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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Choi 메덴코 Jun 29. 2019

여기 제가 살 곳도 있는 거죠?

인도네시아에서 집만 구하다 1년이 지날 것 같다

집주인이 장기 계약하는 분한테 넘기신데요


인도네시아에 파견 오기 전 잠시 출장으로 왔을 때, 사전에 살 곳을 알아보려고 대략 6곳의 아파트를 둘러보았고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아 계약을 하지 않고 한국에 돌아갔었다. 그리고 임시숙소로 레지던스에 한 달 예약을 했다. 현재 머물고 있는 곳이 그 임시숙소인데, 이제 차차 정말 앞으로 살아가야 할 집을 구해야 해서 요즘 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정말 눈물이 쏙 빠질 만큼 힘들다.


이유인즉슨, 인도네시아에서는 정말 짧아야 1년 그리고 최소 2년으로 집을 계약하는데 1년 치 또는 2년 치의 월세를 한 번에 완납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신 보증금이 한 달 월세 값이라, 부담이 가지 않는다고 하지만 1년 또는 2년 치의 월세라면 거의 한국에서의 보증금과 맞먹는 목돈이라 쌩돈이 나가는 느낌이랄까?


그것보다 더 문제점은, 나는 비자가 6개월 비자라 5개월 정도 후에 다시 제3 국에서 연장을 해야 하는데, 그게 대략 1-2달 정도 걸린다고 했다. 그렇다 보니 1-2달 월세가 너무나도 아까워서 단기로 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하늘의 별따기랄까.


왠지 내가 살 곳이 없는 것만 같아서 답답하기도 하고 계약 끝에 가서 집주인이 거절을 한다거나, 연락이 두절되는 상황이 너무나도 많았기에 지금은 거의 그냥 자포자기 상태로 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월요일 정말 계약이 끝나면 그때는 마음이 정말 놓일 것 만 같다.





자카르타, 정말 비싼 도시.



동남아시아가 물가가 싸다고? 사실 어떤 도시에서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사실 나는 인도네시아가 아니 정확히 자카르타가 이 정도로 비싼 곳일 줄 상상도 못 했다. 물론 회사랑 거리가 멀면 출퇴근이 힘들어질까 봐 회사 근처로 집을 알아보다 보니 훨씬 더 비싼 것도 있지만.. 그래도 내가 이 정도의 돈을 주고 이런 곳에 살아야 하나?라는 느낌이 정말 많이 들었다.


물론 어떻게 보면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저렴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 사회초년생(?)이자 세상 물정 모르는 내게 이곳은 너무나도 비싸고 버겁고 '집 계약'이란 이 단어 자체가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다. 아무래도 이곳에 오래 살거나 가족이 함께 오지 않아서, 더 저렴하다는 주택보단 아파트를 선호하게 됐는데 아파트 시세가 정말 높다.


맨 처음에 봤던 스튜디오 아파트는 대략 공과금 10만 원 미포함하여 월세만 50만 원에서 70만 원이었고 요즘 알아보고 있는 아파트도 똑같이 스튜디오 형식인데 공과금 미포함 최소 85만 원에서 130만 원이다. 보통 이곳에서 한국 주재원분들이 살고 계시는 곳은 월세가 300만 원 이상이라고 전해 들었다. 절대 싸지 않다 이 나라. 한국에서보다 돈이 더 들었으면 더 들었지, 절대 덜 들지 않는다.


사실 50만 원 이하의 집들도 많다. 예를 들면, 하숙(?)처럼 지내는 원룸은 20만 원에서 40만 원 사이이기도 하지만 치안상 그리고 위생상 보통 꺼리게 되는 것 같다. 사실 혼자 지낼 거라면 현재 임시숙소 같은 곳에서 머물러도 무관하지만 남자친구도 곧 인도네시아로 옮기다 보니 조금 더 집 같은 집이 필요해서 어쩔 수 없이 아파트를 찾게 되었다.


오늘 본 아파트는 정말 운이 좋게도 방 두 개에 화장실 두 개 그리고 모든 것이 풀 옵션인(전자레인지, 오븐, 밥솥까지 있음) 에어컨도 무려 방마다 그리고 거실까지 총 3개나 있는 집을 발견했다. 사실 오늘도 집을 5곳을 둘러보고 드디어 보물을 발견했는데 이곳의 프로세스는 원래 느리다 보니 바로 계약이 가능하지 않아서 또 월요일까지 기다리게 되었다.


사실 또 월요일 주인이 다른 세입자 찾았다고, 렌트 안 해주겠다고 하면 다시 나는 발품을 팔아 집을 알아봐야 한다. 거의 자포자기 수준으로 "될 대로 돼라!"식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은 중인데.. 집 찾는 게 은근 스트레스다.. 뭐랄까, 조금 안정감이 덜 든달까?


결론은, 이곳도 직접 나서서 발품을 찾아야 한다는 것과 목돈이 필요하다는 것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진을 믿지 말라는 것이다. 사진과 실제와 너무나도 달라서 정말 깜짝깜짝 놀란다. 역시 직접 찾아가서 눈으로 확인하고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을 매번 느낀다.



그나저나, 맨날 집만 구하다가 파견 생활이 끝나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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