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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Choi 메덴코 May 11. 2019

사람들은 왜 광고를 싫어할까?

마케터가 되고 알았다, 정말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을.

출처: 카카오톡


사용자는 싫다는데 광고주 반응 좋다며 채팅 탭 광고 계속 쓰겠다는 카카오톡



미용실에서 혼자 인스타그램 피드를 내리다가 올라 온 기사를 보게 되었다. 최근 카카오의 주력 사업으로 도입한 카카오톡 채팅 목록 탭에 생성된 광고에 관한 의견이 핫하다. 그리고 그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살펴보니 찬반 의견의 격차가 굉장했다.



찬성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이렇다.


"지금까지 공짜로 잘 쓰다가, 막상 광고 들어온다니까 다들 거지근성은 뭔가요?"


또는


“다들 여태 TV 광고는 어떻게 보시고 사셨어요?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요? 회사는 땅 파서 돈 법니까?"




그에 반대의견을 살펴보면,


"충분히 벌만큼 버는 기업이 돈에 미쳐 이러니까 욕을 먹는 겁니다. 욕심이 끝도 없잖아요."


"오늘부터 타 앱으로 갈아탑니다"

같은 의견도 볼 수 있었다.



나는 사실 마케터가 되기 전부터 광고에 큰 흥미나 거부가 없었던 사람이었다. 그저 나오면 나오는 가보다. 스킵하면 되지, 안 사면 되지 또는 그냥 꺼버리면 된다고 정말 심플하게 생각하며 살아왔다. 아주 가끔은 광고에 혹하여 상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사용도 해보았고, 감동적인 광고엔 눈물도 쏟아보았다. (아주 잠시) 결국 내겐 그게 다였다. 어떤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이 세상 모든 광고가 내가 마케터가 된 후로부터 다른 시점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광고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소비자의 관점으로 분리해서 생각해보도록 노력했다. 왜 사람들은 카카오톡 채팅 탭 그리고 유튜브 등 여러 플랫폼에서 '광고'를 보고 싶지 않아 하는지.




소비자로서의 관점



친구와 카카오톡 메신저로 평소와 다름없이 대화를 나누려고 채팅창 목록을 살폈는데, 전에 없던 무언가가 있다. 이게 뭐지? 새로운 무언가가 있다. 또 광고라니.. 갑자기 짜증이 밀려온다. 아침에 눈을 떠서 밖에 나가자마자, 집 앞에 붙여진 광고 전단지가 있다. 그리고 지나가는 버스에 지하철 안에도 온통 광고뿐이다. 내가 걷는 모든 곳이 광고로 뒤 덮여있다. 매일 보는 유튜브에는 자꾸 광고가 나오고, 스킵 버튼 누르는 것 자체가 귀찮고 내가 보려던 영상과의 흐름이 끊겨버린다. 기사를 읽는데 뭔가 느낌이 찝찝한데?.. 뭐지? 아씨.. 이것도 광고네;


확 짜증이 난다. 왜 자꾸 영상 처음, 중간 그리고 끝에 광고를 넣는 거야? 심지어 별로 관심도 없는 브랜드인데.. 뭐야 자꾸.. 근데 뭐? 카카오톡 채팅마저..? 얼마 전에 본 기사에선 우주에서도 광고를 할 예정이라는데, 대체 언제까지 이 지긋지긋한 광고들을 봐야 하지? 이미 너무 많은 광고와 브랜드들이 있는데 피곤하다 피곤해. 심지어 자주 보이는 광고는 관심도 없었는데 이젠 반감이 생겼다.


그렇다. 기존에 있던 브랜드들과 새로 신설하는 브랜드들은 기존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해 그리고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하여 무한한 경쟁을 하고 있다. 거의 전쟁터 수준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광고에도 시즌이란 게 있다. 그렇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선 유난히 광고가 많이 눈에 띌 때도 있을뿐더러 말 그대로 '광고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광고를 집행하면서 고민이 참 많았다. 흔히 말하는 악플을 보며, 대체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좋아하는 광고를 만들 수 있을까? 라며 고민도 했고 콘텐츠에 집중을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아니면 조금 더 데이터를 면밀하게 파악해서 더 맞는 타깃에게 메시징을 하는 것인지에 대하여 지금도 고민을 많이 한다. 결과적으로, 내가 알게 되고 느낀 점은 '사람들은 그냥 광고 소비를 하는 것에 이미 충분히 지쳐있다' 였다. 물론, 좋은 콘텐츠 즉 뛰어난 크리에이티브를 가지고 광고를 한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겠지만 이 세상 모든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광고는 없을뿐더러 좋아했던 광고마저도 지속적으로 노출이 될 경우 사람들은 피곤해한다. 심지어 그게 유명인이 나오는 광고일지라도.


