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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Choi 메덴코 Jul 01. 2019

나도 팀 리딩은 처음이라

인도네시아에서 외국인 리더로 살아가기

저요? 요즘 개발 빼고 다하고 있어요


한국에 있는 동료들이 내게 잘 지내냐며, 연락이 뜸하다며 또는 인스타그램 잘 보고 있다며 연락을 종종 해온다. 한 분은 왜 사내 브런치에 더 이상 인터뷰가 올라오지 않느냐며 연락을 주시기도 하셨고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너무나도 잘 아는 동료들은 너무 바쁜 걸 알기에 되러 내게 연락을 하지 않는다 (그럴 시간도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가 보다)


3년 전 어쩌다 보니 마케터가 되었다. 여전히 주니어 마케터인 내가, 3년 차가 되면서 자진하여 인도네시아에서 마케팅을 하게 되었다. 마케팅만 하게 될 줄 알았는데, 갑자기 현지인 리더가 퇴사를 하게 되면서 인도네시아 팀에서 유일한 외국인인 내가 그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제 겨우 3주 차 인도네시아 생활 하나도 적응이 안되었는데 여러 가지 사건사고들이 겹치며 24시간이 부족한 생활을 하게 되었다.


마케팅만 했었지. 재무, CS, 디자인, HR 그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내가 정말 닥치는 대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하면서 현재 현지인 리더가 없는 팀 멤버들을 위해 좋은 팀을 만들어주려고 열심히 노력 중인데, 나도 이런 상황이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하나부터 열까지 너무나도 서툴기만 하다. 나도 겨우 주니어 마케터인데, 누가 누구를 리딩 한다는 것인지..


언어를 모르니, 문화를 모르니 사실상 내가 가장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데 매일 팀원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워서 매일 밤 집에 와서 혼자 울곤 한다. 나의 팀장 급 그 이상의 상사들도 처음엔 이런 마음이었을까? 싶기도 하고 더 잘하고 싶은데 생각대로 되지 않아서 스스로에게 화가 나기도 하는 요즘이다. 밥 하나를 주문하려고 해도, 메뉴를 알 수없어 친구들의 도움이 필요하고 집을 구할 때도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매번 멤버들이 따라다니며 나를 도와주어야만 한다. 어딜 가서 든 늘 독립적으로 살던 나였는데, 매번 이렇게 도움을 받아야만 하니 스트레스가 오죽할까.


아무리 임시 리더라지만, 한국 일부 업무와 인도네시아 업무를 모두 맡아서 하는 나는 늘 정신없고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여 프로답지 못한 것 같기도 하고 화를 잘 참지 못하는 어린아이 같은 성격인지라 기분이 겉으로 다 드러나는 내가 그래도 맡은 위치가 이 친구들을 리드해야 하는 입장이기에, 참고 또 참고 웃어보려고 했더니 살짝 탈이 난 모양이다.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너무나도 부족한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만 앞서도 내일은 잘해야지 더 잘해야지 외치면서 출근을 하지만 결국 퇴근 후 또 후회막심으로 집에 돌아와 반성하고, 그저 기절해서 잠들 뿐이다. 어떻게든 애써보려는 나를 보며 고맙다고 말해주는 친구들에게 참으로 감사하면서도 어서 빨리 현지 리더가 들어와 이 친구들에게 실질적으로 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나를 가르치고, 나의 팀을 리드하던 나의 팀장도 이런 마음이었겠구나. 그도 그래서 늘 내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었던거구나. 그도 처음이라 너무 힘들었겠구나.


이런 마음이 들면서 나는 어찌 됐건 참 좋은 경험을 미리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이렇게 좋은 경험을, 겨우 사회생활 3년 차에 하고 있다니. 그만큼 나는 그럼 더 좋은 사람이, 더 능력 있는 누군가를 리드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반드시 되야겠다는 마음도 더 굳건해지고..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나도 다른 나의 상사들처럼 제대로 된 리더가 되어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생각이 많아지면서 또 차분해지는 그런 밤이다.



Makasih.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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