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애의 단점을 고발합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국제연애의 단점

by Sunny Choi 메덴코
약혼하신 분이 외국인이셨어요?


외국인을 만나건 같은 국적의 사람을 만나건, 결국 끝엔 동일하게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국제커플과 국제연애에 대한 '환상' 또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곤 한다.


누군가 내게 왜 라트비아 남자와 교제를 하냐고 물어보면, 할 말이 없다. 그저 나의 답은 이렇다.


"내가 사랑에 빠진 사람이 그냥 라트비아란 국적을 가진 사람이었어. 그뿐이야"


이건, 나의 짝꿍도 똑같이 대답한다. 그저 사랑에 빠진 사람이 한국인이었을 뿐이라고. 근데, 이 로맨틱할 것만 같은 환상이 가득한 국제연애에 실체를 조금 파헤쳐 보고자 한다.

피할 수 없는 언어의 장벽


나와 나의 짝꿍의 모국어는 영어가 아니다. 그는 라트비아어를 모국어로 쓰고 있으며, 완벽하진 않지만 러시아어와 독어 그리고 영어를 구사한다. 그리고 나는 한국어가 가장 편하고, 그다음으로 영어를 구사하며 그 외에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될 만큼의 힌디어(인도)를 알고 있다.


우리의 공용어는 '영어'다.

사실 짝꿍보다 나의 영어가 더 유창하며, 가끔 언어의 장벽에 부딪혀 오해를 하고 싸움이 일어난다.

(사실 가끔이 아니라 자주다)


서로에게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대화를 한다는 것은 사실 굉장한 일이다. 물론, 둘 중 한 사람의 모국어라면 이야기가 살짝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대화의 '뉘앙스'에 따라 만감이 교차할 때가 있다.


한 번은 친구가 내게 물었다.


외로울 때 없어?
뭔가 정서적으로, 문화적 또는 언어적으로 완전히 서로를 이해할 순 없을 거 같아.


맞는 말이다. 사실 이런 부분에서 몇 번이나 크고 작은 이별을 겪었다. 지난 3년 6개월 간 헤어진 적이 몇 번 있는데 다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언어적인 측면에서 잘 못 받아들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실상, 내가 조금 더 오해를 하는 편이다. 내가 알고 있는 영어의 뉘앙스로는 이게 분명 굉장히 무례하고, 속된 말로 싹수가 없다고 생각할 때가 많은데 그는 정말 그런 의미가 아닐 때가 많았다. 영어권 국가에 살았던 나와, 살아보지 않은 그와의 갭이 처음엔 정말 컸다. 그 후 이제는 그가 한국어를 배워 나를 조금 더 이해하고, 한국어로 표현하도록 노력까지 한다.


징글징글 한 장거리 연애


나를 포함한 국제연애를 하는 커플들은 모두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다. 물론, 결혼을 했다거나 한 나라에서 만나 쭉 그 나라에서 살 사람이 아닌 이상은 보통 원거리 연애를 거치게 된다. 기본은 1년, 오래된 커플은 5년 그리고 10년 차도 본 적이 있다.


둘 다 현재 상황이 같은 국가에서 머물 수 있고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있는 경우가 드문 게 현실이다. 보통 둘 중 한쪽이 많은 것들을 뒤로하거나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서 나와 짝꿍은, 둘 다 현재 본인들의 일을 너무나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라 당장 일을 관두거나 나라를 옮길 수가 없다.


연애만큼 중요한 게 ‘나’ 스스로의 삶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상황은, 함께 할 수 있는 준비가 된 커플마저도 그놈의 '비자' 앞에서 무너진다. 물론 국가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비자 때문에 애먹는 커플들을 정말 많이 보았다. (우리도 그중 한 명이다)


그렇다 보니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바로, 우리가 사랑에 빠졌다고 하여 바로 함께 살거나 삶을 공유할 수가 없다.


그뿐이랴, 10시간이 넘는 비행이 사실 굉장히 피곤하다. 물론 설레고 기쁘지만 동시에 짧은 휴가를 내고 급하게 갔다가 급하게 돌아오는 그 느낌과 또다시 헤어져 장거리를 해야 한다는 그 무거운 마음은.. 겪어본 사람만 알 수 있다.


제 각각의 사연이 있으리라 생각이 든다. 장거리 연애는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정말 정말 힘들다는 것을 안다. 이 지긋지긋한 장거리 연애로 이런 생각도 들었다.


‘인연이 뭐 이렇게 멀리 있었데 가까이에 좀 있지'

거의, 이 정도면 사이버 연애(랜선 남자 친구)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다.

우린 늘 거지야, 맨날 거지야.


바이브의 '술이야'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우린 늘 거지야, 맨날 거지야..하지만 정말 사실이 되어버린다. 애초 정말 돈이 많지 않고서야!


더군다나 나와 나의 짝꿍은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아서, 더욱이 더 궁핍하게 살고 있다.

덴마크와 한국을 한 번씩 왔다 갔다 하면, 비행기 값으로 최소 90만 원에서 120만 원 정도가 든다. 그리고 가끔은 숙소비에도 몇 십만 원이 깨지며, 외식을 하고 여행을 하면 몇 달 동안 고생해서 모아둔 돈을 그렇게 써버리게 된다. 정말 실속 없다고 생각을 많이 했다.



이럴 바엔, 그냥 빨리 결혼해버릴까?



여태 우리가 쓴 항공료가 대체 얼마야? 그것만 모았어도..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하지만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가 부딪혀 결국엔 장거리 연애 신세를 계속하게 되고, 빠르면 한 달 반에서 삼 개월 사이에 만나곤 한다. 이번에는 조금 더 기간이 길어져서 어쩌면 6개월 만에 만나게 될 수도 있다.

(이 정도면 진짜 랜선 연애다)


하지만, 만나더라도 짧으면 7일, 진짜 길어야 한 달을 볼까 말까 한다. 물론 매일 또는 매주 데이트하는 연인들에 비해 어쩌면 적은 데이트 비용일지라도 이렇게 매 번 목돈이 들어가는 것은 굉장한 부담이 되기도 하고 정말 모아두었던 돈이 공중분해하는 느낌도 든다.



'그럼에도 우리가 함께 하는 이유' 도 참 많다. 간단하고 명료하게 말하자면 제 아무리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사람이래도 피할 수 없는 '사랑'이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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