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nny Choi 메덴코 May 16. 2019

정량 그리고 정성 그 사이에서

좋은 마케터가 되기 위한 고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개인 브런치뿐만 아니라 스푼 라디오(회사)

브런치도 담당하여 글을 연재 중이다.


회사 브런치에는 주로 함께 일하는 구성원분들을 소개하는 글을 쓰고 있다. 아직 모든 분들을 인터뷰 하진 않았지만, 여태 꽤나 많은 분들과 1:1 또는 2:1로 인터뷰를 해왔다. 그동안 업무가 달라서 이야기를 자주 해보지 않았던 분들과 가장 오랫동안 이야기하고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되는 브런치 인터뷰를 나는 정말 좋아한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지만, 잘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알아갈 수 있다는 점 그 자체가 나에겐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다.


그리고 오늘은 내가 특히나 더더욱 존경하고 좋아하는 분을 인터뷰하게 되어서 영광이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 분과 나 그리고 나의 후배님과 셋이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의 삶, 그의 이력 그리고 업무에 관하여.


우리 셋이서 인터뷰를 하면서 '정량적' 그리고 '정성적'인 것들에 대하여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개발자 출신에 현재 스푼 앱 기획자인 그에게 여쭈어보았다.



개발자 베이스면 보통 굉장히 이성적 그리고 정량적이지 않나요?
근데 뭔가 정성적인 부분이 강하신 것 같아요!


어쩌면 지극한 편견일 수 있지만, 무언가 나는 항상 그렇게 느꼈다. 나의 짝꿍만 봐도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며 정량적인 사람이기에 그런 면이 나는 항상 부러웠고 배우고 싶었다. 그분께서 대답하시길 개발자도 두 분류로 나뉘는 것 같다며 본인은 조금 정성적인 사람이라고 대답해주셨다.


그러다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마케팅도, 기획도 정량적 데이터를 기반한 모든 것들이 항상 옳지는 않다고. 그의 말에 공감했고, 나는 이렇게 답했다.



사람들은 불확실한 것들에 대한 겁이 많아져서 그런 거 아닐까요?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늘 A/B 테스트로 결과 값을 얻어내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이 모든 정량적인 것들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해왔다. 세상엔 분명히 숫자로 판단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는 불확실성이 무섭고 버거운 건 아닐까?라는 그런 생각.


도전적이고 과감한 방식보단 어쩌면 조금 더 안정성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그런 생각 말이다. 빠르게 변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이 세상 속에 발맞춰 변하는 세상에 결괏값에 대한 '불확실성''느림의 미학'은 시간낭비임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항상 불확실했고, 느렸고 천천히 흘러갔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가끔 또는 자주 그런 삶을 그리워하고 동경하고 있다는 것 또 한 말이다.


"어쩌면 그래서 나는 점점 더 빠르게 정확하게 흘러가는 한국에서의 삶을 참으로 힘들어했구나"


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누군가에겐 뒤쳐지는 사고일지라도, 성장에 방해가 되는 요소일지라도. 나 자신은 그런 사람이구나! 를 타인을 인터뷰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사내 브런치 인터뷰를 하는 것을 너무나 좋아한다)


그러면서도, 데이터를 기반한 마케팅을 하고 있는 내가 대견(?)스러우면서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했다.


그리고 세상엔 데이터가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참 많고 어쩌면 앞으로의 세상은 정량적이고 정확한 것들보다 정성적인 것들이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더 필요한 요소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보았다. 정성적인 사고가 없으면 정량적인 결괏값이 나올 수 없으니 말이다.



끝으로, 예전에 데이터 마케팅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데이터 마케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분석이요? 분석이 왜 필요할까요? 마케터들은 데이터 분석 그 자체에 의미를 두면 안 됩니다. 앞으로 데이터 분석도 기계가 알아서 해줄 겁니다. 마케터가 이제부터 할 일은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성적인 것들을 구현시키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더 크리에이티브에 집중하고, 조금 더 과감히 정성적인 사고를 가지시길 바랍니다


나는 앞으로도 정성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정량적인 결과 값을 잘 활용하는 좋은 마케터가 될 수 있을까? 나는 마케팅을 통하여 더 좋은 세상을 구현시킬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이 되는 밤이다.



스푼 라디오 공식 계정 브런치:

https://brunch.co.kr/@spoonradio














매거진의 이전글 사람들은 왜 광고를 싫어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