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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더워지지만 여름이 애틋한 이유

[오늘의 문장 뉴스레터] 위로가 되는 글을 매주 보내드려요

여름이면 애틋한 소리들을 추억할 수 있다.


에어컨도 없었던 어린 시절 나에게 매해 여름은 무거웠다. 언제 이 여름이 지나갈까 혼잣말을 했었고 열대야가 나의 밤을 빼앗아 버리는 시간이 많았다. 뒤척거리다가 겨우 겨우 하루를 넘기는 밤이 지속되었다. 그런 어린 시절 나의 여름밤에서 풀벌레 소리가 나를 곤히 잠들게 만들었다.


작은 시골 마을에 살면서 불편한 점들도 많았지만 여름밤 내 귀를 속삭이던 풀벌레 소리가 있어서 여름이 좋았다. 이제는 많은 건물들이 들어서고 밤에도 사람들의 소리, 자동차 소리가 거리를 메우지만 어렸을 때는 풀벌레 소리가 거리 곳곳을 채웠다. 창문을 활짝 열어 풀벌레 소리가 집안 곳곳으로 퍼지면서 열대야와 씨름하던 나는 그나마 숙면을 취하곤 했다.


이제는 대도시에 살면서 나의 여름밤을 함께하던 풀벌레 소리를 듣는 것이 힘들어졌다. 그래서 그 소리들이 더 애틋하게 느껴지고 여름이 되면 그리워하게 된다. 그나마 코로나19 이전에는 여름밤의 애틋한 그 소리들을 가끔이라도 들을 수 있었으나 이제는 코로나 19로 인해서 본가로 내려가기 힘들어서 그 소리가 더 그립다.

아무리 에어컨이 있다고 하더라도 어렸을 때 나를 곤히 잠재우곤 하던 풀벌레 소리는 나의 여름밤 그 자체였다. 그래도 그 소중한 기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는 것으로 여름이 좋다. 


여름이 되면 시원함이 더 간절해지고 소중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여름이 우리 삶의 시간에서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계절의 절반이 여름인 것이 아닌지 의심할 정도로 여름이 우리 삶을 관통하고 있다. 매해 지구 온난화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가고 있고, 2018년 최악의 폭염을 거쳐서 매년 여름이 다가올수록 걱정이 되었다. 점차 여름의 입구가 빨라지면서 시원함에 대한 소중한 갈증이 생겨났다. 


여러 시원함 중에서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 주는 행복감을 여름에 특히 매일 느끼게 된다. 집에서 일을 하는 시간이 여전히 많은 지금. 이 한 잔에 잠깐이라도 목을 축이고 마음을 내려놓게 된다. 더위 속에서 내 손에 자그마한 시원함을 들고 걷다가 선선한 바람이 한번 내 주변을 휩쓸고 나면 무더움과 하루의 스트레스가 날아가곤 한다. 여름이라서 더 특별해지는 선선함이고 여름이 아니라면 절대 느낄 수 없는 것이다. 무덥고 습한 날씨에서도 내 손에 움켜쥐고 있는 시원함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을 소중히 여기게 되는 여름. 그래서 여름을 좋아한다. 


  매년 여름은 무더워지고 있다. 덥다는 것을 넘어서 이젠 갈수록 얼마나 기온이 최고점을 찍을지 매년 걱정이 되는 여름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휴가가 있기에, 여름 바다가 있기에 여름을 좋아하기도 한다. 하지만 난 여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작은 소중함들 때문에 여름을 좋아한다.



퇴근길을 함께하는 위로가 되는 글, 오늘의 문장 뉴스레터


퇴근시간 저녁 6시 즈음이 되어도 요즘엔 햇빛이 따갑고 어느 날엔 일을 하면서 에너지를 많이 쏟은 것인지 힘이 없을 수 있죠. 그런 여러분에게 위로가 되는 글, 힘이 날수록 있도록 문장을 매주 보내드릴게요.


책, 영화, 노랫말들을 큐레이션 하여 힘이 되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평일 동안 삭막했던 마음이 움틀 수 있는 에세이도 함께 보내드릴 예정이요. 오늘의 문장 뉴스레터는 아래 링크에서 신청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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