(나는 유튜브 레드 BTS 광고가 너무 많이 나와서 진짜 유튜브 레드 결제는 커녕 유튜브를 꺼버렸다)


그때 알았다. 우리 유저들이 우리에게 하고자 하는 말과 느낌이 바로 이런 것이라는 것을. 어떤 특정 광고가 싫다기 보단 그냥 광고라는 그 자체가 싫다는 느낌, 지속적으로 보니 짜증도 나고 괜스레 광고 속 노래가 싫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튜브 진짜 너무 하네!라는 생각까지 딱 5번 해봤다.




소비자는 마케터보다 똑똑하다



그래서 광고 답지 않은 광고 네이티브 광고 -


네이티브 광고는 기존의 기사형 광고와 협찬 기사가 진화한 것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행하는 좀 더 적극적인 ‘브랜드 저널리즘’의 일종이다. 네이티브 광고는 분명 매력적인 광고 유형이지만 언론사의 저널리즘 맥락에서 문제점도 있다. 네이티브 광고의 효과를 높이려면 적합한 플랫폼을 선택해 이용자에게 부가가치를 제공하고, 광고에 후원 사실을 명시하며,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네이티브 광고 (스마트 시대의 광고 문화, 2015. 11. 1., 김병희)


네이티브 광고는 쉽게 말해서, 콘텐츠처럼 소비를 하도록 즉 시청하고 더 듣게 끔 만드는 전략이다. 광고 답지 않은 광고이다. 콘텐츠인 줄 알고 쭉 읽거나 영상을 보고 나면 결국 이것은 광고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근데 이런 방식의 광고마저도 소비자들은 쉽게 지루해하고, 광고임에 실망을 하기도 했다.



대놓고 광고라고 알려주는 6초, 15초 광고뿐만 아니라 네이티브 광고마저 소비자들은 등을 돌리고 있는 시점 그리고 심화되는 경쟁. 앞으로 플랫폼들은 어떻게 접근을 해야만 할까? 어떻게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이걸 알면 내가 천재겠지만, 함께 깊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출처: Google Search




그들은 똑똑하지만, 다는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과 한 회사라는 것을 모르고, 이제 구글과 페이스북은 '세계 최대 광고 회사' 라는 것을 인지 하지 못한다. 그들은 3 TOP 플랫폼을 모두 온전히 '무료' 로 사용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다. 그렇다 보니 무료로 사용하고 있는 본인의 플랫폼에서 귀찮게 방해를 하는 광고들이 자꾸만 끼어든다고 생각이 드니, 침범(?) 당한 느낌일 수도 있으며, 보지 않을 권리를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것 같단 추측을 해본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가 아는 진짜 수치(데이터)를 모른다.


"너 어디 어디 광고 봤어? 그거 400만 명이 봤데! 완전 감동적이지 않냐? 그런 광고가 좋더라”


View 수 그리고 Like 수는 높은데, 그래서 브랜드 인지도는 된 것 같은데..그게 얼마나 그 회사에 장단기적으로 수익 창출에 영향을 끼쳤는지, 또는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도움이 되었는지 소비자 그들은 모른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어"



이 말을 나는 참 좋아한다. 그리고 사내 외국인 친구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쳐 준 말이기도 하다. 그동안, 많은 것들이 이 세상에서 공짜라고 생각했다. 나 또한 예전엔 내가 사용하는 모든 앱과 서비스들이 무료라고 믿었었기 때문.


*결국 모든 기업의 목적은 이윤 창출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궁금하다.



나는 광고를 집행하고 분석하는 퍼포머스 마케터이지만, 페이스북과 트위터 광고를 집행하는 나이지만 나 스스로도 궁금해졌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자꾸만 거부감이 생기는 이 세상에 모든 온라인 광고들이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아무리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하여 점점 시장은 커질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에 비례하여 사람들은 더욱더 피곤함을 느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브랜드, 어떤 전략 그리고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 사람들에게 신선하고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할 수 있을까? 요즘 트렌드인 숙명과 같은 '인플루언서'의 힘이 현재에 가장 강력한 도구일까? 58%의 밀레니얼 세대들은 광고를 보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하지만, 핫한 인플루언서 광고를 한다면 기꺼이 소비를 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인스타그램 세미나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사람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만나는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고. 하지만, 인플루언서와의 컬래버레이션 광고마저도 왠지 오래가지 못할 것 같단 생각을 감히 해본다. 이미 이에 대한 부작용도 출몰하고 있다. 이렇게 빨리 변하는 세상 속에서 소비자는 또 피로함을 느끼고 새로운 방식의 광고를 원할 테니 말이다. 근데.. 그렇다면 그다음은 어떻게 될까? (알면 천재지.. 그렇지..)


그래서 그냥 나도 고민과 궁금증만 가져본다.



나를 내가 소비자로서 바라보았을 때, 나는 이 광고의 홍수 속, 어떤 방식의 광고를 흥미롭게 지켜보며 소비하고 어떤 브랜드를 옹호해줄 수 있을까를 앞으로도 쭉 고민하고 답을 찾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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