데

마음 속 답답함이 제대로 풀리지는 않고 있었다.

그래도 계속 걷고 또 걸었다. 오랜만에 오래 걸어서 인건지 순천만의 전망대로 가는 곳 근처의 벤치에

주저 앉았다. 멍하니 주변을 살펴보다가 순천의 갈대들이 움트고 있고

자그마한 짱뚱어와 아기 게를 보았다. 그 생물들이 꿈틀거리는 모습을 가만히

보다가 생각났다. 정말 열심히 작은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자그마한 생명체들이 생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 걱정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또, 순천의 생동감을 얻고 배워갈 수 있었고

전역 이후 순천의 4계절을 만나보고 싶었진 나는 순천의 남은 계절을 보고 싶어졌다.




순천만의 여름


전역을 하고 바빴던 한 학기를 마치고 순천만의 여름을 보러왔던 기억이 난다.

그곳의 여름은 봄과 달리 더 생동감이 넘쳐보였고 갈대들도

엄청 자라있었다. 그 당시에는 큰 고민거리는 없었는데

전역을 하고 하고 싶었던 것들, 새로운 것들을 하느라고

조금 지쳐있었다. 그래서 인지 순천의 여름은 나의 피로를 씻어주는

기분이 들었다. 바람이 약하지도 세지도 않게 불었고

전망대를 가는 동안에 푸르른 순천만의 광경을 보니 기운이 솟아났던 기억이 난다.




순천만의 가을


대학교 3학년을 막바지에 두면서 휴학을 앞두고 있으면서도

설레기도 하면서도 마음을 정리하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순천만을 빼곡하게 채우는 갈대들도 너무 보고 싶었다.

겨울 학기를 끝내자 마자 나는 순천으로 향했다.

순천만은 우리가 생각하는 가을의 이미지와는 비슷한듯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가을은 쓸쓸하다, 외롭다라고 말하지만

순천만의 가을은 차분한 느낌이 강했다. 갈대들이 정렬을 맞춰서

한 방향으로 넘실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느꼈다.

이후 가만히 있으니 마음이 평온했던 기억이 난다.




순천만의 겨울


순천의 겨울도 다른 곳처럼 추웠다.

넓은 공간에 갈대들도 자취를 감춰서 더 휑한 느낌이 들었다.

봄에 보았던 짱뚱어와 아기 게도 보이지 않고 갈대들도 자취를 감춰서

그런 허전함을 더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다시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면 이전에 봤던 생물들과 갈대들을 다시 보겠지 싶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거랑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피어나고 지고 좋은일과 좋지 않은 일이 반복하지만

인생은 다시 이어진다는 것. 순천만의 겨울을 보면서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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