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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Choi 메덴코 Nov 24. 2018

[인도네시아] 해외 출장은 처음이라(1)

 2박 3일 짧은 출장, 배우고 느낀 게 많았던 나의 첫 출장기

처음 가본 인천공항 터미널 2


살면서 처음으로 해외 출장을 가게 되었다. 너무나도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일이었고 드디어 이루게 되었다. 나의 첫 출장지는 '인도네시아'. 2박 3일이라는 타이트한 기간 동안 정말 말 그대로 '일'만 하기에도 바빴던 일정, 그래도 그 짧았던 시간 내가 만난,느낀 것들을 잊고 싶지 않아 집에 돌아오자마자 노트북을 꺼내 들었다. (이 정도면 병이다 병. 가만히 못 있는 병)


제가 출장을요? 혼자? 제가 가서 뭘 하죠?


이사님께 출장 제안을 받았을 때 했던 질문이다. 마케터이지만, 나는 한국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기에 과연 내가 인도네시아에 가서 무슨 업무를 하고 올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했다. 그래서 처음엔 가지 않기로 결정이 났는데 동료가 내게 말했다.


"할 일이 왜 없어? 일은 만들어서 하면 되지! 써니 너 늘 가고 싶어 했잖아! 다녀오겠다고 다시 말해!"


그렇게 동료의 응원으로 용기를 내어,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이 있을까 혼자 여러 가지 생각과 고민을 하고 떠난 출장이었다. 다행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아니 훨씬 그 이상으로 할 일이 많았다. 되레 너무 많아서 힘들었으니 말 다 했다.


인도네시아가 그렇게 먼 나라인 줄은 몰랐다. 자그마치 7시간이 걸린다니, 오후 비행기를 타고 보고싶었던 영화(리틀포레스트)도 보고, 책도 읽고 또 화가 나서 글도 쓰다 보니 금방 도착했다. 하지만 입국심사를 하면서 놀라운 광경을 먼저 마주했다.



한국인에게만 돈을 요구하다


캄보디아던가? 네팔도 그렇고 여러 곳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에게만 뒷돈(?)을 요구한다는 걸 들었다. 그러면 조금 더 빨리 입국 심사를 마치고 들어갈 수 있다고.. 그 광경을 인도네시아에서 내 눈으로 처음 보았다. 갑자기 입국 심사하는 사람들이 눈치를 보더니, 한국인들에게 돈을 내라고 하길래 혹시 도착 비자가 따로 있었나? 하고 찾아봤는데 없었다. 무비자로 입국 가능한 나라인데 그럼 대체 무슨 돈을 내라는 거지? 하며 의아해 하고 있을 때 나의 차례가 왔다.


"10달러 내세요."


어이가 없어서 무엇 때문에 10달러를 내야 하는지 설명을 해보라 하니, 아무 말을 못 한다. 버벅거리다가 영어를 할 줄 아냐고 묻길래 지금 영어로 말하고 있는 거 안 보이냐고 대꾸를 하니 그럼 나는 그냥 가라고 한다. 순간 황당하여서 그냥 나오긴 했는데, 생각해보니 뒤에 있던 다른 한국분들께도 말을 해드렸어야 했는데 하고 미안한 마음이 컸다. 뭔가 복불복으로 일어나는 상황 같아 보이긴 했지만 맨 처음 만난 인도네시아는 내게 그다지 좋은 인상을 주진 못했다.


그렇게 나와서 예약한 택시를 타고 호텔로 가는데, 생각보다 바깥 풍경이 좋아서 당황했다. 여러 동남아시아 국가를 가보았고 근접한 말레이시아도 가봤지만 난생처음 와본 인도네시아에 대해선 정말 무지했다. 관심도 없었을뿐더러 그저 '발리'가 있는 나라라고만 인지했었다.


17층


번쩍번쩍한 건물들을 보며, '이런 나라였구나?'라고 혼자 생각하며 호텔에 도착했다. 인도네시아 사무실이 있는 지역은 한국으로 치면 '여의도' 같은 곳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정말 많은 고층 빌딩들이 있었고 내가 생각했던 자카르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이렇게 무지했었구나..)



다음날 바로 8시까지 출근이라, 너무나도 피곤했지만 처음 출장을 온 기념으로 아니 어쩌면 나답게 늘 그랬듯이 바쁜 와중 아니 힘든 와중 꾸역꾸역 여유를 찾아보기로 했다. 이 시간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Pool bar가 있길래 가볼까 했는데, 드레스 코드에 맞는 옷이 하나도 없었을뿐더러 너무나도 피곤해서 누워서 여유를 부리고 싶어서 말레이시아 여행 때를 추억하며 'Satay'를 룸서비스로 시켰다.




치킨을 싫어하는 나는 소고기 사떼이와 빈 땅 맥주를 하나 시켜서 방에서 티브이를 보며 졸린 와중 꾸역꾸역 여유를 부렸다. 살면서 제일 큰 침대를 여기서 보았는데, 정말 천국이 따로 없었다. 이런 침대는 대체 무슨 사이즈일까 궁금했다. 그리고 예약할 때 고층으로 부탁한다고 했더니, 17층에 방을 주어 야경을 볼 수 있었다. 밤이라 그랬는지 건물들만 번쩍번쩍해서 그저 서울과 다르진 않다고 생각했던 밤이었다.


다음날 가져갈 한국에서 사 온 선물들과 전달 용품들을 챙기고, 처음 만나는 현지 직원들은 어떤 분들 일지 사무실은 어떨지 아침에 만나는 자카르타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며 기대하며 잠이 들었다.




- [인도네시아] 해외 출장은 처음이라(2)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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